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공자 3
우쾌제 엮음 / 시간여행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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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봤던 <공자>는 가르침의 말로 가득 찼었는데 이번 주에 읽은 <소설 공자>는 인간미가 넘쳤다.

1, 2권이 있고 내가 읽은 책은 마지막 3권이었으나, 단 권으로도 충분히 재밌었다.

그래서 앞에 두 권도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고 싶다.



위나라를 떠나 여러 나라를 순방하는 길에 다양한 일화들이 나오는데 공자를 '양호'라는 나쁜 놈으로

오해 한 백성들이 포위하는 장면에서 심각한데도 웃음 터지는 대사가 나왔다.ㅋ

사흘이 지나도록, 그 어떤 설명도 이해하려 하지 않는 백성들은 칼과 활을 겨우며 죽일듯한 기세다.

과연 공자 일행은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 것인가.



"스승님과 양호 놈은 모두 노나라 사람으로 얼굴이 비슷하여 평소에 우리는 스승님과 천인으로

가깝게 지냈으니 자세히 관찰하지 못했지만, 지금 이곳 사람들의 말을 듣고 다시 보니

부자님과 양호는 모두 세 가닥 긴긴 수염에 너부죽한 얼굴과 큰 귀....."


                                                   - 열국 순방 길에 오르다 _31


'남자'라는 송나라 사람이 나오는데 예쁘기로 유명한 절세미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자꾸만 남자라고 나오니 진짜 성별을 말하는 남자로 착각하기도 하면서

뜻하지 않게 동성애인가? 놀라기도 했었다.ㅋ


'남자'는 위나라로 가서 군주의 부인이 되는데 사통은 기본이요, 다른 남자의 아이까지

임신한 것도 모자라 이후에는 '미자하'라는 수려한 미남과 대놓고 애정행각을 벌인다.

이것을 본 태자 괴귀는 절망하는 심정으로 계책을 세우는데, 바로 모친을 살해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암살자가 그녀를 본 순간 반해버리는데..;;


공자에 관한 책이지만 이렇듯 재밌는 역사 이야기가 함께 나오니 책장이 빨리 넘어갔다.

이후 공자와 '남자'가 함께 만나는 자리가 만들어지는데, 금세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던

궁 밖의 제자들은 그만 실망하고 만다. 반나절이 지나도 스승이 안 나오는 것이었다.



공자는 자신도 모르게 강렬하게 숨 쉬는 기운에 점점 취하는 것 같았다.

이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상상할 수 없었고 크나큰 궁실에 두 사람의

호흡 소리밖에 없어 남녀 지간에 무언의 정적은 너무나도 두렵게 다가왔다.


                              - 공자는 입궁하고 자공은 유세하다_85



그중 '중유'는 대놓고 화풀이를 한다.

공자는 믿었던 제자들까지 의심을 하자 이해시키기를 포기하고 맹세를 하기에 이른다.

이렇듯 속에 있는 말도 올곧게 뱉어내던 중유의 마지막은 안타깝고 먹먹하다.

공자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의관정제하고 자결하기 때문이다 ㅠ

그리고 잔인하게도 적군이 가져온 별미가 담긴 항아리 안에는 고기가 가득했다.

공자는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고 한다.



공자의 노랫소리는 가면 갈수록 낮아져 나중에 귓속말을 방불케 하다가 끝내 중지되었다.

그는 바른 차림대로 위좌하고 앉아 눈을 감아버렸다. 그는 조용히 잠들었다. 영원히 잠들었다.

자공의 손가락이 불시에 떨리더니 뚝하고 거문고의 시위가 끊어졌다.


                            - 서부에서 기린이 잡히고 안회가 몰세하다 _348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공자의 이야기를 이렇듯 흥미롭고도 감동 있게 읽게 되어 좋았다.

좋은 말도 곳곳에 많았지만 이러한 인간적인 공자의 모습이 더 인상 깊게 다가왔다.

저자가 마지막까지 소홀함이 없도록 담고자 했던 공자의 행적과 사상 그리고 노력이

뜻깊게 새겨졌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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