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 2차 세계대전 당시, 인간성과 용기를 최후까지 지켜 낸 201인의 이야기
피에로 말베치.조반니 피렐리 엮음, 임희연 옮김 / 올드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형수라는 단어만으로 죄인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지만,

이 책 어디에도 죄인의 편지는 보이질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부모이고 형제이고 자식이었던 사람들.

그들이 죽음을 앞두고 쓴 편지에는, 못다한 사랑고백과 마지막까지

만나지 못한 안타까움, 후회와 눈물이 있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레지스탕스로 활동하다 체포되어 사형을 당했던

사람들의 편지였지만 읽는 동안 우리나라 독립군과

세월호 참사가 떠올라 먹먹해졌습니다.



너의 몸이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더라도

너의 정신은

남아 있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훨씬 더 오래 살아 숨 쉴 거야.

항상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행동하길. _326p



희생자들의 편지에는 자신이 고문을 어떻게 당했는지 자세히 써있기도 했고,

자신이 떠나도 힘내라고, 하늘나라에서 지켜본다며 유언을 남기기도 했으며

친우에게 자신의 죽음을 부모님께 알려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12명의 부하와 함께하는 죽음이 행복하다는 내용,

아내에게 강해질 것을 약속해 달라는 편지도 있었습니다.


몸은 비록 떨어져 있지만, 보고 싶은 부모님을 힘껏 안아드리고

입맛춤을 보내는 희생자의 심정이 너무나도 안타까웠습니다.



사랑하는 어머니께

어머니, 저의 몸은 어머니를 영원히 떠나지만,

마음만은 여느 때처럼 어머니 곁에 머물며 어머니를 위해

많은 기도를 드릴 테니 울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저를 아는 모든 사람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그 편지들은 케코가 가지고 있어요.


저는 언제나 그랬듯 지금도 만족스럽고 행복합니다.

그러니 어미니께서도 지금의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이시고

하느님의 뜻 앞에서 강해지셔야 합니다.


전쟁터의 대포 옆에서, 좀 더 영웅답게 전사했더라면 좋았으련만...

어쩔 수 없지요!


-편지 중에서



이렇듯 편지를 쓰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기회였다고 합니다.

전해지기까지도 어려움이 컸고 ㅠ 책으로 만들기까지 '사생활'이라는 생각에

가족분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것 부터 고민과 어려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충분히 신뢰할만한 자료가 아니거나,

'신원 불명'의 저자들은 신뢰도를 고려하여 미포함하고

방대한 자료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문서화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조사 과정에서 밝혀진 100명의 인물 중, 단 3명만이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동지의 이름을 밝혔다고 하는데,

편지에 잠깐씩 등장하는 고문 방법만으로도 얼마나 참혹한지ㅠㅠ

나머지 97명의 굳은 심지와 명예로운 죽음에 애도합니다.



 

이러한 의미만으로도 묵직한 책이지만 감동과 교훈 그리고 

가족을 향한 진심어린 사랑이

오늘의 하루를 더욱 의미있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겸허히 받아들이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추천합니다:)


 

 

 

 

#도서협찬으로 읽었으나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