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2)

 

 

 

 


59p 결국은 소중한 사람의 손을 찾아 그 손을 꼭 잡고 있기 위해서, 오직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이 싱겁게 흘러가는 시간을 그럭저럭 살고 있다.

108p 죽는 게 무섭지 않은 인간은 이 세상에 없어. 대신, 하나 가르쳐 주지. 수드라가 수드라에서 벗어나는 법. 인도에서 탈출하든지, 아니면 인도 자체를 바꿔 버리든지. 아무튼, 자기 엉덩이는 제 손으로 닦을 것. 손이 움직일 때까지는.
 
115 "이 꽃 물망초란 꽃이야. 이름 정도는 들어 본 적 있지? 그리고 이 꽃에는 꽃말이 두 가지 있어. 하나는 '진실한 사랑' 그리고...... 날 잊지 말아요. 날 잊지 말아요....... 날 잊지 말아요...... 날 잊지 말아요...... . 아, 이 얼마나 완곡한 방법인가. 그리고 이 얼마나 고리타분한 사랑의 형태인가. 하지만, 이렇듯 곱고 따스하다. 나와 도리고에 씨는 거의 동시에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엉엉. 꺽꺽. 흐흑흐흑. 아무튼 온갖 소리를 지르며 한참을 사방 아랑곳하지 않고 울었다."
(꽃 中)
 
185 연애의 시작은 설레는 가슴과 미칠 듯한 그리움과 짙푸른 희망이다.
그리고 연애의 끝은 그 대상과의 결별이며 동시에 연애를 했던 자기 자신과의 결별이기도 하다. 활활 타올랐던 연애의 빨간 불길은 한 인간을 집어삼켜 재로 만들거나, 때로는 그 불길 속에서 새로운 인간을 낳는다. 타고 남은 재가 숨을 얻어 다시금 살아나는 것이다.
재가 되어 사라지는 인간은 온갖 증오와 절망과 회한과 복수심으로 들끊는 가슴을 안고 자신의 존재를 서서히 소멸시킨다. 그 때 삶은 곧 죽음이다.
그러나 연애의 선물인 회한의 눈물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은 과거를 소중하게 껴안고, 그 기억을 삶의 버팀목으로 삼아 질기게 살아남는다. 그리고 사랑했고,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영원히 놓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옮긴이의 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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