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권장도서해도 될듯

빨간 마후라 김영환 - 특명 , 해인사를 지켜라
차인숙 지음 / 시간여행 / 2018년 5월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

그가 한국 공군의 전투기 조종사

김영환 장군이라는 것을.

그리고

 대한민국의 하늘을 수호하는 멋진 공군이

처음부터 순탄하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사실도.

표지만 봤을 때는 따뜻한 공군의 이야기를 접할 줄 알았다.

약간 낭만적인 부분도 있을 않을까 싶었는데

해방 후부터 6.25전쟁이 끝날 때까지

처참할 정도로 열악한 우리나라의 상황과

공군의 아픈 역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슴 벅찬 호국의 정신과 그들의 신념이 그 속에서 한데 어우러져

책을 들고 읽는 나 역시 긴장감에 가슴을 졸이며 한 장 한 장 넘기기 일쑤였다.

그냥 공군은 그렇게 생긴 줄 알았다.

아니,

 육군, 해군, 공군은 원래 있었던 건 줄 알았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비행기가 전투기가 되어 전쟁에 투입된 것이

오래되지 않았으니, 우리나라에 공군이 생긴 것 또한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었다.

전쟁으로 쑥대밭이 되어 불타오르는 이 땅.

가족의 생사조차 알지 못하는 아비규환 속에서도

오로지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공군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외치며 백의종군하는 정신으로

 공군을 만들어내신 분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너무 안타깝고 화가 나서, 울컥한 부분이 한두 곳이 아니었다.

그냥 글자로 읽는 나조차 이럴지인데

실제 이 시대에 이분들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분들의 희생으로 

지금의 공군이 만들어진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간혹 뉴스에서 봤던 군 관련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을

그냥 징계만 내릴 것이 아니라, 이런 책으로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해주면 좋겠다.

고귀한 생명들의 희생정신 위에서 탄생한, 숭고한 공군의 역사를

제대로 인지한다면 그런 일 따위 다시는 못하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본다.

6.25 하면 빠질 수 없는 맥아더 장군의 이야기도 나온다.

무조건적으로 호의적이 아니었던 상황도 나오기에

자세히 몰랐던 나로서는 또 다른 사실을 알게 된 기분이었다.

내가 너무 순진하게 좋게만 생각하고 살았나 보다.

6월 25일 새벽 남침 공세를 펼친

북한군의 화력은 상상 이상으로 엄청났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차이가 나는 줄은 몰랐다.

이때, 미리 전쟁 준비를 위한 논의가 있었지만

 미국과 정부에 묵살이 되고 말도 안 되는 경비행기 몇 대가

전부였다는 사실에 기가 막혔다.

그 조차도 국가에서 구입해 준 것도 아니요

미국에서 지원받은 것도 아닌

전 국민이 돈을 모아 산 것이라면, 말 다했다.

죽을 각오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때마다

가슴 한 곳이 점점 뜨거워졌다.

당장이라도 도움이 될만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마저 느끼던 나는, 책의 마지막까지 그들과 함께 했다.

깊은 감명과 감동은 물론,

몰랐던 역사마저 알게 해준 이 책을 만나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해인사를 지켜내는 부분도 중요하게 읽었지만

그보다 개인적으로는

 화산보다 더 뜨거웠던 전우애와 비장함마저 깃든 호국정신에

고개 숙여 경건한 마음으로 묵념해 본다.

공군 병사이거나, 공군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할 필수 도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