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년 연습
팀 번즈 지음, 정미현 옮김 / 베이직북스 / 2013년 3월
평점 :

지은이 팀 번즈
중년이란 말이 참 낯설게 느껴지던 때가 있었다. 한마디로 나는 팔팔하고 무엇이든지 할수 있다고 느끼던 때였다.
그때 누가 나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나이가 먹어 늙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잘 살 수 (여기서의 '잘'이라는 의미는 여러가지를 의미한다. 경제적, 정서적, 문화적) 있을것 같은 기대가 있냐고...
나는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때가 30대 였으니 열심히 살면 내가 원하는 것들을 다 누리고 살 수 있을거라고 믿으면서.
그러나 그 질문을 했던 사람은 이미 40대가 넘은 상태. 자신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그 사람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인생에 대해 벌써부터 기대를 접을 이유가 무엔가 하고.
하지만 내가 40을 한참 넘기고 누가 뭐래도 중년이라고 할수 밖에 없는 나이가 되자 사실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갖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신체적으로 한계를 느낀다. 여기저기 고장나고 병원에 드나들어야 하는 상태가 되면서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끊임없고 자신있는 체력에 대한 신뢰가 사라져 버렸다.
다음으로 경제적으로 한계를 느낀다. 젊었을 때는 나이가 먹으면 점점 더 풍요로워 지겠지 라며 기대했지만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아이들과 생활에 들어가는 비용은 커져만 간다. 그나마 전에는 저축이라는 것을 하고 살았지만 중년이 되고보니 적자가 나지 않으면 다행이다. 위로는 부모님을 봉양해야하고, (우리 부모님들은 자식들을 보험 삼아 키우셨으니까) 아래로는 아이들 교육에 온전히 투자해야 하는 때인 것이다.
또 정서적으로도 한계를 느낀다. 전에는 화나는 일이 있어도 넘어갈 수 있고, 상대방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들어도 한번 참아 보기도 하고, 귀에 거슬리는 소리에도 그러려니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쉽게 흥분하고, 화가 나며, 상대방이 나를 무시하는 건 아닌가 자존감도 떨어지고, 윗집에서 아이들이 뛰는 소리도 귀에 거슬리는 나이가 되었다.
누구나 겪게 되는 중년.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이제 그 중년의 기간이 참으로 길어져버렸다. 60대 까지도 생활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짧지도 않은 중년의 시기를 그저 앉아서 보낼것인가.
우리에겐 연습이 필요하다. 중년을 잘 보낼 연습말이다.
저자는 중년을 잘 보낼수 있는 요소로 6가지를 꼽고 있다.
열정, 목적, 힘, 계획, 관점, 인내력이 그것이다.
우리 영혼의 연료인 열정을 가지고 두려워 하지말고,
크고 스릴있고 대담한 목적을 세우고,
목적을 추구하는 확신을 가진 개인적인 힘을 마음속에 담고,
적절한 계획을 세워,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내력으로 나아가라.
본격적인 연습영역으로서는 7가지 튜닝을 권하고 있다.
정서적 튜닝의 목적은 정서적 건강과 성숙에 힘을 실어서 감정이 삶의 다른 영역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p163)
경제적 튜닝을 통해 경제적 자립으로 나아가는 다음 단계는 스스로에게 경제적인 힘을 부여하는 것이다. (p197)
직업 튜닝이라고 해서 꼭 직업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니다. 기업가적인 마음가짐을 갖추게 되면 현재 자기가 하는 일에 열정을 불어넣을 수 있다. (p 217)
관계 튜닝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도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하고 기꺼이 타협하고 양보해야 하며 서로에게 열심을 다해야 한다. 관계라는게 단순히 자동 주행 속도 유지 장치를 달고서 아무 문제 없이 생쌩 질주할 거라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다. (p 247)
신체적 튜닝을 위해 필립스가 쓴 책 <바디 포 라이프 Body for Life>를 보면 복합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1:1 비율로 하루 여섯차례 섭취하라는 권고 사항이 나온다. 나도 처음에는 하루 여섯기를 먹는게 다소 어렵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하루종일 조금씩 자주 먹으려고 노력한다. (p 280)
지적 튜닝은 시장에 히트 상품이 나올때마다 새로운 장치를 죄다 섭렵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변화와 정보를 받아들이고 배움에 대해 열린 자세를 취하라는 말이다. (p 289)
중년기 튜닝은 규칙적 영성훈련을 제대로 수행하기 전까지는 완성되지 않을 것이다. 조직화된 종교든 개인적인 영성훈련이든 이를 통해 얻게 되는 이득은 여러가지다.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절대자와 조우하며 모든 일을 절대자에게 맡김으로 써 인생의 광기를 잠재우며 자기 꿈을 실현시키게 된다. (p 302)
이제 우리는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중년에 한번 우리의 인생을 다시 조율해주지 않으면 남은 인생을 살아나가기 어려울지 모른다. 앞의 시간들은 모르고 그저 앞만 보고 지나왔다면 뒤의 시간들은 더욱 더 여유있게 나아갈수 있을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의 삶을 한번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인생의 전성기는 언제일까? 우리는 중년을 보내며 나의 전성기는 지났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아직 우리의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 나의 전성기는 이제 부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