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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행
호시노 도모유키 외 지음 / 문학세계사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11편의 단편이 들어있는 이 책은
기괴하면서도 우리의 일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삶의 고민들을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제목에 나와있는 '인간은행'은 사람이 곧 화폐가 되는
내용입니다. 움직이는 돈이기 때문에 인간화폐를 가진 사람은
낯모르는 타인과 생활을 함께 해야만 합니다.
돈이 된 사람은 그럼 무엇을 할까요? 돈의 주인과 한 집에서?
(스포라 여기까지!ㅎㅎ)
그런데 더 인상 깊었던 단편은 요거에요!
맨 처음에 나오는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노인을 맡아 드립니다.
마음속 깊이 간병이 힘들다고 느끼시는 분,
육친이 무거운 집이 되어 미동도 할 수 없는 분,
시설에 맡기고 싶지만 금전적으로 곤란한 분 등,
간병은 가혹한 일입니다. 잠깐 쉴 수도 없습니다.
간병은 때때로 부모 자식 관계를 파괴합니다.
왜 내가 부당한 처지에 놓여야 하는 걸까?
대체 언제까지 계속하면 한숨 돌릴 수 있는 것일까?
버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육친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런 딜레마로부터 당신을 해방시키십시오.
책임지고 당신의 부모님 간병을 맡겠습니다.
비용은 초기 비용 10만 원 정도면 됩니다.
그 후에는 일절 받지 않습니다.
생을 마감하실 때까지 저희들이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_17p
궁핍한 삶을 벗어나고자 잠입 취재를 핑계로,
학대를 일삼던 아버지를 시설에 맡기게 된 주인공.
발단은 바로 저 전단지의 문구 때문이었습니다.
면회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그곳은 연락처도 나와있지 않은
수상한 곳이었습니다. 주인공은 끈질기게 시설을 찾아다니지만
쉽게 위치를 드러내지 않죠. 그러던 어느 날 길가의 모녀에게서
시설에 대해 단서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그곳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완전 소름;;ㄷㄷ
#그로테스크 #인간계 #지구 #우주 #행복 #인간의가치 #알
그 외
성별이 없는 번식(?)에 대한 '쿠엘보'도 독특했고
사람 꽃이 가득한 세상 '스킨 플랜트'
빙글빙글 회전하면서 시간도 함께 움직였던 '핑크'
지구와 혼연일체(?)가 된 '지구가 되고 싶었던 남자'
단편들도 모두 개성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역자 후기도 인상적이었어요.
저자에 대한 신뢰와 좋은 작품을 알리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드디어 결실이 되었다는 뿌듯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더라고요.
책을 다 보고 나니 공감공감~
사회파 소설 목록에 넣어두어야겠습니다.
처음 만나는 작가였기에 호기심 반, 의심 반이었는데
앞으로 또 다른 작품이 나온다면 또 만나보고 싶어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