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옥수동 타이거스
최지운 지음 / 민음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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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최지운

 

 

 

 

오호장군이라 함은 3세기 초 중국 삼국시대에 한중왕 유비 휘하에 있던 다섯명의 용맹스러운 장수들을 말한다. 관우, 장비, 조운, 황추, 마초가 그들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용공고에서 싸움울 가장 잘했던 다섯명이 뭉쳐 결성한 서클이다. 성혁, 재덕, 규태 지선, 현승이 그들이다.

 

이들은 폭력서클이기는 하지만 주위의 아이들에게서 현금을 갈취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이용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다만 주위의 학교들이 자신의 학교학생들을 괴롭힐때만 나서서 폭력을 행사해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주위 학교의 다른 폭력서클과 싸움이 붙게 되고 여러차례의 결전 끝에 오호장군은 주위의 패권을 장악하게 된다.

 

이곳은 전부터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살던곳. 용공고는 그들의 아이들이 현실적 벽에 부딪혀 인문계고를 가지 못할때 그들을 받아줌으로서 함께 한 학교이다. 그러나 이곳에 고급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특목고가 생기고, 그 곳 주민들은 그들의 자녀들이 다닐 수 있는 초등학교 부지를 찾다가 결국 용공고의 폐교를 위한 정치적 경제적 압력을 하기 시작한다. 끈질긴 공방끝에 결국 용공고는 폐교되기에 이르고, 중앙외고의 폭력서클 캡틴파이브와의 결전을 끝으로 오호장군은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이 책은 이런 이야기들을 후에 한 작가가 수집하고, 취재한 것을 토대로 소설을 쓰게된다는 소재로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의 인터뷰와 기록들, 그리고 사건과 사건을 이어가는 편집식으로 구성되어있다.

 

리더 성혁은 아버지 회사의 부도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용공고까지 오게된 아이.

자칫 자신을 찾아온 짓궂은 운명에 눌려 비뚤어질 수도 있는 시기였다. 그는 괴로움과 슬픔에 젖어 방황을 일삼는 잘못을 범하지 않았다. (p45)

그는 빨간 막장갑만을 끼고 상대를 제압하며 360도 발차기가 특기다.

 

재덕은 할머니와 두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아버지는 공사장에서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집을 나가버렸다.

싸움이 없는 날이면 일찍 귀가해 빨래와 설거지, 요리와 청소를 다 해 놓는 만능 주부였고 금남시장 어귀에 노점을 펴놓으신 할머니늬 생선장사를 돕는 효성 깊은 손자이기도 했다. 유일한 불효라면 공부에 도통 흥미가 없어 할머니의 소원인 대학 진학이 요원해 보인다는 것뿐이었다. (p50)

배관용 쇠파이프를 주무기로 한 어퍼스윙이 특기다.

 

규태는 분명 용공고학생이지만 나이는 서른이다. 그는 한때 조직폭력배의 넘버쓰리였으나,단속에 의해 검거되 교도소에서 6년이란 시간을 보낸다. 그곳에서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부끄러운지를 깨닫고 출소후 용공고에 들어온것이다.

규태는 자신의 소박한 꿈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다. 졸업후 결혼을 약속한, 자신의 국어 선생님이기도 한 애인이 있고 졸업잘만 따면 정비사로 받아주겠다는 제의를 한 정비소도 여럿 생겼다. (p58)

렌치 끝에 강줄로 스패너를 매단 무기를 사용한다.

 

지선은 오호장군의 홍일점이다. 그녀는 빼어난 외모와 성숙한 몸매를 지니고 있어 청담동읭 고급요정에서 일을 한다. 그녀가 그렇게 번돈으로 오호장군들의 밥값이나 밀린 납부금을 내준다.

그들에게 돈을 쓸 때만 지선은 자신의 직업에 보람을 느꼈다. (p63)

그녀는 T자 를 휘두르며 공격한다.

 

현승은 얼핏보면 왜 오호장군의 멤버인지 알수가 없다. 그의 집은 어느정도 살고 있고,  실업계 특별전형을 통해 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기위해 대학진학반에 다니고 있다.

"넌 왜 우리랑 노냐? 우리하고 어울리는 게 창피하지 않냐?"

"글쎄...초등학생 때 말이야, 머리맡에 알람시계를 놓고 자지 않으면 지각하기 일쑤였어. 창문이라고 하나 있는 건 허구한 날 옆집에 사는 아저씨의 큼지막한 트력 바퀴가 막아 버렸거든. 또 여름에는 텅 빈 집에 하루종일 외롭게 돌아가는 성풍기만 나를 반겼지." (p72)

금큐대를 이용한 공중 내려치기가 그의 특기다.

 

이들은 이제 각각 꽃미남 액션배우, 베를린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여배우, 프로게이머,,대형체인점의 횟집을 가진 젊은 사장, 카레이싱 팀 정비 팀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이 꽃같은 학창시절에 그렇게 싸움과 폭력에 매달렸던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다만 그들이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고 있었기 때문일까?

다른 방법으로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들을 표출할 수 있었을 텐데, 왜 굳이 폭력이라는 돌파구를 사용했을까?

 

그들도 이런 자신들의 현실을 부정하진 않았다. 아니, 부정 할 수가 없다. 이런 것들은 깡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싸움은 다르다. 적어도 사움의 세계에서는 예금 빵빵한 체크카드가 없다고 낙오자가 되는 건 아니다. 마음만 맞고 싸움만 잘하면 아버지가 청소부든 의원님이든, 사는 집이 궁궐이든 판잣집이든 상관없이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전교 등수는 물론 인문계, 실업계 같은 구분도 필요없다. 오직 깡, 깡만이 중요할 뿐이다. 반드시 상대를 꺾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누구든 최강자가 될 수 있는 곳이 바로 싸움의 세계였다. 이 세계료 말할 것 같으면 노력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진리가 유일하게 통하는 곳이기도 하였다. (p117)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의 벽. 아무리 애써도 벗어날 수 없는 꽉 막힌 현실. 그곳에서 자신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살아갈 이유마저 사라지는 그들에게 깡만으로 살수 있는 폭력의 세계는 아무런 차별과 계급이 없었다. 그저 자신의 깡만이 필요했을 뿐...

그들에게는 그들 자체로 보아주는 눈들이 필요했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여주는 눈과 마음말이다.

 

사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어릴 적부터 다른 아이들과 출발선이 다릅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진학을 선택할 때 실업계밖에 선택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금 실업계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학생들 개인의 행동에 향할 것이 아니라 사회모순을 꼬집는 방식이 돼야 합니다.

꿈과 희망을 배워야 하는 학교에서 절망을 배우고 있습니다. (p80)

 

그래서 용공고의 한 선생의 발언은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폭력서클을 통한 이야기를 썼을까?

나는 책을 읽는 내내 이 생각을 떨칠수가 없었다.

그것도 단순히 몸으로 하는 싸움이 아닌 각종 무기를 사용하니, 책속의 표현중에도 싸움중에 다치고 피가 흩뿌려지는 장면들이 나온다. 나는 그러다 누가 죽기라도 하면 그들의 인생은 어떻게 되는 건가 라는 생각에 마음편히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소설은 사실의 재연이기도 하지만 아, 이런 청소년들의 모습은 그들이 아무리 성인이 되어서 자신의 앞길을 찾아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나로서는 쉽게 받아들일수 없음이 내 솔직한 심정이었다.

 

나를 아는 지인들은 내가 이 책을 쓴다고 했을 때 하나같이 그만둘 것을 종용하였다. 아무리 좋은 해석을 붙여도 그들은 학교 폭력 서클의 멤버에 불과하며 책을 쓰는 일은 그런 그들을 미화한다는 오해를 받을 소지가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 역시 또래와 마찬가지로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보낸 평범한 청소년들에 불과하였다. 그들도 학교를 다니며 꿈을 키우고 미래를 그렸다. 어느 전설적인 폭력 서클의 일탈이나 만행을 듣는다는 편견보다는 평범한 고딩들의 일기장을 몰래 들여다 본다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어 주셨으면 좋겠다. (p10)

 

책 속 화자의 변으로 그런 마음을 조금은 줄일 수 있을까?

 

그런데 오늘 신문에서 타워팰리스에 사는 학생들이 폭력서클을 만들어 주위 학생들에게서 현금과 스마트폰등을 갈취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책에서 중앙외고의 캡틴파이브는 작가의 허구라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그런 일들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다니... 작가의 매서운 눈이 새삼 놀라웠다.

그나마 태워팰리스의 아이들은 자신이 풍족함에도 불구하고, 다른이들을 갈취했다니, 캡틴파이브만도 못한 졸렬한 아이들이란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소재가 좋고 사건의 구성, 편집 방식이 새로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작가의 첫작품인듯 한데, 이 정도로 매끄럽게 써 내려간것이 놀랍다.

다만 사실표현의 서술이 많아 아름답거나 눈에 띄는 문장은 없었다. 또한 주인공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는 문장들도 없었고...

특이한 구성이 아니었다면 기억에 남지 않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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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행복하여라
고진하 지음 / 푸른영토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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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고진하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

흔하디 흔한 세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

 

우린 행운을 바라는가, 행복을 바라는가...

 

사람들이 정말로 바라는 것은 행운이 아니라 행복이 아닌가 생각한다.

행운은 별로 즐겁지 않은 삶속에서도, 어려운 가운데서도 그냥 불시에 찾아 올수 있는 것이지만, 행복은 그 삷 자체, 그 시간 자체가 풍족하고 평화롭고 가득찬 형상이기 때문이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면 그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그런데 우린 행복의 참 의미를 모르고 살때가 많다.

가진 것이 많든가, 누리는 것이 많든가, 무엇이든 다른 사람보다 내가 뭔가 특별나야 행복 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행복은 나에게 돌아올 행복의 잘못된 정착역 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행복하고, 남들도 행복할 수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남의 행복은 나에겐 결국 가지지 못한 불행인것이다.

행복은 그렇게 특별하게만 다가오는 것일까?

 

행복의 진주는

당신의 소소한 일상 속에 널려 있습니다.

로또복권 당첨을 바라는 사람처럼 허황된 욕심을 여의고 주어진 것에 자족하는 마음을 키워 가십시오. (p34)

 

우리의 소소한 일상이 행복이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은 결코 지루한 일상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속의 행복인 것이다.

우리는 흔하고 주위에 널린 것은 하찮게 여긴다. 그래서 매일매일의 일상도 하찮게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것인지는 잃어봐야 그 때 깨닫게 된다.

 

흔한것이 귀합니다. 내가 시를 사랑하는 것은 시가 흔한것을 귀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가 본이 된 이 자본주의 세상은 흔치 않은 것을 귀하게 여깁니다. 말하자면 흔치 않은 금화를 신처럼 숭상하기 까지 합니다. (p286)

 

잔잔한 고진하의 산문은 우리에게 일상의 소중한 행복들을 알려주고 있다.

튀지 않은 문장, 물흐르듯이 졸졸졸 흐르는 상념들, 눈 앞에 조용히 펼쳐지는 그의 사색의 세계...

약간은 지루한가 느끼며 읽다가는 어느새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생각에 동감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나만 사는 세상이 아니라 주위의 모든것과 함께하는 세상을 그리는 그의 생각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특히 그가 소개하는 티베트의 명상법은 내가 세상의 주인이 아니라 모든것들의 세상임을 확실히 전해주고 있다.

 

티베트의 수도자들은 새로운 명상법을 일러줍니다. 자비심을 키워주는 '통렌 명상법'이 바로 그것입니다. 티베트어로 '통렌'은 '보내기와 받기'를 뜻하는 말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통렌 명상은 나와남의 고통과 통증을 받아들이고 모든 이에게 행복을 내보냄을 뜻합니다. (p178)

 

내 안을 정화하기 위해 나의 나쁜것을 내고 좋은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힘듬과 고통을 받아들이고 행복만을 내보내는 명상법이라니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이 행복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닌가.

 

어제도 아닌 내일도 아닌

오늘, 행복하여라

오늘, 행복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의 아름다운 문장은 이 질문에 답을 해주고 있다.

 

매일 설레는 가슴으로 마중하는 아침이지만,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살렵니다.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빈손,

빈 마음에 고이는 새소리,

물소리 꽃잎 열리는 소리에 이어지는 성스런 시간의 태동....,

고요한 혁명을 꿈꾸는 하루를 살렵니다.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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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값의 비밀 - 양정무 교수의 상업주의 미술 이야기
양정무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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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양정무

 

 

언제부터인가 집에 그림 하나 걸어 놓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흔히들 가지고 있는 풍경화나 정물화보다는 약간은 원색적이면서도 밝고,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질 만한 그런 그림 말이다.

사거리에서 그림을 파는 사람들을 가끔 본다. 내 눈에 차지는 않지만 꽤 값들을 하고 있다. 쉽게 살만한 가격들이 아니다.

마트나 백화점에서는 기존 화가들의 복사본을 멋있는 액자에 넣어 판매하기도 한다. 복사본임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가격은 아니었다.

그럼, 정말 마음에 드는 그림을 가지려면 얼마의 돈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

 

얼마 정도를 지불하면 좋은 그림을 살 수 있을까? 미술과 관계된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자주 듣는 질문중 하나다. 그럴때 나는 1000만원이라고 답하곤 한다. 이름이 알려진 작가의 그림 중 거실에 걸어 놓을 만한 50호(캔버스 사이즈 116.8*91cm) 정도 크기의 유화 작품 가격이 대체로 그 선에서 거래되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신진인 젊은 작가의 작품은 절반에도 가능하겠고, 우명작가의 겨우라면 2배 이상의 가격을치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일단 기본 이상의 작품을 구매하고자 한다면 예산을 100만원 정도로 잡아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p64)

 

왜 1000만원 이나 들까?

여기에는 우리나라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이 관련되어 있다. 현재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은 4인기준 427만원이라고 한다. 보통 그림 값은 월소득의 두배에 해당한다고 한다. 보통 화가가 한달에 한 작품정도 그린다고 했을 때 그림값의 절반은 화가의 몫으로, 또 절반은 딜러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럼, 딜러는 아무런 일도 없이 화가와 같은 소득을 얻고 있는 것은 아닌가. 딜러의 몫이 너무 큰건 아닌가? 딜러의 역할이 무엇인가?

 

그림은 두번 태어난다. 화가의 손에서 한 번, 그리고 컬렉터의 품안에서 또 한번, 그림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은 화가의 몫이지만 그림의 성장은 컬렉터의 품속에서 이뤄진다. 그림이 화가의 작업실에서 태어나 미술관에 걸리기까지 겪게 되는 기나긴 여정을 생각해 볼때 컬렉터는 작품의 두번 째 창조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그림의 역사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p5)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 중 놀라운것 하나는 딜러의 역할이 미술시장에서 아주 크다는 사실이었다. 능력있는 딜러가 택한 그림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그 그림값은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딜러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고, 새로운 작가들을 발굴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딜러들의 움직임이 없다면 화가들도 자신의 작품을 시장에 내놓기가 힘들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은 무엇일까?

2012년 2월 까지는 파블로 피카소의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이다.

이 그림은 2010년 5월 크리스타 경매에서 1억 640만 달러, 한화 약 1200억원에 낙찰되었다.

그뒤, 2012년 5월 뭉크의 <절규>가 1억2000만 달러에 낙찰되어 또다시 경매 역사상 상한가를 쳤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그림들은 세계시장에서 대접을 받고 있을까?

중국 송나라 작품이 약 718억원에 낙찰된 데에 반해, 우리나라의 겸재 정선의 서화첩이 34억원에 낙찰되었다.

 

 

미술작품도 그 나라의 경제력과 위상이 영향을 끼치나 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좀 더 잘살게 되면 우리나라 미술도 인정 받을 수 있을까?


한국의 경제력과 문화적 위상이 오르게 되면 한국 출신 작가의 그림도 그에 합당한 위치를 세계 미술 시장에서 누리게 될까? 이 질문에 대한 답도 쉽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한국 미술을 우선적으로 한국의 컬렉터들이 사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정황을 통해 보면 국내 컬렉터의 관심은 무슨 이유인지 해외 유명작품에 쏠려있다. 한국 컬렉터들이 한국 작품을 사지 않는데, 세계 미술시장에서 한국작품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한국의 컬렉터들이 한국 작품으로 눈을 돌리지 않는 이상 한국에서 미술 시장의 호황은 일시적인 미풍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p272)

 

우리나라에서 미술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새겨들어야 할 말 같다.

 

이 책은 제목이 <그림값의 비밀>이지만 전체적인 미술 역사를 통한 미술작품의 경제적 가치와 미술을 통한 경제적 흐름을 짚어본 책이라고 할수 있다.

저자의 풍부한 미술 지식과 맛깔스러운 문장력으로 재미있으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거기에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화가들의 에피소드, 그들이 어떻게 작품을 통해 경제적 생활을 영위 할수 있었는지를 알수 있어서 더욱 더 흥미로왔다.

또한 미술상인으로 시작한 딜러들의 활약도 알게 되었고, 영향력 있는 이들로 인한 미술의 발전과정도 알수 있었다. - 아마 모든 예술이 그러하듯이 부유층의 후원이 없으면 힘들기에-

설명하는 그림들이 빠지지 않고 책속에 담겨 있어서 이해하기가 편했다. -그래서인지 책 값은 비싸졌지만.^^-

미술에 대한 문외한 이라 할지라도 이 책을 읽으면 미술을 새롭게 알게되고, 높은 그림값에 대해 수긍이 가기도 할것 같다.

 

왠지 미술관에 가고 싶다.^^

 

 

 

오탈자

p156 - 결국 보나세라가 우정을 명세하고 → 맹세하고

p158 - 마론 브란도 → 말론 브란도

p287 - 특히 상업주의에 일찍 눈은 뜬 → 눈을 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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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귀환 - 희망을 부르면, 희망은 내게 온다
차동엽 지음 / 위즈앤비즈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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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차동엽

 

 

나도 희망한다, 너도 희망하라."(스페로 스페라 Spero, spera)

 

전에 한비야씨의 책에서 본 이야기이가 생각난다.

아프리카에 가뭄이 극심해 물도 없고 곡식도 자라지 않아 심한 굶주림에 허덕이는 지역이 있었다고 한다. 구호단체에서 이들을 위해 씨앗을 구해다 농사를 지을수 있도록 원조해주기로 했단다. 그런데 씨앗의 양이 부족하여 한마을에만 지급이 되고 옆마을에는 지급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씨앗이 지급된 마을도 수확을 하기전에는 양식을 얻을 수 없기에 두 마을이 굶주리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눈앞에 펼쳐졌다. 씨앗을 지급받지 못한 마을에서는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하였으나 씨앗을 지급받은 마을은 굶어죽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던 것이다. 그 두 마을이 굶주림에 허덕이는 조건은 똑같았다. 무엇이 그들을 죽음과 삶으로 갈라 놓았을까?

그것은 희망이었다.

저 씨앗이 자라서 수확을 하면 우리는 굶주리지 않을거라는 희망이 그들을 살려낸 것이다.

 

그뒤로 난 항상 다른이들을 위해 기도를 할때면 희망이라는 말을 되내이곤 한다.

"희망을 갖게 해주세요. 희망을 버리지 말게 해주세요."

 

희망은 무엇일까?

저자는 절망의 의미부터 알려주고 있다.

 

절망이 무엇인가.

더 이상 바라보지 않는 것이 절망이다. 한자어로 절망은 바라보기를 끊는 것을 가리킨다. 맞다. 바라봄을 끊는 것이 절망이다. 더 이상 바라보지 않는 것이 절망이다. 꿈을 꾸지 않는 것이 절망이다. 눈감아 버린것이 절망이다. 그렇다면 희망은 바로 그 반대! (p36)

 

기대할것이 없는 상태, 바라볼것이 없는 상태, 바라보지 않는것, 그것이 절망이다. 희망이 그 반대라면 우리는 바라보면 되는 것이다. 꿈을 꾸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희망을 바라보기에 너무 어려울 때도 많다.

그러나 저자는 그럴 때도 희망을 가지라고 말한다. 우격다짐으로라도 아무거라도 붙잡고 희망을 가지라고 말한다.

 

'근거 없는 희망', '헛소리', 이런 표현들은 내 희망철학의 핵심요소다. 여기서 진일보한 것이 바로 "아무거나 붙잡고 희망이라고 우겨라!" 라는 다소 우악스런 나의 권면이다. (p 62)

절망을 없애려고 하지말고 희망을 붙잡으십시오, 절망하고 싸우지 마십시오, 자꾸 희망을 가지십시오. 이루어지든지 말든지 계속 좋은 것을 상상하십시오. 그러면 됩니다. 연거푸 희망을 품는 것이 절망을 몰아내는 상책입니다. (p95)

아마도 어떤 이들은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디있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잡을 수 없는 상태에서 무엇을 바라보느냐고...

그러나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핑계일 뿐이다. 하고자 하는 이에게는 길이 보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필리핀 속담에 "하고 싶은 일에는 방법이 보이고, 하기 싫은 일에는 핑계가 보인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악한 환경에서도 기꺼이 희망을 부여잡고 호기로운 꿈을 품으면, 방법은 신통방통하게 생기기 마련이다. (p110)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가 감옥 독방에 갇혔었을때 매일 2시간쯤 햇빛이 들어왔다고 한다. 그때가 그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매일 2시간쯤 들어오는 무릎면적의 햇빛!

희망을 모르는 이에게는 죽음의 이유가 되고도 남는 지독스런 결핍이다.

하지만 희망을 아는 이에게는 살아야 할 이유가 되는 충분한 명분인 것이다. (p28)

 

희망일지 절망일지는 나의 태도에 달린것이다.

미국 인디언들의 속담에 같은 말을 2만번 이상 반복해서 말하면 그것이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이것은 자신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말하고 있다. 내가 희망을 붙잡느냐, 절망을 붙잡느냐에 따라 나의 삶의 방향은 달라질 수가 있다.

어떤이는 '~때문에'라며 불평을 한다. 그러나 어떤이는 '~덕분에'라며 감사 한다.

 

내 얼굴이 못난 것이 다행이었다.

내가 못났기에 나는 열심히 기도했고 공부했다.

내가 부족했기에 언제나 그분께 지혜를 청했다.

그렇게 나의 약함은 이 나라에 도움이 되었다. (p150)

 

이스라엘 첫 여성 총리인 골다 메이어의 위의 고백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저자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희망만을 역설한다.

희망은 정말로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내가 희망을 품고, 희망을 그리고, 희망을 말하면, 희망은 이루어진다. (p138)

 

어느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저자가 하는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좋습니다. 감당하기 벅찬 절망이 덮치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그때도 희망을 고집할 것입니까?"

나의 답변은 이랬다.

"나는 나에게 딱 3일만 절망할 시간을 줄 것입니다. 소리르 지르든지, 울든지, 술을 퍼마시든지, 신세타령을 하든지 하면서 실컷 절망하라고 말입니다. 그러고 희망을 추슬러서 다시 벌떡 일어날 것입니다." (p303)

 

우리의 인생에는 여러가지 고비가 온다. 아무리 둘러봐도 의지할곳 없을때도 많다.

그러나 희망을 갖자.일부러라도 억지로라도 희망을 갖자.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도 말로라도 희망한다고 외쳐보자.

그리고 희망의 순간을 머리속에  펼쳐보자.

그러면 희망은 어느새 내 눈앞에 우뚝 서 기다릴 것이다.

 

 

 

차동엽 신부의 이 책은 읽는 내내 희망이 가득찬 기분으로 읽었다.

그 강한 메세지 속에서 지쳐 있던 마음이 치유되기도 하였고, 내가 다른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무엇보다 어둔 앞길 앞에서 두려워하는 20대 청년들과 중년의 과도기를 겪고 있는 40대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는 희망만을 말한다.

여러가지 사례와 이야기들, 수많은 인용구등을 통해 그가 말하고자 한 한가지...

희망이다.

 

 

나도 희망한다, 너도 희망하라."(스페로 스페라 Spero, spera)

 

 

얼마나 좋은 이야기들이 가득 했는지 내가 붙여놓은 포스트잇 장수만 보더라도 짐작 할수 있으리라.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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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연습
팀 번즈 지음, 정미현 옮김 / 베이직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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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팀 번즈

 

 

 

중년이란 말이 참 낯설게 느껴지던 때가 있었다. 한마디로 나는 팔팔하고 무엇이든지 할수 있다고 느끼던 때였다.

그때 누가 나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나이가 먹어 늙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잘 살 수 (여기서의 '잘'이라는 의미는 여러가지를 의미한다. 경제적, 정서적, 문화적) 있을것 같은 기대가 있냐고...

나는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때가 30대 였으니 열심히 살면 내가 원하는 것들을 다 누리고 살 수 있을거라고 믿으면서.

그러나 그 질문을 했던 사람은 이미 40대가 넘은 상태. 자신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그 사람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인생에 대해 벌써부터 기대를 접을 이유가 무엔가 하고.

하지만 내가 40을 한참 넘기고 누가 뭐래도 중년이라고 할수 밖에 없는 나이가 되자 사실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갖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신체적으로 한계를 느낀다. 여기저기 고장나고 병원에 드나들어야 하는 상태가 되면서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끊임없고 자신있는 체력에 대한 신뢰가 사라져 버렸다.

다음으로 경제적으로 한계를 느낀다. 젊었을 때는 나이가 먹으면 점점 더 풍요로워 지겠지 라며 기대했지만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아이들과 생활에 들어가는 비용은 커져만 간다. 그나마 전에는 저축이라는 것을 하고 살았지만 중년이 되고보니 적자가 나지 않으면 다행이다. 위로는 부모님을 봉양해야하고, (우리 부모님들은 자식들을 보험 삼아 키우셨으니까) 아래로는 아이들 교육에 온전히 투자해야 하는 때인 것이다.

또 정서적으로도 한계를 느낀다. 전에는 화나는 일이 있어도 넘어갈 수 있고, 상대방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들어도 한번 참아 보기도 하고, 귀에 거슬리는 소리에도 그러려니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쉽게 흥분하고, 화가 나며, 상대방이 나를 무시하는 건 아닌가 자존감도 떨어지고, 윗집에서 아이들이 뛰는 소리도 귀에 거슬리는 나이가 되었다.

 

누구나 겪게 되는 중년.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이제 그 중년의 기간이 참으로 길어져버렸다. 60대 까지도 생활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짧지도 않은 중년의 시기를 그저 앉아서 보낼것인가.

우리에겐 연습이 필요하다. 중년을 잘 보낼 연습말이다.

 

저자는 중년을 잘 보낼수 있는 요소로 6가지를 꼽고 있다.

열정, 목적, 힘, 계획, 관점, 인내력이 그것이다.

우리 영혼의 연료인 열정을 가지고 두려워 하지말고,

크고 스릴있고 대담한 목적을 세우고,

목적을 추구하는 확신을 가진 개인적인 힘을 마음속에 담고,

적절한 계획을 세워,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내력으로 나아가라.

 

본격적인 연습영역으로서는 7가지 튜닝을 권하고 있다.

정서적 튜닝의 목적은 정서적 건강과 성숙에 힘을 실어서 감정이 삶의 다른 영역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p163)

경제적 튜닝을 통해 경제적 자립으로 나아가는 다음 단계는 스스로에게 경제적인 힘을 부여하는 것이다. (p197)

직업 튜닝이라고 해서 꼭 직업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니다. 기업가적인 마음가짐을 갖추게 되면 현재 자기가 하는 일에 열정을 불어넣을 수 있다. (p 217)

관계 튜닝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도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하고 기꺼이 타협하고 양보해야 하며 서로에게 열심을 다해야 한다. 관계라는게 단순히 자동 주행 속도 유지 장치를 달고서 아무 문제 없이 생쌩 질주할 거라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다. (p 247)

신체적 튜닝을 위해  필립스가 쓴 책 <바디 포 라이프 Body for Life>를 보면 복합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1:1 비율로 하루 여섯차례 섭취하라는 권고 사항이 나온다. 나도 처음에는 하루 여섯기를 먹는게 다소 어렵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하루종일 조금씩 자주 먹으려고 노력한다. (p 280)

지적 튜닝은 시장에 히트 상품이 나올때마다 새로운 장치를 죄다 섭렵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변화와 정보를 받아들이고 배움에 대해 열린 자세를 취하라는 말이다. (p 289)

중년기 튜닝은 규칙적 영성훈련을 제대로 수행하기 전까지는 완성되지 않을 것이다. 조직화된 종교든 개인적인 영성훈련이든 이를 통해 얻게 되는 이득은 여러가지다.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절대자와 조우하며 모든 일을 절대자에게 맡김으로 써 인생의 광기를 잠재우며 자기 꿈을 실현시키게 된다. (p 302)

 

이제 우리는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중년에 한번 우리의 인생을 다시 조율해주지 않으면 남은 인생을 살아나가기 어려울지 모른다. 앞의 시간들은 모르고 그저 앞만 보고 지나왔다면 뒤의 시간들은 더욱 더 여유있게 나아갈수 있을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의 삶을 한번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인생의 전성기는 언제일까? 우리는 중년을 보내며 나의 전성기는 지났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아직 우리의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 나의 전성기는 이제 부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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