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의 디지털 인문학 - 21세기형 교양이란 무엇인가?
김경준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21세기형 교양이란 무엇인가?라는 표지의 문구를 보며,

로봇이나 AI에 접목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줄 알았다.ㅎㅎ



 

기존 사고방식의 프레임이 갇히지 않고 현실적인 경험에 바탕을 두고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고 해석하는, 유연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입장에서의

접근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 p 9-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었지만 그 중에 가장 흥미롭게 읽은 두가지를 꼽자면

'식인 풍습과 노예제도', '힌두교의 신과 이슬람의 악마'였다.


단순히 '인육을 먹는 것'이라는 자극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던

식인 풍습에 대해서 어떠한 내용이 들어있을까 매우 궁금했다.



"당신네 백인들은 악어와 원숭이 고기도 먹지 않더군요.

그건 맛이 좋은데도 말이오. 만일 돼지나 게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면

당신들도 악어와 원숭이를 먹었을 것이오.

굶주림이란 괴로운 것이니까요.

이는 관습에 따른 문제일 뿐이오.

내가 적을 죽였다면, 그를 그대로 버리느니 먹는 것이 낫소."



<식인 문화의 수수께끼>라는 책에 나온 족장의 대답이라고 한다.

현대문명에서 사는 내가 그들의 관습이나 굶주린 환경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저 사람을 먹는다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들이 모여살며 만들어진 관습과 문화는 무시할 수 없다. 거부하기도 힘들다.

만약 어떻게 사람을 먹을 수 있냐며 혼자 먹기를 거부하고

차라리 굶어죽겠다고 반항한다면, 부족민들은 그 사람이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리고 노예에 관한 이야기도 생각을 많이 하게 했다.

과학과 문명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은 고기로 먹는 것보다는 인력을 이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더욱 이득이라는 점을 깨달았은 것이다.

그래서 점점 노예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힌두교의 신과 이슬람의 악마'도 이와 비슷했다.

소는 배설물까지도 연료로 쓰일 만큼 더없이 귀한 시대였다.

그 누구도 감히 밥상 위에 올리기 위해, 죽이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않을 때였다.

소가 죽었을 때만 고기를 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장거리 이동과 농사일에 이용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첫 번째가 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고기 맛을 하는 사람들의 수요는 줄지 않았고 그것을 충족할 만큼 많지 않았다.

이러한 갈등은 종교와 만나서 해결점을 찾는다. 바로 신성시 하는 것이다.


 

이슬람의 악마는 돼지를 말하는데

기후변화를 겪으며 물이 부족해지자 돼지 사육에 필요한 물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식성 또한 풀을 먹는 소와는 달리 잡식성으로 인간과 식량을 경합했다고 한다;;

돼지는 땀구멍이 없어서 체온조절을 위해 물을 많이 먹었다고 한다.


건조한 기후에서 사육이 힘들어진 돼지는 결국 귀해졌고, 부유층만 맛을 볼 수 있는 고기가 되었다.

빈부격차를 실감시키고 사회갈등이 고조되자 종교가 이번에도 해결에 나섰다.

돼지가 악마가 된 사연은 이러하다.

 


 

아니 이거 믿어? 말어? 정말이야? 이러면서 읽었다.

지금 생각하면 다소 엉뚱한 이유라고 느껴지지만 그 시대에는 절박했나 보다.

이후 다른 이야기들도 이처럼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끝까지 재밌게 읽었다.ㅎㅎ


 

좀 두서없이 리뷰를 쓰긴 했는데

그만큼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아서 일꺼다.

나는 인문학에 대한 깊이가 결코 깊지 않다. 그래서 모르는 것이 많다.


하지만 이 책은

끝까지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인문학이었다.


 


'인간은 인문학을 만들고 인문학은 인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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