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 유시찬 신부의 인생공감
유시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지은이 유시찬
우리는 매일매일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
각자의 일터에서 더 나은 뭔가를 이루기 위해,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어느곳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하루하루 머리를 땅에 박고 달려 가다보면 갑자기 내가 서 있는 곳은 낯선 곳이 되고 내가 가야할 방향을 몰라 어리둥절할 때가 있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그것 조차도 깨닫지 못하고 그저 달려갈 때이다.
어려운 현실 속에 살아가는 이 시대의 많은 이들에게 유시찬 신부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돌아보라고 한다.
지금 까지의 달음박질을 잠시 쉬고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보라고 말하고 있다.
빛나는 스펙을 갖추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생각하면 존경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달려오는 동안 그들은 몇번이나 하늘을 우러러봤을까요? 몸을 위한 스펙을 쌓는 동안 마음과 영혼을 위한 스펙은 얼마나 쌓았을까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땅에 필요한 것들을 얻기 위한 노력, 몸을 위해 갖춰야 할 스펙을 쌓는 일보다 하늘에 있어야 할 것들을 얻기 위한 노력, 마음과 영혼을 위해 갖춰야 할 스펙을 쌓는 일이 훨씬 소중합니다
그러니 황금같은 청춘의 시간을 땅의 스펙을 채우는 데만 사용하지 말고 하늘의 스펙을 채우는 데도 사용해야 합니다.
(글을 시작하며 에서)
그는 이런 하늘의 스펙을 채우는 방법으로 마음공부를 권하고 있다.
마음 공부...
그건 무엇일까?
사색을 거듭하지 않으면,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올라오는 참된 목소리를 듣지 못하면, 피땀 흘려 일군 한평생이 일순간 허무와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 버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p21)
끊임없는 사색과 돌아봄 만이 자신의 길을 바로 볼 수 있는 것임을 저자는 강조한다.
우리는 흔히 뭔가를 열심히 해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가만히 있으면 뒤쳐지는 것 같고, 그것이 마치 자신을 소홀히 하는 자신의 삶을 헛되이 보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긴장'과 '깨어 있음'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쉽은 긴장과 연결된 쉼이 아니라 '깨어 있음과 연결된 쉼'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긴장은 '하는'것이 지 '있는'것이 아닙니다. 즉 '행위'입니다. 이에 반해 깨어있음은 '있는'것이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즉 '상태'입니다. 행위는 소유에 이끌려 들어가고, 상태는 존재에 이끌려 들어갑니다. 소유는 손안에 넣으면 고착되지만 존재는 그대로 흘러갑니다. 긴장하면서 목표를 설정하고,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 과실을 손안에 넣는 것이 우리의 삶의 모습이어서는 안됩니다. 그저 단순히 깨어 있는 가운데, 주의의 모든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것들이 저절로 흘러가도록 버려두는 삶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p140)
이러한 것들을 위해 저자는 우리에게 세가지를 권하고 있다.
떠나라. 접속하며 찾아라. 앉아라.
우선 자신에게 익숙한 것에서 떠나서 자신만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향기를 찾아 자신만이 앉을 수 있는 고유한 자리를 접속하여 그곳에 앉아 명상을 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깊게 앉았을 때 삶을 살아낼 수 있는 내적 에너지를 길어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조적인 발상이 샘솟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마련되는 것입니다. (p177)
그에게는 살면서 느끼는 어렵고 힘든 감정도 꼭 겪어야 할 마음수행이며, 함께해야 할 감정들이다. 세상에는 좋고 나쁜것을 가릴 만한 것이 없다. 좋고 나쁜 것을 갈라놓고 서로 싸움을 벌이는 것이 화근이라고 말하고 있다. 감정이 흘러가는 대로 두면 오히려 좋아진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저 스스로를 놔두면 나쁜쪽으로 가지 않을까 두려워 하지만 우리에게는 귀하고 좋은 재능과 자질을 갖추고 있기에 자질이 발휘될 수 있는 여건만 조성해주면 된다고 역설한다.
이 점에서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그럼 범죄자들도 그들의 감정대로 놔두어도 범죄를 일으키지 않을까? 아마도 그런 상태로 만들기 위한 교육이 먼저 선행되야 하는건 아닌가? 깊은 명상을 통한 자신의 훈련이 없으면 감정을 놓아주는 행위는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결혼에 대한 그의 생각은 참 좋았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결혼을 한다. 물론 사랑하니까 결혼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사랑할만하니까 사랑하는 것이다. 자신이 조금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돌아서 버리는 약팍한 사랑 아닌가. 그러나 유시찬 신부는 연애와 결혼 또한 마음수행의 일부라고 말한다.
설렘과 기쁨, 감동과 환희가 잘 버무려져 있는 접시안에 여기저기 독하고 쓴맛이 담겨져 있는 것이 바로 연애와 결혼입니다. 하지만 단 한 번 뿐인 인생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삶이 무엇인지 통찰하려는 이들에게 결코 피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수많은 난관들이 놓여 있기에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그 끝에는 형언할 수 없는 의미와 가치가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입니다. 결코 그 어느 수도자들의 구도에 뒤지지 않을 아름다운 수행의 길입니다. (p47)
다 서술하지는 못하지만 좋은 내용이 상당히 많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이 꼭 들어야 할 이야기들이다.
다만 말이 너무 어렵다.ㅠㅠ
정말 어려워서 몇번씩 다시 되새기면서 읽어야 했다. 이글을 쓰면서도 몇몇 문장을 다시 읽어보니 이제야 이해가 되는것도 있고, 아직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것도 있다.
그리고 너무 많은 말과 주제를 책속에 넣은 듯 하다. 아님, 너무 간단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설명했거나...
결국엔 땅만 보고 달리지 말고, 잠시 멈추고 사색과 명상을 하라는 건데, 사실 명상은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른다. 조금더 구체적으로 방법을 가르쳐 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그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 있기는 하다.
그저 골방에서 기도나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영성이란 자신과 이웃과 자연, 세계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땀 흘려 매진하여 우주전체를 끌어안고 생명을 가꿔나가는 것입니다. (p184)
그러나 설명이 그리 쉽지는 않다.
나는 이 책을 다시 읽어야 할 듯 싶다.
이해가 될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