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강남의 생각
오강남 지음 / 현암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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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문공간 세종]
아무것도 모르던 청소년 시절에 교회를 친구의 강력한 추천으로 같이 간 적 있었다. 그때의 주된 목적은 기도하고 나면 맛있는 과자, 초코파이를 준다는 말에 솔깃해서 먹었던 추억이 있었다. 당시 기억으로는 오직 하나님을 믿고 기도를 하면 천국에 갈 수 있고, 기도하지 않으면 지옥에 갈 수 있다. 그래서 꾸준하게 성경 공부하고, 하나님에게 기도하면 복을 받을 수 있다고 그래야 천국 간다고 매번 강조해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나도 모르게 바쁘다는 핑계로 교회와 떨어져 지냈다.
오강남 선생님의 최근 『오강남의 생각』 책을 읽고 나서 이렇게 통쾌하면서도 속 시원하게 얘기해주시다니! 읽으면서 지루함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순식간에 다 읽었다.

신 없는 사회
유럽에서는 교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유럽 중에서도 북유럽의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국가들은 ‘신 없는 사회’로 가고 있다고 한다. 많은 신학자들이나 문명비평가들은 옛 재래식 기독교는 현대인들에게 설득력을 잃었다고 한다. 이것은 북유럽의 타락을 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미신에 가까운 기독교 교리를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북유럽 국가들의 나라의 범죄율을 보면 세상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 했을 때 가장 훌륭하다고 한다. 반면에 한국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기독교가 사회에 공헌을 해야 함에도 적지 않은 교인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한국 사회를 보면 기독교가 어느 면에서 역기능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은가 물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랑을 표방하는 교회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이 아니라 오히려‘사랑’을 가져다주는 웃지 못할 비극이 벌어지고 있습니다...한국에 기독교의 본질을 망각한 기형적 기독교가 급성장하는 것은 세계인들에게 수치스러운이라고. 『오강남의 생각』 P.115
신 없는 사회로 가고 있는 북유럽의 사례를 통해서 우리도 한번 깊게 생각해야 한다.

종교의 사악과 무지 확신
학창시절 영어를 배우겠다고 금발의 백인 선교사를 만난 적이 있다. 성경을 통해서 프리토킹도 하면서 영어를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때 통역해주시는 한국인 선생님도 있었다. 매번 강조하면서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절대로 감리교회, 기독교교회, 일요일에 가는 교회 믿으면 안 된다. 그런 곳에 가면 천국에 갈 수 없다. 오직 토요일만 예배하는 교회가 진짜 하나님의 교회이다. 그때는 “알겠습니다”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근본주의 그룹은 실제로 살인을 하지 않고, 실제로 누군가를 차지도 않지만 그 자체로 폭력이다.” “근본주의자가 가진 정신적 구조는 신의 이름으로 행하는 폭력이다.”(p157) 이 말씀은 2014년 한국을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이다.
자기 종교만의 진리이고, 믿음을 강요하는 종교, 타 종교를 배척하는 행위도 역시 근본주의 종교이다. 신체적으로 폭력을 당하지 않았지만, 신이라는 이름으로 교묘하게 나를 설득 시키려고 했던 그들의 말들이 하나의 폭력이라니! 지금 생각해서 보니 이게 어쩌면 가장 무서운 폭력이다면 소름이 끼친다.
재미있는 사실은 사악해 지는 요인과 교단이 성장하는 요인과 겹친다는 것이다. 브루스 바워 등 몇몇 종교학자들은 교단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5가지 언급한다.
1. 교리의 절대화
2. 획일적인 행동 강령
3. 무조건적인 순종
4. 철통같은 소속감,
5. 열렬한 전도열
위에 5가지를 보면 우리가 증오하는 공산주의보다 완전한 억압이 아닐 수가 없다. 어떤 식으로 해결을 해야될지 고민을 안 해볼 수가 없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지한 자의 확신과 그 확신에 근거한 행동이라고 하는데, 확신 중에 가장 강력한 확신은 자기가 신의 명령이나 계시를 받았다는 믿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강남의 생각』 P.115
미국의 43대 대통령 조지 W.부시는 2001년 9.11 사건을 빌미로 이라크를 침공하게 된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라크 전쟁을 반대했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조지 W.부시는 감리교 신자이면서 빌리 그레이엄 목사에 의해서 크리스천으로 변신하게 된다. 침공 결정할 당시 기자들이 아버지와 상의를 해보았느냐고 물었다. 그의 답변은 “나는 나의 아버지보다 하늘 아버지와 상의한다.”라고 했다. 하남의 말씀이고 명령이라니! 이런 확신 때문에 전쟁을 일으키다니 충격적이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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