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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학교 - 캐나다 영 리더스 초이스 상 수상작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30
고든 코먼 지음, 안지은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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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고든 코먼
청소년 성장소설이 언제나 그렇듯이 여기서도 학교폭력과 왕따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아, 이문제는 언제나 해결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제목이 <그래도 학교>임에는 많은 의미가 있다.
(영어 제목은 <Schooled>이다.)
캡 앤더슨은 레인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캡과 레인 할머니는 혈육관계가 아닌 한 대안농장 공동체에 속한 가족이다.
그 공동체는 전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였는데, 지금은 캡 한명만 있다.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며 사는 캡은 교육 또한 레인할머니로부터 홈스쿨링을 받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할머니가 자두를 따러 나무에 올라갔다가 떨어져서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8주간 입원을 하시게 된다. 그동안 캡은 돌봐줄 사람이 없어 전에 공동체 생활을 했던 도넬리 아줌마집으로 잠시 들어가게 되고, 주변에 있는 클래버리지 중학교에 다니게 된다.
캡에게 있어서 학교는 전혀 새로운 세상이었고, 학교의 아이들 또한 캡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손으로 염색한 옷에 풀뿌리로 엮은듯한 신발, 머리는 풀어헤치고 자유로운 영혼의 눈빛.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할 여러가지 조건을 그대로 갖추고 있었다.
역시나 언제나 놀림을 당하며 식당에서는 작은 종이쪽지들이 캡 머리를 향해 날아들었지만, 캡은 자신이 어떤 취급을 당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였고, 그런 아이들의 의도도 알수 없었다. 놀림을 당하는 쪽이 당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니 오히려 가해자쪽이 약이 오른다고나 할까?
결국 이 모든일의 주동자 잭에 의해 학생회장에 선출된 캡.
학생회장이란 허울 좋은 이름뿐이고 모든일을 캡에게 시킴으로서 골탕먹이려는 방법이었다. 작년에도 이런 방법으로 한 학생을 학교에 나오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나....난 애들 이름을 전혀 몰라." (p45)
그러나 캡은 학생회장이라면 모든 아이들의 이름을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해 모든 아이들에게 웃음을 산다.
그러던 어느날, 스쿨버스 운전사인 로드리고 아저씨가 갑자기 쓰러지게 되고 캡은 자신이 직접 스쿨버스를 몰고 병원으로 간다. 이일로 캡은 아이들에게서 영웅 대접을 받게 되고, 그때부터 캡을 괴롭히던 잭은 안절부절 못하게 되고 결국 캡의 친구였지만 돌아서게 된 휴를 꼬드겨 캡을 다치게 한다.
다친 몸으로 할머니와 농장으로 돌아간 캡.
그사이 영문을 모르는 학교 친구들은 캡이 죽은줄 알고 파티날 추모식을 열게되고,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러 온 캡을 만나게 된다.
"안 된다고 하셨는데, 와서 죄송해요. 파티를 정말 보고 싶었어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네요. 모두에게 작별인사도 못 하고 학교를 떠났어요. 그래서 지금 작별인사를 하려고요."
캡은 앞줄 오른쪽을 향했다.
"제이슨, 잘 지내. 트루지, 잘 지내. 레오, 잘 지내. 아리엘, 잘지내. 트레버, 잘 지내. 마이크, 잘지내."
캡이 멈추지 않을 거라는 걸 알자 킥킥거리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곧 멎었다.
점점 기분이 이상해졌다. 캡은 첫번째 줄을 마치고, 두번째 줄은 반대쪽부터 시작했다. 주차장은 완벽한 침묵에 싸였다.
(p225)
캡은 학생회장으로서의 자신의 본분인 아이들 1100명의 이름을 모두 외우는 것을 지켜내었다.
이 책이 학교폭력을 다룬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은 피해자인 캡에게는 내면의 힘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피해자 답지 않았으며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도 모르고 지냈다. 다만 도시의 아이들은 조금 다르구나라는 것을 느끼고 자신의 방식대로 적응하려고 했다고나 할까? 결국 그의 진심과 방법은 아이들에게 통하게 되었다.
이런 면에서 우리의 학교폭력은 해결방법을 조금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청소년 한사람 한사람의 내면의 힘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나를 소중히 여기는 아이들은 다른 사람도 소중히 여길줄 알고, 내면의 힘이 큰 아이들은 외부의 폭력에 무기력하게 넘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캡을 괴롭히던 잭이 그의 강한 힘에 그만 눌려버리고 만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내면의 힘을 길러주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학교교육이 아님은 알 수 있다.
전에도 말했듯이 요즘 청소년 소설은 피해자가 무방비로 당하기 보다는 자신의 소리를 내는 방식의 형태로 바뀌고 있다.
이런 소리들이 점점 커지는 청소년 소설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개인적인 바램이다.
전체적인 소설 방식은 각 챕터마다 화자가 바뀌는 것을 택했다.
그래서인지 각 인물의 속마음을 더욱 자세히 알수 있었고, 지루하지도 않았다. 수려한 문장은 아니지만 간결하며 정확한 묘사로 깔끔했다.
읽는 내내 즐겁고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