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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회이명 - 영화 ㅣ 인문학 수프 시리즈 2
양선규 지음 / 작가와비평 / 2013년 5월
평점 :

지은이 양선규
용회이명 - 어두운 곳에서 빛은 빛난다.
인문학 수프 시리즈 두번째로 이 책은 영화에 대한 책이다.
전작 <장졸우교>와 마찬가지로 영화 30여편에 대한 저자의 단상들로 이루어져 있다.
영화 저변에 깔려있는 철학적 주제와, 그에 대한 고찰.
배우들의 연기를 통한 저자의 개인적인 단상.
영화와 함께했던 추억들과 그것에 관한 이야기들.
이 모든것들이 함께하고 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인문학의 소재가 될 수 있을까?
상업성을 가진 영화라는 쟝르가 본질만을 추구하는 인문학의 하나로 생각되어 질 수 있을까?
과연 인문학으로서 고찰해볼 가치가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명확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영화는 본디 상업성을 떠날 수 없는 숙명을 지닙니다. 1인 작업인 소설, 회화, 작곡등과는 달리, 집단 작업으로 엄청난 제작비를 감수해야 하는 부담을 지지 않을 수 없는 태생적인 한게가 있습니다. 관객의 취향과 기대를 만족시키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좀 특별한 예술이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가 인문학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가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습니다.
(중략)
그러나 소통되지 못하는 인문학이 더 이상 인문학이 아닌 이향,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 영화라는 현대 예술의 총아를 그냥 방치 할 수만은 없는 일이었습니다.
용회이명, 어쩌면 영화야말로 인문학적 가치와 태도를 자신의 어둠으로, 보다 극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p4)
저자의 이런 생각에는 영화가 단순히 상업성만을 가진것이 아니라 작가나 감독의 확실한 주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정확한 메세지가 영화안에는 존재한다. 거기에 배우의 연기까지 가미되어 그들의 마음이 담긴 주제까지도 같이 전달되는 것은 아닐까?
모든 이야기의 궁극적인 주인공은 그 이야기를 전하는 자다. 그가 전하는 사실이나 사건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누가 그 이야기를 전하는가'이다. 그러므로 이떤 이야기든, 소설이든 영화든 신문기사든, 주인공은 작가(감독, 기자) 자신이다. (p81)
그래서 영화안에는 철학이 존재한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확실한 철학의 기반위에 세워져 있지 않으면 영화는 흩어지는 소리와 지나가는 영상에 불과하다.
이러한 철학적 기반을 저자는 고찰하고, 연결하고, 구성하여, 정리해주고 있다.
솔직히, 지난 작품 <장졸우교>에 비하면 조금은 재미가 없는 책이었다. 재미라 함은 술술 읽히는 즐거움과 조금 어려운 문장을 대하는 뿌듯함, 그리고 깊은 주제를 다루는 뇌의 활발한 활동등이 다 포함되어 있는데, 전작보다 술술 읽히 않았고, 어려운 문장은 주술이 너무 멀어 난해했고, 주제는 너무 산만하게 느껴졌다.
전작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수긍하고 이해하며, 내가 설득을 당했었는데, 이번작에서는 그래서? 무얼 말하고 싶은거싲? 라며 되묻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한 영화안에서 다룰 수 있는 많은 주제와 기법들을 다 이야기 하고 싶었을까? 논리의 근거가 이리저리 산만하게 움직여 중심을 잡기가 어려웠다. 그에 비해 전체 내용은 어렵지 않았지만 어렵게 풀어 쓴 듯한 기분이 들었다. 거기에 조금은 예전에 쓴 듯한 느낌까지 받았다. (진실은 알수 없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내가 알고 있는 저자의 뛰어난 문장력과 글을 이끌어가는 필력을 믿기에 또 다시 나는 다음작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