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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엄마
우봉규 지음, 정다희 그림 / 아롬주니어 / 2013년 6월
평점 :

지은이 우봉규
그린이 정광주
가족이란 무엇일까?
아이들 교과서에서 가르쳐주는 가족의 의미나 사전에 나오는 정의를 보자면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 라고 되어 있다.
요즘은 사회형태가 많이 분화되어서 한부모 가정도 많고, 재혼이나, 입양으로 이루어진 가정도 많다.
이 모든 과정속에서 새롭게 가족의 구성원을 맞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일 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 처럼 자신을 사랑해주고 또 자신도 소중하고 여겼던 엄마를 잃은 인수의 경우는...
이 책은 전에 출간 되었던 <눈보라 어머니>의 다음 이야기라고 한다. 매서운 눈보라 속에서 여섯 살 아들 인수를 구하고 숨져간 어머니로 하여 살아남은 인수가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전편이라며, 이제 <새엄마>는 초등학생이 된 인수가 새엄마와 동생을 만나게 되어 겪는 갈등과 사랑의 이야기이다.

기차가 하루에 한두번 밖에 서지 않는 간이역, 청리역.
이곳은 인수의 아버지가 일하시는 곳이다.
인수는 아버지와 강아지 몽치 이렇게 세식구와 살고 있다.
다음해 봄에는 새엄마가 오신다고 한다.
그러나 인수는 왜 새엄마가 필요한지 알수가 없다.

새봄이 오고 새엄마와 동생 유리가 왔다.
새엄마가 오자 집안은 언제나 윤이 났고, 반찬도 달라졌다.
아버지는 언제나 싱글벙글, 새엄마는 언제나 온화한 모습으로 인수에게 잘 대해주고 동생 유리도 인수와 친해지려고 눈치를 보며 다가온다.
그러나 인수는 자신을 지키고 죽어간 친엄마를 생각하면 도저히 새엄마를 받아 들일 수 없다.

계속 엇나가기만 하는 인수.
어느날 학교로 찾아온 새엄마를 보고 인수는 그만 학교를 뛰쳐나온다.
조용히 가방을 들고 인수 있는 곳으로 온 새엄마는 자신은 죽은 친엄마의 친구이며, 친구에게 인수를 아들처럼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말을 전한다.
조금씩 마음이 풀려가는 인수이다.
아버지가 다른 역의 선로작업반으로 발령이 나게되고 인수는 아버지와 떠나려고 마음을 먹는다.
그러나 아버지와 인수가 다른역으로 이사를 하는날 인수는 자신이 그동안 새엄마와 유리를 가족으로 생각해왔음을 깨닫고 다시 청리역으로 돌아온다.
그 뒤,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지만 인수는 아직 새엄마에게 '엄마'라고 부르지는 못한다.
아버지가 작업도중 다치시게 되고 직장을 잃게 되자 새엄마는 풀빵장사를 시작한다.
어느날 단속반에게 곤혹을 치르고 있는 새엄마를 본 인수는 그만 소리를 치며 달려간다.
"아무도 우리 엄마 건드리지 말아요."

어쩌면 뻔한 이야기 같지만 열한살이라는 나이에 새엄마를 받아들여야 하는 인수의 마음을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인수에게는 돌아가신 친엄마가 전부다. 새엄마를 받아들이는 것은 엄마를 잊는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기억하는 엄마 모습위에 새엄마의 얼굴이 오버랩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자신도 모르게 받아들여 가고 있는 것이다.
가족의 정체성이 해체되는 요즘, 새로운 가족의 구성원을 맞는 모든 이들이 이렇게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조금 더 다가가고, 반드시 혈연으로 맺어져야 가족이 아니고, 삶과 생각을 공유하면 가족이라는 마음을 가져 모두들 행복했으면 좋겠다.
전체적인 내용은 그렇게 극적인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온화하던 새엄마가 인수가 혼나야 할 일에 대해선 공정하게 매를 든다는 점에 인수가 오히려 새엄마를 마음에 받아들이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것 밖에.
사실 인수의 마음 변화가 조금더 수긍이 가는 사건이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심리 변화의 표현에 있어서는 조금 미진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난하게 흘러가는 동화가 되었다.
박진감 넘치고, 재미가 솔솔 넘치는 동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마지막 장면에서 군더더기 없이 딱 맺은 것은 아주 좋은 엔딩이었다.
또 이 책의 장점중 하나는 청리역 주변의 모습이나, 인수가 주로 가는 여울가의 모습의 표현이 생생하다는 것이다.
주위 자연을 묘사하는 셈세한 문장들이 돋보인다.
책 머리말의 저자의 솔직한 표현이 머리에 남는다.
비록 알차게 영근 동화는 아닐지라도 이 한 편의 동화가 두고두고 여러분들의 가슴에 환한 등불 하나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림이 아주 특이하다. 그림책은 아니지만 너무나 사실적이고, 색이나 선의 덧칠이 많아, 그림이 깨끗하다는 느낌은 없다.
그린이의 이력을 보니 그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을 보는 아이들은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그림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보는 내내 <밤티마을 큰돌이네>시리즈가 계속 생각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