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 - 플라톤의 대화편 마리 교양 1
플라톤 지음, 오유석 옮김 / 마리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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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면서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 역시 철학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소크라테스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을 읽으면서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어떻게 자신을 변론했는지 따라가 보았다.

 

 소크라테스의 법정 변론을 다루고 있기에 마치 희곡을 읽는 기분이었다. 법정에서 소크라테스가 배심원들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소크라테스의 고발인인 멜레토스도 등장하는데, 장황하게 변론하는 소크라테스에 비해 언변이 매우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원래도 달변가인 소크라테스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역할인가 싶을 정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배심원들을 설득할 수 없었다 느낄 정도라면 과연 그곳에는 정의가 있었다고 할 수 있을까?

 

 ‘악법도 법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소크라테스가 처했던 상황이 이제는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명예로운 패배와 추악한 승리. 탈옥을 선택하지 않고 독배를 든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선택이 우리에게 더 오래 남는 이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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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면
김지안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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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면 떠오르는 과일이 수박이라면 떠오르는 음식은 역시 냉면이다.

🧊구수한 메밀 향 가득한 면발,
새콤하고 아삭한 오이 절임과 무 절임,
슴슴하고 입이 촥 붙는 국물까지.
세상에 이런 맛이 또 있을까.
머리가 쨍! 턱이 덜덜! 지금이 여름이 아니라
겨울인가 싶을 만큼 시원했단다.🧊

가제본이라서 책 자체는 작지만 <호랭면>의 지면을 가득 채운 면발과 육수의 향연이란... 요즘은 날도 너무 더워서 "오늘 점심은 냉면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냉면동굴(?) 곳곳에 핀 도라지꽃도 냉면과 무척 잘 어울린다. 여름에 피는 꽃이야 많긴 하지만 도라지꽃의 푸른 빛이 메밀 색과 잘 어울리면서도 시원한 느낌이 든다.

<호랭면>의 서사는 더위에 지친 아이들이 절대로 녹지 않는 신비한 얼음을 찾아 모험을 떠났다가 돌아온다는 모험 서사의 기본을 따른다. 하지만 <호랭면>은, 귀엽다. 순서를 정할 일이 있을 때마다 가위바위보 먼저 외치는 세 아이들도 귀엽고, 냥냥거리는 막내 호랑이도 무척 귀엽다. 귀여워서 자꾸 그림을 하나하나 뜯어보게 된다. 귀여운 게 최고야...🫠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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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뚝딱 만들기 한국사 - 내 손으로 완성하는 역사 플랩북
바오.마리 지음, 허지영 그림, 서울대학교 뿌리깊은 역사나무 감수 / 길벗스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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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을 하면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가 제공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경복궁 근정전 파트를 만들어보았는데 일월오봉도를 색칠하면서 그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과 태양, 소나무를 색칠할 때까지는 멍하니 칠했는데, 산 부분 칠할 때부터는 슬슬 지루해지면서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 아래는 땅인지 바다인지, 바다라면 색이 왜 황토색이고 땅이라면 왜 파도가 그려져있는건지... 그냥 색칠하고 오려 붙이기만 하기엔 시간이 꽤 걸려서 하다가 지루해지는 면도 있었다. 그런데 만약 근정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한다면 지금 설명하는 부분을 찾아가며 좀 더 오래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칫하면 오리고 붙이고 색칠하는 활동이 반복되어서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는데 페이지마다 다양한 장면을 보여주려고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ex-광화문 페이지에서 대문접기를 한 부분을 열면 근정전이 나오는 모습)

전부 다 해보진 않았지만 그리기, 만들기를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참 좋아할 것 같다. 색칠하기, 오리기, 붙이기, 접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풍부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모두 다 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활동하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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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지 엄마
강인숙.전승배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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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힘든 점이 많이 있지만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또다른 행복이 있다고 한다. <건전지 아빠>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건전지 아빠가 충전되는 모습이 이걸 잘 살린 거 아닐까 생각했었다. 사회 이곳저곳에서 치열하게 활약하고 버티다가 방전 직전에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 온 아빠에게 힘이 되어주는 건전지 아이들이 참 귀엽게 표현되어 있다.

<건전지 엄마>는 딱 <건전지 아빠>의 엄마 버전이다. 어린이집이 배경이라 가정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건전지가 사용되는 제품 안에서 일하고 활약하는 건전지 엄마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작년에 학교 도서관에서 <건전지 아빠>를 빌려와 친구들에게 읽어주었던 우리반 학생들이 <건전지 엄마>를 보고 굉장히 반가워했다. '방전된 건전지를 다시 충전하듯 우리도 누군가에겐 힘이 되는 존재가 되자.'라는 매우 건전하고 교훈적인 멘트로 수업을 마무리했다.

각각 따로 읽었을 때는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는 건전지 아빠,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다만 같이 읽으니까 '아빠의 분야'와 '엄마의 분야'가 너무 고정된 성역할을 나타내고 있지 않나...하는 조심스런 생각이 들었다. (건전지 아빠-공룡과 자동차 등 각종 장난감, 전자 모기채, 여러 사람과 부대끼는 일, 캠핑) (건전지 엄마-비누방울 기계, 요리, 체온계)
우리 주변에 건전지가 쓰이는 다양한 전자제품을 생각하며 그림책을 그저 즐길 수도 있겠지만 그냥 아빠, 엄마로 나누지 않고 건전지 아빠로 계속 가도 좋지 않았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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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너머 : 친구일까 적일까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앙투안 기요페 지음, 라미파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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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공포는 미지에서 온다. 무리를 짓고 무리 밖을 경계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알지 못하는 존재'에 두려움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우리가 '두려움'만 가지고 있다면 자기 무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미지의 존재를 알아가고자 하는 마음도 함께 있다. 그것이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든 호기심이든간에.

서쪽 나라의 국경 수비대원인 요르그가 목격한 불빛, 그리고 눈보라가 거세게 몰아친 밤 사이에 누군가 두고 간 연어 세 마리. 새로 만나게 될 친구가 누구인지 궁금하고 반가우면서도 혹시나 적이 아닐까 두려운 그 마음이 너무나 공감되었다.

요즘은 수많은 범죄와 비상식과 몰지각이 넘쳐나는 사회라 울타리 밖을 경계해야 하는 세상인 것 같다. 그러나 국경 너머의 존재가 적이라고 속단하면 동쪽 나라가 과연 어떤 나라일지, 누가 눈보라 치는 밤에 얼어붙은 바다를 건너 나에게 연어를 가져다 주었는지, 하트 모양을 그리는 불빛을 들고 있는 존재가 누구일지 알 수 없을 것이다. 눈을 부릅뜨고 철저하게 주변을 경계하며 똑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보다는 함께 초콜릿을 나눠먹으며 이야기 나눌 친구를 만나는 것이 삶을 다채롭게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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