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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1 ㅣ 얼음과 불의 노래 1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http://crabbit.tistory.com/165
http://mirror.enha.kr/wiki/%EC%96%BC%EC%9D%8C%EA%B3%BC%20%EB%B6%88%EC%9D%98%20%EB%85%B8%EB%9E%98
첫번째 글은 얼음과 불의 노래 (= 이하 얼불노) 번역에 관한 짧게 정리된 의미있는 글입니다. 먼저 읽어 보시고 시작하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번째 글은 얼음과 불의 노래에 관한 여러 잡 지식 및 정보에 관한 '엔하워키 미러'의 글입니다. 이 소설의 팬이라면 꼭 한번 읽어 보시는게 좋겠습니다.
(열 받은 독자들이 오역도 손수 정리해 놓았네요ㅎ)
기나긴 얼불노 그 첫번째 시리즈인 왕좌의 게임 편입니다. 솔직히
작년 후반기에는 이 시리즈를 읽다가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서 한달여간 손에서 책을 놓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 왕좌의 게임은 전 2권으로 각 책이 600페이지 정도 입니다. 합치면, 1200페이지 정도 이죠.
다음 편인 '왕들의 전쟁', '성검의 폭풍', '까마귀의 향연' 모두가 점점 분량을 늘려가는 책인지라요,
한동안 엄청나게 두꺼운 이 시리즈를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다가, 소설 자체에 대한 열정이 급 시들시들 해졌더랍니다.
정말 웬만한 두께에는 꼼짝 않는 저이지만, 끝나지 않을것 같은 그 거대한 압박이라니,,
그렇게 고생고생을 하면서 찾아 읽은 책인데도, 완독과 동시에 관심이 급 꺼져버리는 바람에 후기도 이제야 쓰게 되었네요.
개인적으로
국내에도 상당히 풍부한 환타지문화의 저변이 형성되어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 중국등 해외에 수출되고 있는 양질의 컨택트뿐 아니라,
비록 좁고 어둡고, 마니악한 경로를 통해서지만, 나름의 열독자층도 존재하고요.
우리나라만 특유의 독특함과 결부되어 상당히 수준이 높은 소설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 환타지의 수준차이가 천차 만별이기도 하고, 개인적인 호불호때문에 (저는 전통무협의 Old 팬입니다.ㅎ)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등 사회적인 이슈성을 가지고 있다거나,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일부 외국의 환타지만을 섭렵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엄연히 말하자면 환타지 문학의 전문가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많은 이들이 분통을 터트리며 오역을 지적하는 이 책의 번역이 나름 괜찮게 읽히더군요.
뭐 어쩌면 순문학 쪽에는 이것보다 더 한 굉장한 오역들이 넘실되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네요.
위의 사이트가 지적하고 있는 디테일한 무기명이라던지,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오역은
문외한인 저로서는 딱히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국내 정발판도
일반 독자에게 읽기 가능할 정도의 가독성을 가지고 있으며, 소설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해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과감하게 말하고 싶네요.
물론 그렇게 읽는 것이 이 소설을 이해하는 최하 단계이며, 꼭 원서로 읽어 보라는 분들이 있다면,,,,
정말 정말 할말이 없습니다만,,,
미국에서 동명의 드라마로 영상화 되었고, 이 드라마가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얻었죠?
저도 이 소설을 먼저 읽고 드라마를 접했습니다, 소설과 드라마가 거의 같은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싶네요.
용의 부화와 같이 시리즈를 끝날때 마다 남겨두는 밑밥도, 내심 주인공으로 낙점하고 있었던 인물들의 어이없는 죽음들도
원작을 충실하게 재연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물론 비중이 떨어지는 몇몇 인물들은 사라져 버렸고요, 원작의 성격묘사나 디체일한 구성에 있어서
드라마가 소설을 따라잡을수는 없습니다만,
영상에서 요구되는 시간이며 경비의 제약을 감안하고 보았을 때, 드라마가 원작과 최대치의 유사함을 안겨 주는데 성공했다고
과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아무튼 이건 원작 소설에 관한 리뷰니까요, 다시 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1부만으로는 이 시리즈의 모든 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한명의 선행 독자로서
1000 페이지에 달하는 긴고 긴 소설을 다 읽고도, 이것이 아주 일부일 뿐이며, 더 거대한 이야기들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모순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이 사실은 정말 정말로 진실이고요, 어쩌면 이것이야 말로 이 얼불노시리즈를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되네요
대부분의 환타지 소설이 성장과 반전에 집중하기 위해서,
'10년후' '20년후' 라는 장치들을 너무나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 소설은 아주 작은 중략도 없이
극중 인물들이 이루어 내는 모든 성장과 변화를 최대한 근접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독자들은 지금까지 환타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굉장히 느리면서 정교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하나하나 들여다 볼수가 있습니다.
이건 정말 독특하면서도 특별한 즐거움이고요, 또한
지금까지 찾아 볼수 없었던 류의 것이고요.
또, 일반적인 환타지 팬들이 기대하는 '드래곤'이나 '마검' '마법'이나 '마녀'가
극의 전편에 걸쳐 점점이 드러나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요,
이러한 환타지적인 측면들은 '절대 힘' , '절대 권력'으로서 라기 보다는
일상적인 것들과의 충돌로 늘 어려움을 겪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요
갓 태어난 드래곤은 너무 작고 아무런 힘도 없기 때문에 애지중지하며 키워야 하고요.
'아더'라는 초인적인 존재와 맞서야 하는, 벽의 수호자들은 지배자들의 무관심과 권력싸움에 휘말려 굶주림에 시달립니다.
이렇게 초 현실적 세계관은 배경으로서 가능성에 충실하고요, 이 소설은 대체로
권모술수와 성장을 중심으로 새롭게 편성되는 세계를 그리는 '디테일하면서도 또한 거대한' 시대물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요, 이 소설은 해리포터 보다는 삼국지에 가까운 소설입니다.
그중에서도 1부 왕좌의 게임편은 가문이며 인물들에 대한 시작점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뒤에 부록으로 정리되어 있는 각 영주의 상징들과 관련 인물들을 앞뒤로 살펴가면서 천천히 읽기를 추천드립니다.
섯불리 휙휙 넘기시다가, 듣보잡이었던 인물이 갑자기 부상하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야 새로 읽어야 되는 경우가 발생할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이 모든 것을 알아감으로서 머리속에 자박자박 정리되어 가는 세계관에 대한 즐거움은 그 어느 소설보다 굉장합니다.
하지만!
책 자체에 대한 열정을 잃을 정도로 거대한 허무함을 안겨주는 책이므로,
개인적으로 '소장을 권장' 하고 싶지가 않네요.
물론 소장하지 않고 이 긴긴 책을 어디서 읽을 수 있겠습니까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