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KBS <1박 2일> 제작팀.이선혜.김란주 지음 / 비타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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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KBS <1박2일> 제작팀, 이선혜, 김란주

 

 

 

 

어려서부터 우리집은 여행을 좋아하는 집이었다.

주말만 되면 우리집은 가까운곳이든 먼곳이든 우선 떠나기를 좋아했다.

무엇보다 아버지의 교육적 이념이 담긴 여행이었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역사 유적지만 찾아다닌 것은 아니었다.

캠핑도 하고, 산길도 오르고, 자동차로만 드라이브도 하고.

다양한 경험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해주었다.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추위에 설악산 아래에서 밥을 지어먹고 불고기를 굽던, (그때는 취사가 가능했었다.)

지글거리는 고기를 집어 내 입속으로 들어올때는 이미 얼음이 되어 있었던 그 추억,

서해 바닷가에서 텐트를 치고 1박을 할때 계속 내리는 비로 밤새 텐트 주위로 고랑을 파야 했던 추억,

속리산 만장대를 올라가며 깔딱깔딱 숨이 차 오르니 그곳이 바로 할딱고개.

연곡 해수욕장에서 맞이한 나의 첫 일출.

그 모든 추억들이 눈물나게 그립다.

 

그런 추억속에 난 결혼뒤에도 여행을 즐겼다. 돈 많이 들어가는 여행은 못하지만 그래도 작고 사소한 곳이라도 찾아가고 걱에서의 추억을 남겼다.

누구나 유명하다고 하는 그곳만 좋은 여행지가 아니라, 내가 찾아가서 좋은 추억을 만끽하는 그곳이 좋은 여행지가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1박 2일팀이 그동안 찾아갔던 곳들은 그들만의 아니, 시청자와 함께한 추억의 장소가 아닌가 싶다. 그런 곳들을 우리가 다시 찾을 때 이제 우리만의 추억의 여행지가 된다.

 

사실 1박 2일 팀이 찾아간 뒤로 너무 유명해져서 전의 그런 풍취를 느낄수 없는 곳도 많다고는 말한다.

우도의 어느 짜장면집은 이제 너무 정신 없어져서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어쩐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지인에게 들은 적도 있다.

그래도 우리가 모르는 좋은 곳을 찾아주는 이런 프로그램이 나는 아직은 고맙다.

지난 여름엔 이곳에 나온 한반도지형을 찾아가는 여름휴가를 보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럼, <1박 2일> 이 책을 한 번 들여다 보자.

이 책은 <1박2일> 팀이 지난 6년 동안 다닌 108번의 여행을 축약한 책이다.  그 수많은 여행으로 그들은 전국의 이장님들을 친구로 삼고 조석 달력까지 외우고 다녔다 한다. 그러니 여행의 엑기스가 알마나 알차게 들어있을까?

 

우선 한 챕터를 열어 우리집과 가까운 충북 옥천 여행을 살펴보자.

이곳은 자전거 여행을 할수 있는 코스가 두가지가 있는데 초중급자가 하기 쉬운 '향수 100리 길'을 소개하고 있다.

 

 

    

 


간단한 소개와 함께 그곳까지 갈수 있는 각종 교통편이 설명되어 있다.

특히 기차와 연계된 에코 레일-MTB라는 상품도 있다고 한다. 

 

 


  
 

 

여행 중간중간의 관광지에 대한 간단한 사진과 함께 여정이 소개 되어 있고,

지도 또한 알기 쉽게 그려져 있다.

나는 어딜 가든지 가는 곳의 지도를 보지 않으면,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다. 내가 북으로 가는지, 서로 가는지...

그래서 지도는 필수!!!

 

 



  
 

 

이제 관광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사진이 나오고

거기에 빠질 수 없는 맛집도 소개하고 있다.

이곳 도리뱅뱅이는 정말 맛있다는데, 난 한번도 먹어보지를 못했다... 쩝~~~~

 

 

이 책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테마를 주제로 한 여행이라는 것이다.

각각 하나의 테마로 여행지를 잡아놓았기에 서로 비교도 되고 아이들 테마학습데도 도움이 될것 같다.

 



 

 

이곳은 우리나라 7대 폭포중 하나로 소개된 엉또폭포이다.

비가 올때만 볼수 있다는 데,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이렇게 곳곳의 폭포만 비교하는 여행도 참 재미있을것 같다.

 

 

 

 

  
 

 

전국 5대 5일장 투어 라든지, 단풍 명소 베스트트 5 같은 테마 여행은 조금 색다른 여행을 즐길 수 있게 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위의 목차를 들여다 보며 이번 여름 휴가때는 어디를 갈까 행복한 고민을 했다.

우리나라의 곳곳을 속속들이 잘 보여주고 설명해주는 이 책만 있다면 앞으로 몇 년 간은 여행계획 짜는데 문제가 없을것 같다.

아, 여름엔 어디로 가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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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빛나는 순간 푸른도서관 60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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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이금이

 

전에 일본어를 배웠을때 나에게 참으로 와닿는 단어가 하나 있었다.

一人前 (いちにんまえ) '이치닌마에' 라고 읽으며 말 그대로 일인분, 한사람 몫이란 뜻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한사람 몫을 한다는 의미로 성숙된 인간, 제구실을 하는 인간을 가리킬때가 더 많다.

난 이 의미가 너무나 좋았던것이 한사람 몫이 라면 누구나 조금만 노력하면 얻어낼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흔히 좋다고 여기는 명문대를 들어가 번듯한 직업을 가지거나, 직장내에서 승승장구 하거나, 명예를 얻어 다른 이들의 우러름을 받거나, 이런 거창한 일이 아니더라도 그저 나에게 주어진 몫 만을 다하면 그것으로 된 듯한 그 말 한마디..

이치닌마에...

 

우리 아이들도 사실은 그렇게 크기만 하면 된다.

사람에게는 각자 다른 몫들이 있다. 나의 것과 다른 이의 것이 같지 않으며, 결코 그 어느 것이 더 크고 작지 않다.

그저 서로에게 다른 몫만 주어졌을 뿐이다. 자신의 몫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것에 충실하기만 하면 된다.

내가 가지고 싶었던 몫, 그러나 나의 것이 아니었거나 나의 노력부족으로 얻지 못했던 그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강요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우리의 소유가 아닌 하나의 객체이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미명아래 우리의 생각을 그들에게 강요할 권리는 우리에게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 사실을 너무나도 쉽게 잊어버린다.

 

여기 자신의 몫을 찾아 길을 가는 두 청년이 있다.

석주는 단란한 가정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친구이다. 형은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여 명문대를 들어가 아버지와 동문이 되고, 자신은 그 정도의 실력이 되지 않자, 신설된 영동의 특목고, 태명고로 진학하게 된다. 용꼬리보다는 뱀머리가 되어 명문대를 노려본다는 엄마의 치밀한 전략이었다.

지오는 아버지의 넘쳐나는 교육열에 의해 엄마와 쌍둥이 여동생 지윤과 캐나다에 갔다온 유학파이다. 그러다 엄마는 자신만의 길을 찾게 되고 결국 아빠와 이혼에 이르게 된다. 엄마와 남겠다는 지윤의 말에 지오는 자신만은 아빠의 곁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으로 돌아오지만 아빠는 아들의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부자의 골은 깊어만 진다. 아빠의 기대를 저버리지 못해 지오도 태명고에 입학한다.

이 둘은 1학년 첫해에 같은 기숙사 방을 쓰면서 인연을 맺게 된다.

 

이 둘에게서도 그들 스스로 그들의 길을 찾는 모습을 발견 할 수가 없다.

석주가 믿는 자신이 가야 할 길은 사실은 자신에게 보여지고 주어진 길이지 그 스스로가 찾아낸 길은 아니다.

지오 또한 한번도 자신이 원하는 그것을 솔직하게 드러낸 본적이 없다.

 

마지막으로 기차를 탔던 게 아마 자퇴를 결심하고 집으로 향하던 때였을 것이다. 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지오는 자신이 가야하는 곳이 떠나는 곳보다 좋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집으로 갈때는 학교를 벗어나는 게 좋았고, 학교로 갈때는 집과 멀어지는 게 좋았다. 그 뒤 3년여가 지났는데도 상황은  상황은 여전했다. (p8)

 

이야기는 지오가 석주의 초청을 받아 기차를 타고 추풍령까지 가는것에서 시작한다. 그 여행으로 시작된 지오의 회상과 현실이 맞물려 이야기는 진행된다.

 

태명고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첫날.

석주는 전날 보았던 모의고사의 참담한 성적 때문에 돌아갈수가 없었고, 지오는 아빠와의 단절감으로 돌아가기 싫어했다. 우연한 기회에 서로의 상황을 확인한 둘은 역에 세워져 있는 자전거를 빌려(훔쳐)타고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다.

 

어찌나 빠르게 페달을 밟았는지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다. 덕분에 떨리는 게 사라졌다. (p89)

해가 기울자 날씨가 선선해졌다. 석주는 자신의 발로 페달을 굴러 달려온 거리와 시간에 대해 뭔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

(p90)

 

날이 어두워지고 길을 잃은 둘은 지나가는 트럭을 타게되고 아저씨의 도움으로 따뜻한 저녁과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한 살 어린 여자아이 은설. 예쁘게 생기지는 않았지만 까르르 웃는 밝은 모습에 석주는 마음이 떨린다. 그러나 은설이 지오에게 더 관심이 있는듯 보이자 석주는 실망을 한다.

그렇게 시작된 은설과의 인연.

석주가 원하지 않는 성적으로 수능을 마치자 재수를 결심하고 둘은 정동진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이끌림에 의한 하룻밤을 보내고 석주는 은설을 잊었다. 1년 뒤 만족할 만한 성적으로 수능을 끝낸 석주는 은설을 찾아가보기로 한다. 그런데 은설은 만삭이 다 된 몸이 되어있고 석주는 그만 그곳에서 도망쳐나와 버린다. 그렇게 석주의 방황은 시작되었다.

 

감정의 파고는 풍랑처럼 기복이 심해 어떤 날은 과외로 떼돈을 벌어 그 돈을 엄마와 은설 앞에 휴지조각인 양 집어 던지고 싶었고, 그 다음 날은 뱃사람이 돼 자신에게 추파를 던지는 동백 다방 미스 고와 살림을 차려도 살아질 것 같았다. 그리고 석주는 진심으로, 바닷물에 퉁퉁 불고 물고기에 눈알을 파 먹힌 시체로 엄마와 은설에게 발견되고 싶었다. (p244)

 

많은 깨어짐을 통해 자신의 길을 결정한 석주는 이제 더 이상 이 모든 상황에서 도망치지 않기로 결심한다.

 

석주는 그동안 자신이 남들의 삶을 바라볼 여유가 없었음을 깨달았다. 자기안에 자학의 우물을 판 뒤 얼굴을 처박고 그 안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p285)

그랬다면 좋았을까. 자전거 여행을 안 했더라면 더 좋았을까. 은설을 알기 전으로 돌아가 엄마의 착하고 자랑스러운 아들로 살고 있으면 더 행복할까. 석주는 대답할 수 없었다. 살아보지 않은 삶에 대해 그 누구도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으리라. (p287)

어른이 된다는 건 살면서 '어떻게 그럴수 있어 목록'보다 '그럴 수도 있지 목록' 이 더 늘어나는 일일지도 모른다. (p282)

 

석주를 만나게 되는 지오는 그의 모습에 너무나도 놀라고, 이해가 되지 않아 서울로 같이 올라가자고 말리기까지 한다. 엄마의 삶도 이해되지 않고 아버지의 모습도 두렵기만 한, 아직 그의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그로서는 석주의 모습이 당당해 보이지만 억지로 저러는 것이라고 자신을 위로하고 싶은 것이었다.

이때 은설의 아버지는 그에게 이런 말을 해준다.

 

"어디 제절로 나는 빛이 있드나. 지오 니 이른 봄 얼음 녹을 때 냇가에 가 본적 있나?

물가에 있어 보마 깨진 얼음장이 흘러다가 반짝하고 빛나는 순간이 있제. 돌에 걸리거나 수면이 갑자기 낮아져가 얼음장이 곧추설 땐 기라. 그때 햇빛이 반사돼가 빛나는 긴데 그 빛이 을매나 이쁜지 모린다. 얼음장이 그런 빛을 낼라 카믄 일단 깨져야 하고 돌부리나 굴곡진 길을 두려워 하지 않아야 하는 기라.

사람 사는 일도 마찬가지지 싶다. 사는 기 평탄할 때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 고난이 닥쳤을때 그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보마 그제사 진면목을 알 수 있는 기다." (p303,304)

 

지오의 핸드폰이 연거푸 울린다. 아빠의 전화다.

 

그때 또 다시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지오는 천천히 손을 뻗어 퓨대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눈을 감고 심호흡한 다음 자신을 이른 봄 얼음이 깨질 때의 냇가로 데려다 놓았다. (p312)

 

어떤 삶이, 어떤 인생이 더 좋다, 아니다 말할수는 없다. 다만 그 길에서 자신이 한사람 몫을 해내고 있느냐갸 중요할 것이다.

석주가 살아보지 않은 다른 인생. <안녕, 누구나의 인생>의 셰릴 스트레이드가 말한것처럼 자매선(sister ship)은 우리의 것이 아니다. 바라보고 소원해도 그것을 실제 나의 삶이 아닌 유령선일 뿐인것이다. 석주는 그가 선택한 길에서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얼음이 빛나는 그 순간을 경험한 것이다.

지오 또한 순간순간 선택을 할 것이고 후에 선택의 뒤안길을 열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길이냐가 아니라 그 또한 한사람 몫을 하고 있느냐일 것이다. 지오 또한 빛이 발하는 순간을 경험하길 조용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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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건너는 아이들
코번 애디슨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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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코번 애디슨

 

 

지구촌 곳곳에서 인권이 유린 되는곳이 참 많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음에도 방관하는 사이, 고통당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그중에 특히 어린아이들과 여자들의 인권유린은 그들의 삶을 송두리채 빼앗는 결과를 낳는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행해지고 있는 어린여자아이들의 인신매매.

그들의 끔찍한 경험으로 인해 인생에서 지울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고통과 상처, 버려짐과 외로움에 의해 아이들은 평생 잊을수 없는 치욕과 끔찍한 기억들을 가져야 한다.

오히려 그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기적이 아닐까 싶다.

 

인도에 엄청난 쓰나미가 밀려오던 날, 열다섯살 소녀 아할리아와 그녀의 두살 어린 동생 시타는 부모님과 집, 그들의 모든것을 잃어버린다.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로 그들은 한순간에 의지할 곳, 갈곳 없는 신세가 된다. 그들이 다녔던 학교로 가기로 작정한 그들은 길을 떠나지만 도중에 인신매매단을 만나 팔려가게 된다.

반항을 할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그들은, 그들을 구속하고 있는 자들이 시키는 대로 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다.

어느새 아할리아는 남자들의 짧은 즐거움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그녀는 동생을 지키기 위해 꿋꿋하게 견뎌내간다.

 

지구 반대편, 미국의 변호사인 토마스는 인도인 아내 프리야와 헤어지고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녀와의 사이에 있던 딸 모히니의 죽음과 그의 세상에 대한 욕심이 둘 사이를 갈라놓았다. 회사의 권고로 1년간 그는 CASE 성착취반대연합이라는 단체의 인도지부에서 일하게 된다. 우연한 기회에 한 여자아이의 납치사건을 목격한데다, 인도로 돌아간 프리야에 대한 그의 마음이 그를 인도 뭄바이로 가게 했다.

 

인도에서의 활동을 하게 되면서 그는 법의 허술함과 사람들의 방관과 무관심, 경찰의 부패와 법조계의 결탁등에 무기력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렇다고 무엇이 달라질까? 그러나 그의 동료들은 그래도 어려움에 처한 소녀들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할수 있음에 가치를 두며 살고 있다.

 

미성년자 매춘을 검거하다 그는 아할리아를 구출하게 되고 그 사이 시타는 다른곳에 팔려가게 된것을 알게된다. 아할리아의 전부인 시타. 아할리아는 토마스에게 팔찌를 끼워주며 동생을 찾아줄것을 부탁하고, 토마스는 왠지 모를 이끌림에 의해 혼신을 다해 시타를 찾기에 노력한다.

 

두꺼운 분량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손에서 떼어 낼수가 없었다. 아할리아와 시타의 처절한 운명에 가슴이 답답함을 어쩔 수도 없었다. 왜 이 세상에는 이리도 악한 사람이 많은 것인지. 왜 그들은 약한 이들을 그리도 괴롭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특히 인도의 신분제도와 그에 얽혀 여자를 대하는 태도에 너무나 많이 놀랐다. 아할리아와 시타가 쓰나미만 만나지 않았더라도 행복한 가정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정상적인 혼인을 했을터이다. 다만 쓰나미 하나로 순식간에 모든것을 잃었을 뿐 그들 자체에는 변함이 없는데도, 사람들의 이중적 잣대가 화가 날 지경이었다.

인도만 그런것은 아니다.

동구권 아가씨들은 돈을 벌기 위해 유럽이나 미국으로 취업을 하려 하지만 그 곳에는 언제나 그들을 노리는 악마의 손길이 기다리고 있다. 한순간의 결정으로 인해 성의 노예가 되어버린 그들을 누가 구해줄것인가.

 

책속에 나오는 범법자의 독백은 변명에 지나쳐 심한 자기 합리화 처럼 느껴졌다.

 

네가 여기 있는 건 내가 매춘 장사를 즐겨서가 아니야. 남자들이 성매매를 즐기니까 그런거지. 난 그저 중개인에 불과해. 어떤 사업가는 물건을 팔고, 어떤 사업가는 지식을 팔지. 난 환상을 팔아. 다 똑같은 거야. (p427)

그나마 해피엔딩으로 끝나 조금 마음이 편해졌지만 이미 상처받은 그들의 인생은 어찌할 것인가.

 

작가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직접 매음굴에 잠입, 취재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전 세계를 누비는 인신매매단의 활동과 그 범위들, 수법들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거기에 어린아이를 이용한 마약밀매까지...

아마도 직접적인 취재가 아니면 알지 못했을 정보까지 있는듯하다.

법을 전공한 사람답게 문체는 사실적이고 간결하며 화려하지 않다. 아마도 번역의 한계가 있어 내 마음을 울릴만한 문장을 찾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인 사건전개로 볼때 오히려 간결하고 사실적인 글들이 더 와닿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내가 우리나라에 태어났음을 우리 아이들이 이 땅에 태어났음을 참으로 감사하게 되었다.

물론 우리나라도 어딘가에 고통을 당하는 아이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인권이 보장되고 있으니까...

 

책 속에 나오는 토마스의 시는 그래서 나에게 더 울림이 되어 다가온다.

 

우리는 태양을 건넌다

그리고 우리의 그림자가

시간의 바늘에 드리워진다.

우리를 낳은 빛이

명명하는 이름들로

(p459)

 

지금도 어디에선가 고통당하고 있을 어린아이들의 신음소리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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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코드 3 : 기본 아이템 천계영의 리얼 변신 프로젝트 3
천계영 지음 / 예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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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천계영

 

 

 

나는 옷을 잘 입지 못한다. 그래서 옷에 별로 관심이 없다.

아니다.

나는 그렇기에 옷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어떻게 입어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에 나의 옷차림은 항상 패션과는 거리가 멀고 한번 나에게 맞는 아이템을 찾으면 왠만해선 바꾸지를 않는다. 그래서 한 계절당 두세벌로 단벌신사처럼 다닌다.

그러한 나의 무지를 알리지 않기위해 나는 옷에 관심이 없다고 남들에게 선언 아닌 선언을 하고 다니는 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왜 내가 옷을 잘 못 입는지 알았다.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아이템이 나에게 주어져 있지 않은 것이다.

먼저 옷을 잘 코디하려면 기본 아이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 아이템들은 6가지 이다.

 


 



 

이 여섯가지의 기본 아이템을 기준으로 여러가지 코디 아이템과 액세서리를 더해 일년 열두달 새롭고 아름다운 옷차림을 지닐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옷 고를때마다 고민 했던 이유가 바로 나에겐 기본 아이템들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항상 같은 옷만 입을 수 밖에...

 

사실 이 모든 내용을 글로 읽었다면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이해가 잘 되지 않았을 터이고, 영상으로 보았다면 그냥 지나치고 말았을텐데, 천계영 작가의 귀여운 캐릭터 그림과 간결한 필력으로 눈에 쏙 들어오고 기억에 잘 남는 패션 tip을 얻게 되었다.

작가의 풍부한 패션지식과 특히 평범한 누구에게나 접근 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 눈을 끈다.

타고난 조건이 탁월한 사람들은 어떤 옷들도 소화해 낼수 있지만, 나처럼 평균보다 약간 못한 몸매를 가진 사람이라면 옷 입을 때마다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언제나 임신복같은 옷만 입게 된다. 어쩌다 쇼핑이라도 하게 되면 무엇을 사야할지 고민하게 되고, 결국 마음에 드는 옷을 산다해도 집에 돌아와보면 맞춰 입을 옷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이 책은 각 사례를 들어 그들에게 맞는 의상을 찾아줌으로서 다양한 조건의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특히 이번 3권에서는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기본 아이템과 코디 아이템의 설명이 들어있어 이제 옷차림에 신경을 쓰고자 하는 초보자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거기에 책 중간 중간 각종 아이템의 주요 브랜드까지 기술해 놓아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여자라면 기본적으로 몸에 맞는 브라가 패션의 첫걸음 아닌가.

여러 브라의 종류와 자신에게 맞는 브라를 선택하는 법도 있다.

친절하게 세탁법과 보관법도 써주었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청바지...

그러나 제대로 입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참으로 흔한 아이템이기에 사실 잘 입기가 정말 힘들다.

각자의 장점과 약점을 살려 자세하게 코디 해주고 있다.

 


 

청바지의 여러 브랜드와 가격대 까지 나와 있어 자신의 예산에 맞춰 브랜드를 고를 수도 있다.

나는 항상 게스 청바지가 입고 싶었는데, 비싸서 엄두를 못냈었다.

그런데 게스가 그나마 저렴한 브랜드인걸 알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많은 정보를 쉽게 풀어놓은 맛있는 책.

이 책이야말로 필수 아이템이 아닌가 싶다.

 

내일은 내 몸에 맞는 청바지를 사러 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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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 유시찬 신부의 인생공감
유시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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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유시찬

 

 

우리는 매일매일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

각자의 일터에서 더 나은 뭔가를 이루기 위해,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어느곳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하루하루 머리를 땅에 박고 달려 가다보면 갑자기 내가 서 있는 곳은 낯선 곳이 되고 내가 가야할 방향을 몰라 어리둥절할 때가 있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그것 조차도 깨닫지 못하고 그저 달려갈 때이다.

 

어려운 현실 속에 살아가는 이 시대의 많은 이들에게 유시찬 신부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돌아보라고 한다.

지금 까지의 달음박질을 잠시 쉬고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보라고 말하고 있다.

 

빛나는 스펙을 갖추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생각하면 존경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달려오는 동안 그들은 몇번이나 하늘을 우러러봤을까요? 몸을 위한 스펙을 쌓는 동안 마음과 영혼을 위한 스펙은 얼마나 쌓았을까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땅에 필요한 것들을 얻기 위한 노력, 몸을 위해 갖춰야 할 스펙을 쌓는 일보다 하늘에 있어야 할 것들을 얻기 위한 노력, 마음과 영혼을 위해 갖춰야 할 스펙을 쌓는 일이 훨씬 소중합니다

그러니 황금같은 청춘의 시간을 땅의 스펙을 채우는 데만 사용하지 말고 하늘의 스펙을 채우는 데도 사용해야 합니다.

(글을 시작하며 에서)

 

그는 이런 하늘의 스펙을 채우는 방법으로 마음공부를 권하고 있다.

마음 공부...

그건 무엇일까?

 

사색을 거듭하지 않으면,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올라오는 참된 목소리를 듣지 못하면, 피땀 흘려 일군 한평생이 일순간 허무와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 버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p21)

 

끊임없는 사색과 돌아봄 만이 자신의 길을 바로 볼 수 있는 것임을 저자는 강조한다.

우리는 흔히 뭔가를 열심히 해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가만히 있으면 뒤쳐지는 것 같고, 그것이 마치 자신을 소홀히 하는 자신의 삶을 헛되이 보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긴장'과 '깨어 있음'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쉽은 긴장과 연결된 쉼이 아니라 '깨어 있음과 연결된 쉼'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긴장은 '하는'것이 지 '있는'것이 아닙니다. 즉 '행위'입니다. 이에 반해 깨어있음은 '있는'것이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즉 '상태'입니다. 행위는 소유에 이끌려 들어가고, 상태는 존재에 이끌려 들어갑니다. 소유는 손안에 넣으면 고착되지만 존재는 그대로 흘러갑니다. 긴장하면서 목표를 설정하고,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 과실을 손안에 넣는 것이 우리의 삶의 모습이어서는 안됩니다. 그저 단순히 깨어 있는 가운데, 주의의 모든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것들이 저절로 흘러가도록 버려두는 삶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p140)

 

이러한 것들을 위해 저자는 우리에게 세가지를 권하고 있다.

떠나라. 접속하며 찾아라. 앉아라.

우선 자신에게 익숙한 것에서 떠나서 자신만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향기를 찾아 자신만이 앉을 수 있는 고유한 자리를 접속하여 그곳에 앉아 명상을 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깊게 앉았을 때 삶을 살아낼 수 있는 내적 에너지를 길어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조적인 발상이 샘솟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마련되는 것입니다. (p177)

 

그에게는 살면서 느끼는 어렵고 힘든 감정도 꼭 겪어야 할 마음수행이며, 함께해야 할 감정들이다. 세상에는 좋고 나쁜것을 가릴 만한 것이 없다. 좋고 나쁜 것을 갈라놓고 서로 싸움을 벌이는 것이 화근이라고 말하고 있다. 감정이 흘러가는 대로 두면 오히려 좋아진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저 스스로를 놔두면 나쁜쪽으로 가지 않을까 두려워 하지만 우리에게는 귀하고 좋은 재능과 자질을 갖추고 있기에 자질이 발휘될 수 있는 여건만 조성해주면 된다고 역설한다.

이 점에서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그럼 범죄자들도 그들의 감정대로 놔두어도 범죄를 일으키지 않을까? 아마도 그런 상태로 만들기 위한 교육이 먼저 선행되야 하는건 아닌가? 깊은 명상을 통한 자신의 훈련이 없으면 감정을 놓아주는 행위는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결혼에 대한 그의 생각은 참 좋았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결혼을 한다. 물론 사랑하니까 결혼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사랑할만하니까 사랑하는 것이다. 자신이 조금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돌아서 버리는 약팍한 사랑 아닌가. 그러나 유시찬 신부는 연애와 결혼 또한 마음수행의 일부라고 말한다.

 

설렘과 기쁨, 감동과 환희가 잘 버무려져 있는 접시안에 여기저기 독하고 쓴맛이 담겨져 있는 것이 바로 연애와 결혼입니다. 하지만 단 한 번 뿐인 인생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삶이 무엇인지 통찰하려는 이들에게 결코 피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수많은 난관들이 놓여 있기에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그 끝에는 형언할 수 없는 의미와 가치가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입니다. 결코 그 어느 수도자들의 구도에 뒤지지 않을 아름다운 수행의 길입니다. (p47)

 

다 서술하지는 못하지만 좋은 내용이 상당히 많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이 꼭 들어야 할 이야기들이다.

다만 말이 너무 어렵다.ㅠㅠ

정말 어려워서 몇번씩 다시 되새기면서 읽어야 했다. 이글을 쓰면서도 몇몇 문장을 다시 읽어보니 이제야 이해가 되는것도 있고, 아직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것도 있다.

그리고 너무 많은 말과 주제를 책속에 넣은 듯 하다. 아님, 너무 간단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설명했거나...

결국엔 땅만 보고 달리지 말고, 잠시 멈추고 사색과 명상을 하라는 건데, 사실 명상은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른다. 조금더 구체적으로 방법을 가르쳐 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그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 있기는 하다.

 

그저 골방에서 기도나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영성이란 자신과 이웃과 자연, 세계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땀 흘려 매진하여 우주전체를 끌어안고 생명을 가꿔나가는 것입니다. (p184)

 

그러나 설명이 그리 쉽지는 않다.

 

나는 이 책을 다시 읽어야 할 듯 싶다.

이해가 될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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