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한 악마 새움 세계문학전집
표도르 솔로구프 지음, 이영의 옮김 / 새움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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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표도르 솔로구프는 (1863~1927)

가난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나 아버지의 죽음 후, 가정부인 어머니를 따라 귀족 집안으로 간다.

다행히 교육을 받게 되면서 문학의 꿈을 꾸었다. 교사 생활을 거치며 자신의 경험을 작품에 담아

묘사를 했는데, 가학적인 어머니와 교육계에서의 경험 또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작가 이야기부터 꺼낸 이유는 이 책의 주인공인 '페레도노프'의 괴이한 성격 때문이다.

제목처럼 찌질함의 극치를 달리며 밥 먹듯 남을 속이고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기 일쑤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 집을 찾아가 거짓말로 험담을 쏟아놓고 뒤돌아서

회초리로 맞는 아이들을 구경하며 흐뭇해하는 변태 싸이고 남자다. (아오!

자뻑이 심해서 타인의 감정 따위는 전혀 읽지 못하고, 고양이조차 괴롭히지 못해 안달이다.


 

 

그의 감정은 무뎠고, 그의 인식은 타락과 파멸의 도구였다.

모든 사물은 그의 인식에 이르는 동안 더럽고 추한 것으로 바뀌었다.

대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언제나 왜곡되어 있었고,

그것이 그를 기쁘게 했던 것이다.


누가 무엇인가를 더럽히는 것을 보면 그는 즐거웠다.


                                     - 찌질한 악마 9장_156

 

함께 사는 여성 '바르바라'는 먼 친척벌인데 부인과 다름이 없다;;

그럼에도 주인공은 출세를 위해 다른 여자들을 찾아다닌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앞세워서 말이다.

집에 오면 천박하기 그지없는 가학성을 드러낸다. 기꺼이 받아내는 그녀도 이상하다;;


출세에 눈이 먼 변태 소시오패스


그토록 바라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주변 사람이 잘되면 시기 질투에 아무 말이나 내뱉는다.



 

저자의 시대적 배경 때문일까.... 등장하는 여인들은 모두 결혼에 혈안이 되어있다.

경쟁적으로 남자를 차지하기 위한 모습에서 비열하고 추악한 모습들이 보인다.


다양한 등장인물과 함께 묘사되는 악마의 속성


저질스러운 행태에 질려갈 무렵 작가가 인공호흡기 하나를 던져준다.

중반쯤 등장하는 아름다운 미소년의 등장이 그것이다.

조심스럽게 얼굴을 붉히는 깨끗한 도화지에 그려지는 수줍고 순수한 사랑!


하지만... 머지않아 서서히 타락시키는 탐미주의적 상황이 전개된다.

아하하하... 이, 상실감... 어쩔..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이래 가장 완벽한 러시아 소설. 

가장 잊지 못할 등장인물이라고 한다. 인정~ 인정!

이렇게 주인공의 파멸을 바라며 읽은 책이 있었나 싶으니 말이다.ㅋ


악마라는 존재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악마의 속성을 속속들이 꺼내어 보인다.

그 속에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느껴졌다.

맨 뒤에 나오는 작가와의 대화를 보면서 각각의 상징성이 있었다는 걸 알았!


첫 러시아 문학 작품이었는데,

다소 묵직하게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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