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 우리가 놓친 것은 - 당신은 이렇게 사랑했어야 했다
덩훼이원 지음, 이지수 옮김 / 문학테라피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지은이 덩훼이원
사랑을 이야기하는 많은 책들은 소설로 에세이로 시로 그 감정들을 표현하곤 한다.
그러데 실제 사랑을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그 감정을 드러낼수 있는것이야 말로 편지가 아닐까 싶다.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슬픈 그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토해내기도 하고, 다시 지우고 정리해서 감춰내기도 하는 편지는 그 단어 하나하나에 많은 의미가 있기 마련이다.
전문 글쟁이가 아닌 저자가 말하는 사랑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편지안에서 솔직한 사랑의 감정들을 느낄수있다.
깊은 감정의 말들을 글로, 그것도 문자나 메일이 아닌 손편지로 씌여지다보니 한번씩 걸러진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표현은 부드럽고, 배려하고, 온화하며 어떤때는 에둘러 말하기도 한다.
조금은 답답할수도 있지만 그안에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여러가지 심리학기제가 들어있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약자로 된 명칭이 익숙치 않아 누가 누구에게 보내는건지도 헷갈리고 연결도 힘들었다.^^
난 책 읽을때마다 처음에 헤매는 버릇을 언제 고칠수 있을지...ㅋㅋ
이 책은 편지글 형식으로 자유와 집착, 혼자와 둘, 탐색과 이별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으며 주로 사랑과 관계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더 나아가 동시에 존재할수 있는 모수들 즉 대립하는 개념들을 고찰하는데 더 집중했습니다. (p8)
저자의 이 책을 쓴 목적을 잘 말해주는 구절이다.
특히 이 책은 중간중간 사진들이 많이 삽입되어 있어 편지글 속에 나오는 인물의 감정 전달이 잘 되는 편이다.
저자도 서문에서 언급했는데, 사진으로 언어로 표현할수 없는 부분까지 전달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
이번 서평은 내가 기억하고 싶었던 구절 위주로 써보고 싶다.
바로 당신, 자아랍니다. 당신은 징징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녀가 필요한 거예요. 징징을 당신의 거울로 삼고 있는 거죠. 당신은 그녀를 통해서만 자신의 가치가 드러난다고 생각해서 그녀가 없으면 자신도 잃어버린 것처럼 느껴요. 그래서 징징을 놓아주지 못하는 거예요. 사실 당신이 놓지 못하는 것은 징징을 통해 보는 자기 자신인데 말이에요. (p114)
몇가지 우리가 관계 속에서 생각할수있는 감정기제중 하나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 한다는것이 실제론 나를 가장 사랑하는것인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상대를 위해주고있다고 말하지만 실은 상대에 비추인 내모습에 만족하기위해 애쓰는지도...
사람의 영혼은 처음에 가장 완전한 모습이에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며 부딪치고 쪼개져 많은 조각들을 잃어버리게 되죠. 그래서 처음의 완전했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잃어버린 조각들을 찾아 원래의 모습대로 끼워 맞춰 넣어야 해요. (p138)
이 말에는 동의 하지 못한다.
원래의 조각을 찾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렇담 결국엔 완전한 모습은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메리의 아파트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굳이 꼽으라면 이곳의 운영방식 때문이에요.
여기에서는 딱 알맞은 거리를 유지할 수 있어요. 어느 정도의 친밀함은 있지만 절대 강압적이지 않고, 어느 정도의 거리가 있다고 해서 외로움을 느낄 정도는 아니죠. 딱 알맞은 정도의 공동체감과 개인주의가 공존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혼자 할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혼자 살고 있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에요. (p190)
'딱 알맞은 정도의 거리'는 깊은 사고가 필요한 단계에 아주 적합해요.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방향을 잡아주기도 하고 마음의 여러 측면을 관찰할 수도 있어요. 혹은 복잡한 머릿속을 차분하게 진정시켜주는 역할을 하죠. 만약 사람들을 완전히 떠나 혼자 산다면 개인의 수련에는 도움이 되겠죠. 하지만 사람과 관련된 무언가를 고민하고 연구하려면 사람들과 적당히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이것이야말로 '독거'와 '동거' 사이에서의 이상적인 합의점이 아닐까요? (p193)
이것은 인간이 관계속에서 원하는 본연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런공간을 찾기는 정말 어렵다.
가족을 이루며 살고자 한다면 더욱 어렵다.
그러나 우린 이런 상태의 삶을 은연중에 원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야트가 가상의 세계에 꼭꼭 숨어있기보다는 조금 더 나은 방법을 찾길 바라고 있어요. 그리고 언젠가 야트도 깨달을 거라 믿어요. 진정한 힘은 싸움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진정한 강인함은 감정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무게를 견디는 것임을. (p215)
이말은 정신과의사로서의 저자가 방황하는 십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아니었던가 싶다.
야트라는 인물을 내세워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당신은 어떤 배우자를 만나고 싶은지 내게 물었었죠?
나는 다른 어떤 것보다 매일 손을 잡고 즐겹게 산책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돼요. (p267)
나는 어떤 배우자와 사는가?
난 어떤 배우자를 원하는가?
난 같이 있어 행복했으면 좋겠다.^^
읽는 내내 따뜻함을 느꼈던 책이다. 물론 사랑의 감정이 불붙듯 일어나는 내용도 아니고, 오히려 오랫동안 사랑했던 사람과의 관계가 일단락 지어지고 그 사람과의 정리과정을 이야기 한것이지만 결코 감정의 치열한 싸움은 아니었다.
인간의 가장 기본 감정인 사랑을 조용히 이야기하고 향유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