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회이명 - 영화 인문학 수프 시리즈 2
양선규 지음 / 작가와비평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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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양선규

 

 

 

 

 

용회이명 - 어두운 곳에서 빛은 빛난다.

 

인문학 수프 시리즈 두번째로 이 책은 영화에 대한 책이다. 

전작 <장졸우교>와 마찬가지로 영화 30여편에 대한 저자의 단상들로 이루어져 있다.

영화 저변에 깔려있는 철학적 주제와, 그에 대한 고찰.

배우들의 연기를 통한 저자의 개인적인 단상.

영화와 함께했던 추억들과 그것에 관한 이야기들.

이 모든것들이 함께하고 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인문학의 소재가 될 수 있을까?

상업성을 가진 영화라는 쟝르가 본질만을 추구하는 인문학의 하나로 생각되어 질 수 있을까?

과연 인문학으로서 고찰해볼 가치가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명확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영화는 본디 상업성을 떠날 수 없는 숙명을 지닙니다. 1인 작업인 소설, 회화, 작곡등과는 달리, 집단 작업으로 엄청난 제작비를 감수해야 하는 부담을 지지 않을 수 없는 태생적인 한게가 있습니다. 관객의 취향과 기대를 만족시키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좀 특별한 예술이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가 인문학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가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습니다.

(중략)

그러나 소통되지 못하는 인문학이 더 이상 인문학이 아닌 이향,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 영화라는 현대 예술의 총아를 그냥 방치 할 수만은 없는 일이었습니다.

용회이명, 어쩌면 영화야말로 인문학적 가치와 태도를 자신의 어둠으로, 보다 극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p4)

 

저자의 이런 생각에는 영화가 단순히 상업성만을 가진것이 아니라 작가나 감독의 확실한 주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정확한 메세지가 영화안에는 존재한다. 거기에 배우의 연기까지 가미되어 그들의 마음이 담긴 주제까지도 같이 전달되는 것은 아닐까?

 

모든 이야기의 궁극적인 주인공은 그 이야기를 전하는 자다. 그가 전하는 사실이나 사건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누가 그 이야기를 전하는가'이다. 그러므로 이떤 이야기든, 소설이든 영화든 신문기사든, 주인공은 작가(감독, 기자) 자신이다.      (p81)

 

그래서 영화안에는 철학이 존재한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확실한 철학의 기반위에 세워져 있지 않으면 영화는 흩어지는 소리와 지나가는 영상에 불과하다.

이러한 철학적 기반을 저자는 고찰하고, 연결하고, 구성하여, 정리해주고 있다.

 

 

솔직히, 지난 작품 <장졸우교>에 비하면 조금은 재미가 없는 책이었다. 재미라 함은 술술 읽히는 즐거움과 조금 어려운 문장을 대하는 뿌듯함, 그리고 깊은 주제를 다루는 뇌의 활발한 활동등이 다 포함되어 있는데, 전작보다 술술 읽히 않았고, 어려운 문장은 주술이 너무 멀어 난해했고, 주제는 너무 산만하게 느껴졌다.

전작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수긍하고 이해하며, 내가 설득을 당했었는데, 이번작에서는 그래서? 무얼 말하고 싶은거싲? 라며 되묻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한 영화안에서 다룰 수 있는 많은 주제와 기법들을 다 이야기 하고 싶었을까? 논리의 근거가 이리저리 산만하게 움직여 중심을 잡기가 어려웠다. 그에 비해 전체 내용은 어렵지 않았지만 어렵게 풀어 쓴 듯한 기분이 들었다. 거기에 조금은 예전에 쓴 듯한 느낌까지 받았다. (진실은 알수 없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내가 알고 있는 저자의 뛰어난 문장력과 글을 이끌어가는 필력을 믿기에 또 다시 나는 다음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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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사벽은 없다
최영훈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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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국제MIA 최영훈

 

 

넘사벽.

을 수 없는 차원의 .

자신이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사람이나 자신이 넘볼 수 없을 것만 같은 특정직업군을 지칭하는 말.

 

난 이 뜻을 알지 못했었다.

젊은이들의 또하나의 은어려니 생각하고 알려하지도 않았었다.

이 단어의 뜻을 알게 된 순간, 이런 말이 나올수 밖에 없는 청년들의 현실이 안타까웠다.

정말로 많이 애쓰고 살고 있는데, 자꾸만 막혀가는 현실의 장벽에서 무참히 쓰러져가는 그들의 지친 몸이 눈에 선했다.

너무나 힘들기에 넘사벽이라 부르며 스스로를 자조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여기에 넘사벽은 그저 자신이 만들어 낸 가상의 벽이자 허상일 뿐이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다.

넘을 수 없는 벽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넘을 수 있는 벽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많은 젊은이들이 이렇더라 저렇더라라는 확실하지 않은 '카더라' 정보속에서 지레 겁을 먹고 자신의 꿈을 접는 것을 안타까와한다.

그래서 당당하게 정보를 요구하고, 많은 실제 사례들을 모아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국제MIA와 함께하는 이상동몽 블로그를 탄생시켰다. 그로 인해 많은 젊은이들이 다시 꿈을 불태우고 있다고 한다.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나이, 학벌, 스펙등의 다른 요건으로 인해 좌절 하지 말고 꿈을 키워나가라는 주된 메세지로 이루어져 있다. 그것을 다섯장의 챕터에 나누고 또 다시 작은 이야기들로 나누어 전한다.

중간 중간 앞서 노력한 많은 이들의 명언과 책에서 발췌한 많은 좋은 글귀들도 함께한다.

또한 실제로 저자에게 도움을 받아 성공했던 사람들, 그리고 좌절에서 벗어나 노력하는 사람들, 그리고 고민을 상담하러 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생생하게 전하고 있어 그들의 이야기를 통한 회복도 이루어지게 하고 있다.

 

 


 

알맞은 사진과 삽화의 삽입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고,

눈에 띄기 쉬운 일러스트와 다양한 크기의 활자체를 사용해 쉽게 읽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사실 식상할 수도 있고, 뻔한 이야기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내용은 상당히 훌륭한 것들이 많다.

청년들의 실제적인 고민과 어려움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본 사람이 가장 실제적이고도 현실적인 방법으로 풀어주고 있기에 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고나 할까.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청년들은 힘을 얻는다.

또 나혼자 힘들어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들 함께 노력하고 애쓴다는 사실이 힘을 더 북돋아 주는 듯 하다.

어떤 이들은 나이가 많다고 한다. 가진것이 없다고 한다. 학벌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러나 모두에게는 모든것을 뛰어 넘을 만한 열정이 있다.

 

나는 넘사벽을 위대한 사람이 아니라 '위대한 도전'과 '위대한 노력'을 가했던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회에서 경의와 존경, 추종과 숭앙을 받아야 할 '위대함'은 그들 자체가 아니라 '평범한 인간의 도전과 노력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도전과 노력을 하는 위대한 청춘을 살았다.                 (p307)

 

꿈을 가진 청춘들 모두, 그들이 넘사벽이 될수도 있다.

그런 날을 위해 그들은 오늘도 달리고 있을 것이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 마라?

이제 오르지 못할 나무를 쳐다보는 그들.

그들은 청춘이다.

 

 

 

내용 하나하나는 상당히 재미있고 유익하다.

그래서 오히려 산만한 경향도 있다.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 했기에...

아마도 그건 블로그에서 이루어진 내용들이 수록되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청춘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권하고 싶다.

낯간지럽고 유치한 위로라 할지라도 그것이 필요할때가 우리에게는 있다.

그런 기댈 어깨가 되어 줄 책이 바로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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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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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박웅현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화두로 삼아야 할 것이 무엇일까?

어떤 것들을 생각하며 기준을 잡고 살아야 할까?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면 여러가지 단어들이 떠오를 것이다.

세상 사는데 필요한 돈과 명예, 권력등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을것이고, 사랑과 배려를 꼽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정의와 평등을 부르짖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저자 박웅현은 자신의 스무살 딸에게 말하듯이 젊은이들에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로 한다기보다는 반드시 생각하고 짚어주었으면 하는 것들을 던져주고 있다.

 

 

2012년 10월부터 두달여간 이십여명의 20, 30대 들과 함께 만나 젊음에 필요한, 아니 살아가면서 꼭 생각해봐야 하는 여덟가지 키워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의 결과물로 이렇게 또 한권의 책을 묶어내게 되었습니다. (중략)

제가 강의에서 이야기했던 여덟개의 키워드는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입니다. 여덟개로 쪼개놨지만 모든 단어는 결국 연결이 되면서 하나의 방향으로 나갈 겁니다.         (p7)

 

 

 

 

 

 

이 여덟단어를 보면서 처음에는 조금 생소함을 느꼈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었다. 그 단어들이 어떻게 엮이고 이어져서 하나의 흐름을 이루어낼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 나갈 수록, 얼마나 필요한 핵심적인 여덟단어인지를 알게 되었다.

 

 

 


 

 

자존.

내 자신을 존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것이다. 올바른 자존감이라면 나 이외의 다른이들도 소중히 여기게 된다. 다른이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고, 내 안에서 내 길을 인정하듯이 남의 길도 인정한다. 아주 기본적인것이지만 우리가 잘 지키지 못하고 있던 것은 아닌가.

본질.

같은 의미에서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하는 현상이 아닌, 주변것이 아닌, 본질을 찾아야 함은 당연하다.

고전.

그 본질에는 오랜 세월동안 검증을 거쳐 사람들 사이에 살아남은 고전이 들어있다. 그 고전을 찾아내어 그 퐁요로움을 만끽하는 것도 인생에 있어서 필요한 작업이다.

 

 



(평소에 미술 작품을 보던 눈이 새로운 광고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다.)

 

 

 

견.

빠르게 변화는 현대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창의적인 힘이 필요하다. 그것은 무엇으로 얻어낼 수 있을까?

바로 모든 사물을 잘 보는 것, 견이다.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선이 아닌, 대상의 마음속을 움직여 그 입장에서 바라보고 관찰하는 것이다.

현재.

그렇게 우리는 현재를 살아간다. 직선적인 선이 아닌 원형의 시간안에 마치 개처럼 순간순간 최선을 다한다.

권위.

그러다 보면 어쩔수 없는 권위에 맞닥뜨리게 될 때도 있다. 그러나 강한자에게는 강하게, 약한자에게는 약하게 권위를 이용할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회사에서 걸어나오는 스티브 잡스의 모습에선 우리가 상상하는 CEO의 권위는 보이지 않는다.)

 

 

소통.

남과의 소통을 위해서 우리는 먼저 다름을 인정하고, 문맥을 생각하며, 생각을 디자인해서 말 할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배려를 기반을 두고 있다.

인생.

이 모든 단어들은 인생속에 어우러져 있다. 그 인생을 반드시 꿈을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살지 말자. 인생에는 공짜가 없으니 매순간순간을 살면 기회가 온다.

 

묵묵히 자기를 존중하면서, 클래식을 궁금해 하면서, 본질을 추구하고 권위에 도전하고, 현재를 가치있게 여기고, 깊이 봐가면서, 지혜롭게 소통하면서 각자의 전인미답의 길을 가자.                (p237)

 

 

 

여덟 번의 강의 형식을 띤 이 책은 찬찬하면서도 물 흐르듯 말하는 방식으로 편하고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짧은 문장 안에 메세지를 전하는 광고인 답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초점을 벗어나지 않고, 그에 대한 근거 논리도 광범위하면서도 산만하지 않으며, 재미있으면서도 무게중심이 있는 것들이었다. 생경한 듯한 여덟 단어가 모두 의미가 있으며 수긍이 가게 만드는 문장력, 또 그만의 경험과 위트로 흐름을 이끄는 능력, 중간 중간 삽입된 사진으로 읽는 내내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은 도끼다>를 읽었을 때도 참 글을 잘쓴다 라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자신의 생각을 이렇듯 쉽고 강렬하게 풀어낼 수 있다니 참으로 대단하다.^^

특히, 마음을 흔드는 문장.

 

그러니 완벽한 선택이란 없습니다. 옳은 선택은 없는 겁니다. 선택을 하고 옳게 만드는 과정이 있을 뿐입니다.          (p141)

 

항상 선택에 대한 후회를 갖고 사는 우리들. 내가 한 선택이 과연 정답일까를 가지고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말한다. 정답은 없다고. 내가 한 선택을 옳게 만들고, 내가 한 선택이 정답이 되도록 이끄는 길 밖에 없다고...

오늘 내내 이 말에 나의 마음은 흔들렸다.

 

 

 

 

 

지은이에 대하여

 

 

제일 기획에서 광고 일을 시작해 현재 TBWA KOREA의 ECD로 일하고 있으며

칸국제광고제, 아시아퍼시픽광고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새로운 생각, 좋은 생각을 찾아 그것을 사람들과 나누기를 좋아한다.

그의 대표적인 카피 또는 캠페인으로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사람을 향합니다> <생각이 에너지다> <진심이 짓는다>,

 SK 텔레콤 <생활의 중심> 캠페인, 네이버 <세상의 모든 지식> 캠페인 들이 있다.

쓴 책으로 『책은 도끼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공저) 『시선』(공저),『디자인 강국의 꿈』(공저), 『아트와 카피의 행복한 결혼』(공저)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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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박연 - 상 - 벨테브레, 역사가 기억해주지 않은 이름 조선인 박연
홍순목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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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홍순목

 

 

 

벨테브레. 역사가 기억해주지 않은 이름

 

명청 교체기와 왜란, 호란으로 나라가 어지러울 때 세계는 조선이 모르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었다.

서구 열강들이 자신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또는 새로운 문물 교역을 위해 멀리 더 멀리 뻗어나가고 있을 때였다.

 

얀 얀스 벨테브레는 네덜란드동인도회사의 소속 선원으로  무역선을 타고 여러나라를 돌아다녔다. 그러다 불미스러운 일로 선장을 무인도에 내치고 다른 선원들과 살기위해 해적질을 하게 된다. 풍랑을 만나 아무도 모르는 미지의 땅 꼬레 조선에 표류하게되고 그뒤로 평생의 삶을 조선에서 살게 된다.

그와 그의 동료,히아베르츠와 피에테르츠는 왜의 첩자라는 의심속에 고문을 당하고 목숨이 위태롭게 되었지만 그의 총솜씨를 본 이완과 구연수에 의해 외인아병으로 있게 된다. 조선인으로서 살게 되긴 했지만 그들의 고초는 심했다. 양귀라고 멸시를 당하고, 양반들의 연회에 나가 춤과 노래를 부르는 등 꼭두각시 노릇까지 해야 했다. 그러는 속에서도 그들은 조선이라는 나라에 살고 있는 진짜 주인, 백성들의 삶을 체험하게 되고 그들의 마음을 점점 알아가게 된다.

왜구를 소탕하고, 병자호란을 겪으며 외인아병의 용맹함과 출중함을 보이기는 하지만 언제나 그들의 공은 뒷전으로 밀렸다. 그 와중에 히아베르츠와 피에테르츠는 장렬한 죽음을 맞고, 그들과 동거동락 했던 부르카가 목숨을 잃는다.

효종이 즉위하여 본격적인 북벌정책을 펼친다. 약 10년간의 준비과정에 벨테브레 박연은 대포를 만드는데 주력을 한다.

비록 효종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그 결실은 보지를 못했지만 그는 처음으로 귀화한 도래인으로서 그 누구보다 조신백성을 사랑하며 살았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신명은 절대 저 가여운 백성들을 돕지 않을 것입니다.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일과는 무관하게 저들은 죽음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나라로부터, 신명으로부터 버림받은 채 굶주려 죽고 적의 손에 맞아 죽는 것이 저들의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그렇다면 그대는 어찌하여 이 일에 이토록 열심이란 말인가?"

"나라가 버리고 신명이 버린다 하여 사람마저 버릴 수야 없는 일이옵니다 .사람마저 저 백성들을 버린다면 저들이 너무 가엾지 않겠사옵니까."

"박 공. 그대의 나라는 어디인가?"

"신의 나라는 조선이옵니다. 전하."           

                 - (하권 p 389)

 

 

박연은 구한말 조선에 들어온 외국인들 처럼 조선에서 대접을 받았던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이른바 지식인층인 양반들에 의해 멸시를 당하며 고초를 겪었다. 그런 그가 마지막에 조선을 떠날 기회가 있었을 때도 떠나지 않고 남았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정말 조선의 그의 나라가 되어서였을까?

아마도 조선인들이 사는, 순박하고 맑은 조선인들이 사는 그 나라 조선을 사랑한것이리라.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웠던 것일까. 그들은 무엇을 위해 죽어갔을까....

이완이라면 대의라고 말했을 것이다. 나라와 민족을 위한 자랑스러운 대의.......

하지만 우리에겐 아니었다. 그들의 그 밝고 아름다운 대의가 윌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아니, 과연 인간에게 목숨을 버려도 좋을 대의란 것이 있기나 한 것일까. 나라든 민족이든 신이든 인간에게 죽음을 강요해도 좋을 대상은 목숨조차 아깝지 않을 만큼 사랑하는 인간밖에는 없는 것이다. 그 밖의 것은 모두 거짓이다.            

           -  (하권  p197)

 

사실 그에 대한 기록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그렇기에 전체적인 윤곽외에는 소설적인 가미가 많이 들어갔을 것이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부터가 허구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자신의 고향인 아닌 곳에서 아무런 미련도 남지 않은 조선을 위해 그가 한 노력과 업적은 진실여부를 떠나 놀라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희소한 기록일망정 나는 그의 생애를 역사적 사실에 바탕해 재구성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엄정한 역사의 자취를 찾으려는 것은 가치있는 노력이 아니다. 내가 더 큰눈으로 주목한 것은 소설적 진실이었다. 소설을 쓰는 동안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진실이 충돌할때 나는 망설이지 않고 후자를 택했다. 소설의 내적 논리에 따라 의도적으로 사실을 변형시킨 부분도 있다. 하지만 실체가 없는 그림자는 없다. 이 소설에 드러난 모든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의 불투명한 그림자이다.        

           -  (상권  p6)

 

 

전체적으로 상당히 방대한 내용이지만 쏙 빨려들어가 읽었다. 역사적으로 변화가 많았던 시기라 배경지식에 대한 사전조사가 상당했으리라 짐작이 된다.

효종의 북벌론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볼수 있었다. 나는 역사시간에 그의 북벌론이 우리나라의 자주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그 시대의 떠오르는 세력인 청을 오랑캐의 나라라고 끝까지 무시하고 앞에서는 벌벌 기는 이중적인 조선정치가들의 잘못된 인식은 조선을 계속 약한 나라로 남게하는 결과를 낳게 했다. 진위는 알수 없으나. 우암 송시열이 효종에게 이제 그만 북벌을 준비하고 백성을 돌아보아달라고 이야기 한것은 아마도 작가의 바램이지 않았을까 싶다.

벨테브레 박연과 그의 동료들에게 그런 대접을 하지 않고 그들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더라면 조선은 어떻게 변화가 되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과 조선인을 사랑한 박연, 그를 우리는 기억해 줄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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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나를 구해줘 - 빛나는 14살, 마음의 감기에 걸린 아이들을 위한 희망 처방전
미야타 유고 지음, 이수경 옮김, 소은희 감수 / 김영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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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미야타 유고

 

 

흔히 십대, 청소년기를 사춘기라고 표현하면서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한다. 그만큼 그들의 신체적, 정서적, 감정적 변화가 심한 때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빠르게 신체가 성장하고 (특히 현대에 들어서), 나름 가치관이 성립해 가고 있지만 아직 완벽하진 않아 모든것이 불일치, 부조화 일때가 많다. 그렇다 보니 다른이 들과 충돌도 자주 일어나고 어떻게 감정 조절을 해야 할 지 모를 때도 많다.

전에는 이런 것들이 단순히 몸의 변화와 자라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뇌구조상으로, 호르몬의 영향이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들어 십대들을 위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들의 마음을 어떻게 읽어주고, 어떻게 대화하고, 어떻게 이끌어 줄 것인가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들이 많이 있다.

그럼에도  <14살, 나를 구해줘> 이 책에 주목하게 되는 것은 우리가 흔히 사춘기의 정상적인 범주 안에서 일어나는 십대의 감정변화 중, 특히 관심을 두고 치료를 요하는 변화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책들은 평범하지만 결코 부모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십대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지에 대해 알려준다면, 이 책은 그 중에서 우리가 주의깊게 살펴 때를 놓치지 않는 치료와 상담이 필요한 경우를 집어 주고 있다.

이른바 마음의 감기에 걸린 아이들을 위한 처방전인 셈이다.

 

먼저 여섯가지의 마음의 병의 사례를 들고 어떻게 치료해야 하면, 주위 친구들은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자세히 적고 있다.

섭식장애, 사회공포, 강박장애, 우울증, 양극성장애(조울증), 조현병(정신분열증)등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이런것들은 정신력이 약해서,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 저자는 못을 박고 있다. 즉, 이런것들도 심장병이나 감기처럼 병이라는 것이다.

 

절대로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병이 아니다. 뇌기능 이상으로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그사람의 성격이나 정신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아두자.          (p91,92)

 

그런데, 우리의 아이들에게 병이 있다는것을 부모님이나 선생님보다는 주위 친구들이 더 빠르게 알게 된다. 그러나 같은 십대로서 그럴 경우 아이들은 당황하고 어떻게 대해 주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그러다 친구에게 무슨일이라도 생기면 혹시 자신 때문이 아닌가 자책도 하게 되고...

그래서 친구로서,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도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것은 역시 친구를 외롭게 만들지 않는것이다. 불안에 맞서는 어려운 과정은 결코 혼자서는 해낼 수 없다. 도중에 좌절하기도 쉽다. 따라서 괴로운 기분을 이해하고 가벼운 말을 걸거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며 친구를 외톨이로 만들지 않으면 된다.             (p59)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친구로서 놀아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만일 친구가 고민을 털어놓는다면 함께 고민해주며 친구를 외롭게 만들지 말기를.                (p167)

 

사실, 대단한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누군가 자신의 옆에 있어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마음의 병을 이기는데에 도움이 많이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마음의 병까지는 아니지만 치료가 필요한 문제행동 다섯가지의 사례를 들고 있다.

게임중독, 등교거부, 폭력행동, 자해행동,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이 경우에도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 상담으로 문제행동을 바로잡아 나갈수가 있다.

 

우리 아이들은 과도한 입시경쟁과 부담감으로 언제나 스트레스아래에 놓여있다. 아직은 성장하는 중인 그들의 마음에 이 모든것들은 너무나 큰 짐일지 모른다.

그래서 마음의 병을 예방하려면 스트레스에 강해지는 법 밖에 없다. 저자는 스트레스 조절을 위해 4가지를 권하고 있다.

 

첫째,주위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둘째,물어본다.

셋째,거절한다.

넷째,푸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의 결정과 결단이 중요할 것이다.

 

무엇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며 살 것이가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병에 걸렸든 걸리지 않았든 그 질문에 답하지 않고 피해버리면 행복은 찾아오지 않는다.

반대로 말하면 설령 병에 걸렸다고 해도 자신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길지 결정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것을 목표로 조금씩 노력한다면 거기에는 분명한 삶의 의미가 있다.   (p247)

 

 

 

정신과의사가 쓴것이라 그런지 논리정연하고 사례에서도 군더더기가 없다.

많은 사례를 열거하며 하고싶은 말을 죽~~~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내용을 잘 분류해 정말 전하고자 하는 핵심만 잘 전달하였다. 어려운 의학용어를 사용하며 혼란을 주지도 않고, 감정적인 면에 치우쳐 흘러가지도 않게 적절하게 호기심을 충족시킨 책이다.

또한 또래 친구들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나와 있어 누구보다 가까이 지내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들도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이 단순한 십대의 행동인지 문제가 되어 아이에게 빠른 치료를 해주어야 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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