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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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쓰기전에는 주요 온라인 서점의 서평을 한번 훌어 봅니다.

 

저와 같은 의견이 있는 사람은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저와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또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 지켜 보는 거지요.

 

그러면서 제 의견을 조금씩 정리해 나간다고 할까요.

 

책을 읽은 후에 감상이란 대저, 좋다 나쁘다라는 감정은 있지만, 조그마한 감정들이 뭉뚱그러진 복합체 같은 것이기 때문에

 

제 감정의 출처를 풀어 나가기에 실마리를 잡아낸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인터넷에 많은 찬사의 글이 보이더군요. 사실은,

 

이 소설만큼 호불호가 없이 찬사 일색인 작품은 또 처음 보네요. 온통 별 5로 도배가 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나쁜 평이라고 해도 별 3개가 고작이었어요. 대단합니다.

 

이 소설에 관해 올라온 리뷰의 수준 또한 굉장했어요, 언뜻 읽으면 뭐가 뭔지 알수 없는 내용들도 있더군요.

 

 

 

어찌됐든

 

대다수의 의견에 미미한 소리를 보탤뿐이라는 게 약간은 불만족 스럽기는 하지만,

 

이런 미미한 저조차 대다수의 사람들의 의견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박범신님의 소설은 단 한권을 읽었을뿐이고 그 소설은 '촐라체'였습니다.

 

우연이 반복되는 개연성 떨어지는 이야기구조로 인해 별로 좋지 않은 평가를 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 평가를 조금은 철회하고 싶어요. 아무튼 이 소설은 그 모든 기억을 만회할 정도로 좋은 소설이었으니까요.

 

 

 

일단 모든것을 떠나서 문장이 좋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소설은 여러 가지 형식을 통해서 독자에게 전달되는데요.

 

때로는 시인 '이적요'의 시선으로 때로는 '서지수'의 시선으로 때로는 이적교의 일기장에 씌여진 글의 형식으로

 

여러가지 방식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만,

 

서로 다른 방식에 꼭 맞는 감칠맛을 가지고 문장들이 존재합니다.

 

사실은 이런 문장들로 단지! '한 챕터'를 끌고 갈뿐 이라는 사실이 아까울 정도 였습니다.

 

한권이나 한 묶음의 책들도 만들어 낼수 있을거예요.

 

 

 

계속해서 문장의 이야기를 하자면, 문장이 소설에서 할수 있는 모든 역활을 한다고나 할수 있겠는데요,

 

이야기의 흥미나 가독성을 유도할뿐만 아니라,

 

역활 자체의 성격이며 문화적 수준을 알려주는 역활을 함으로서, 캐릭터에 대한 공감을 한층 가중시키고,

 

이해도를 명확하게 해줍니다.

 

예를들면, 노년기의 이적요 시인이 17세의 어린소녀에게 사랑과 동경의 마음을 품어 가는 과정은,

 

도덕적으로나 사회적인 기준으로 상당히 동의를 끌어내기 어려운 감정이지만, 

 

진정성에 호소하는 그리고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끌어냄으로서 독자들에게 무난히 설득을 끌어 냅니다.

 

 

 

한국에서, 이런 문장이, 그것도 한명의 시선이 아니라 여러명의 인물들이 동시에 끌고 가는 장편소설에서 지금까지 존재했었던가?

 

정말 이런 의문이 절로 들 정도의 표현으로서, 번역체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강렬함.

 

시인 이적요가 실존하는 인물은 아닌가 진지히게 고민하게 만들정도로 디테일함이 살아 넘쳤습니다.

 

 

더 중요한건 문장의 대가라면 빠지기 쉬운 유혹

 

문장으로만 모든 서사를 이끄는 허세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소설 전체를 통틀어 이야기의 균형을 잃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사실은 제가 소설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었다면 문장따위는 아예 보이지 않았을 거예요.

 

이야기 자체를 압도하는 류의 문장이라기 보다는 소설자체에 충실한 문장이라고나 할까요.

 

한마디로 대단한거죠!

 

 

개인적으로

 

이 소설이 정말 독특하게 다가왔던건 극의 가독성을 주는 지점과 글이 남기는 여운이 서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보통 미스테리나 서스펜스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소설이라면

 

긴박한 흥미진진함 자체가 주요 구성으로 책을 완독한후에는 흥미진진함의 장치로 사용되었던 부분과 그 결과가

 

여운으로 남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자면 슈퍼맨이 악당에게 괴롭힘을 당하다가 극적으로 물리치는 이야기! 에서 슈퍼맨의 좌절과 그 극복,

 

여러 추리소설에서 등장하는 명민한 형사가 미궁에 빠지고 그 형사가 미궁의 트릭을 밝혀 내는 이야기!

 

에서 형사의 미궁에 빠지는 모습과 트릭을 풀어나가는 모습 ,

 

이렇게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위기와 그리고 결론을 위주로 소설의 잔상을 기억해 냅니다.

 

(이런게 꼭 장르소설이나 만화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는건 아시겠죠?)

 

 

 

하지만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이적요와 은교의 사랑 혹은 이적요와 서지우와의 치열한 다툼 그자체보다는

 

이적요가 대변하는 '늙음'이 주는 '허망함'과 은교의 '젊음'의 대비자체가 강렬하게 아로 새겨집니다.

 

이상한 일이죠,

 

책을 끌고 가는 실질적인 가독성은 누가 서정주를 죽였는가 그리고 그속에 감추어진 비밀인데,

 

책을 다 읽고 나면 늙음 그리고 집착, 소유와 사랑,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어떤 진리로 귀결되다니요.

 

 

참으로 이상한 일이라고 할수 있으면서

 

이는 결국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힘' 이라고 볼수도 있겠습니다.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를 말하는게 아닌,

 

이야기를 통해 인생을 말하는 소설말이죠.

 

 

진정한 의미에서의 순문학과 장르문학의 크로스 오버라고 할만한 소설입니다.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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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유진 푸른도서관 9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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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유진'입니다.

이 소설을 읽게 된 계기 역시 지식In 인데요, 이 소설 역시 청소년들이 무슨무슨 소설을 좋아합니다.

라는 글에 정말 자주 등장하는 소설이었죠. 이제서야 챙겨 읽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깜짝 놀랐음을 고백합니다.


정말로 좋은 소설이라서요,,, 정말 정말 좋은 소설입니다.



지금까지 접한 청소년 문학이란 대체로 문장의 완성도며 글의 완성도는 성인 문학에 비해 함량이 부족하지만,

 

출중하게 전해지는 메세지나, 청소년 시기에 느낄법한 감정의 강렬함을 위주로 하는 소설이었는데요.

 

제 스스로가 아주 좋았다고 여기었던 소설조차 실은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청소년 소설의 모든 장점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일반적인 성인문학을 뛰어넘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캐릭터의 성격을 잘 담아내고 있는 특유의 문장이며, 정신없이 흘러가는 이야기 가운데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안정적인 호흡,

 

거기에

 

개성있는 캐릭터들의 대화로 엮어지는 문장들을 곱씹으며 읽다보면,

 

이것이 가독 뿐만 아니라, 문학적으로도 미학적으로도 상당한 수준의 소설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또 아동 성추행이라는 사회 이면의, 밝지 않은 소재를 다루면서도요,


치우치거나, 혼란스러움 없이 자기 자신의 흐름을 유지하는 점도 굉장했습니다.

 

이야기는 흐트러지 않으면서, 동시에 사회 고발적 의식 또한 고취되고요,

 

 

책을 읽으면서, 제가 지금 무슨책을 읽고 있는건가 반추하며 표지를 몇번씩이나 들어보았습니다.

 

'이것이 청소년 문학인가?' '이것이 유진과 유진이라는 평범한 제목의 책인가?' 같은 생각을 하면서요,

 

여러가지 면에서 허명뿐인 대가들이 본받아야 마땅한 소설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습니다.

 

 

이 소설은 마치 스마트 폰과 같이요,,, 자신의 영역의 가능성을 성큼 끌어 올리는 소설이었고요,


제가 스스로가 가지고 있던 청소년 소설에 대해 낮게 평가하는 마음이라던가,

두명의 여고생이 등장하는 소설들에 바라는 수준을 상한치에 이르렀습니다.

 

아니요,,,,  상한치 자체를 올려 버렸다고 해야겠네요.

 

정말로, 이제는 평범한 2G 핸드폰에는 만족할수 없을 것 같이, 평범한 청소년 소설에는 만족할수 없게 되버렸습니다.

 

 


굉장한 소설, 굉장한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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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1 얼음과 불의 노래 1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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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rabbit.tistory.com/165

 

http://mirror.enha.kr/wiki/%EC%96%BC%EC%9D%8C%EA%B3%BC%20%EB%B6%88%EC%9D%98%20%EB%85%B8%EB%9E%98

 

첫번째 글은 얼음과 불의 노래 (= 이하 얼불노) 번역에 관한 짧게 정리된 의미있는 글입니다. 먼저 읽어 보시고 시작하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번째 글은 얼음과 불의 노래에 관한 여러 잡 지식 및 정보에 관한 '엔하워키 미러'의 글입니다. 이 소설의 팬이라면 꼭 한번 읽어 보시는게 좋겠습니다.

 

 (열 받은 독자들이 오역도 손수 정리해 놓았네요ㅎ)    

 

기나긴 얼불노 그 첫번째 시리즈인 왕좌의 게임 입니다. 솔직히


작년 후반기에는 이 시리즈를 읽다가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서 한달여간 손에서 책을 놓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 왕좌의 게임은 전 2권으로 각 책이 600페이지 정도 입니다. 합치면, 1200페이지 정도 이죠.

 

다음 편인 '왕들의 전쟁', '성검의 폭풍', '까마귀의 향연'  모두가 점점 분량을 늘려가는 책인지라요,


한동안 엄청나게 두꺼운 이 시리즈를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다가, 소설 자체에 대한 열정이 급 시들시들 해졌더랍니다.

정말 웬만한 두께에는 꼼짝 않는 저이지만, 끝나지 않을것 같은 그 거대한 압박이라니,,


그렇게 고생고생을 하면서 찾아 읽은 책인데도, 완독과 동시에 관심이 급 꺼져버리는 바람에 후기도 이제야 쓰게 되었네요.

 

 

개인적으로


국내에도 상당히 풍부한 환타지문화의 저변이 형성되어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 중국등 해외에 수출되고 있는 양질의 컨택트뿐 아니라,

 

비록 좁고 어둡고, 마니악한 경로를 통해서지만, 나름의 열독자층도 존재하고요.

 

우리나라만 특유의 독특함과 결부되어 상당히 수준이 높은 소설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 환타지의 수준차이가 천차 만별이기도 하고, 개인적인 호불호때문에 (저는 전통무협의 Old 팬입니다.ㅎ)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등 사회적인 이슈성을 가지고 있다거나,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일부 외국의 환타지만을 섭렵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엄연히 말하자면 환타지 문학의 전문가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많은 이들이 분통을 터트리며 오역을 지적하는 이 책의 번역이 나름 괜찮게 읽히더군요.

 

뭐 어쩌면 순문학 쪽에는 이것보다 더 한 굉장한 오역들이 넘실되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네요.


위의 사이트가 지적하고 있는 디테일한 무기명이라던지,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오역은


문외한인 저로서는 딱히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국내 정발판도


일반 독자에게 읽기 가능할 정도의 가독성을 가지고 있으, 소설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해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과감하게 말하고 싶네요.

 

물론 그렇게 읽는 것이 이 소설을 이해하는 최하 단계이며, 꼭 원서로 읽어 보라는 분들이 있다면,,,,

 

정말 정말 할말이 없습니다만,,,



미국에서 동명의 드라마로 영상화 되었고, 이 드라마가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얻었죠?

 

저도 이 소설을 먼저 읽고 드라마를 접했습니다, 소설과 드라마가 거의 같은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싶네요.

용의 부화와 같이 시리즈를 끝날때 마다 남겨두는 밑밥도, 내심 주인공으로 낙점하고 있었던 인물들의 어이없는 죽음들도

원작을 충실하게 재연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물론 비중이 떨어지는 몇몇 인물들은 사라져 버렸고요, 원작의 성격묘사나 디체일한 구성에 있어서

 

드라마가 소설을 따라잡을수는 없습니다만,

 

영상에서 요구되는 시간이며 경비의 제약을 감안하고 보았을 때, 드라마가 원작과 최대치의 유사함을 안겨 주는데 성공했다고

 

과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아무튼 이건 원작 소설에 관한 리뷰니까요, 다시 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1부만으로는 이 시리즈의 모든 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한명의 선행 독자로서

 

1000 페이지에 달하는 긴고 긴 소설을 다 읽고도, 이것이 아주 일부일 뿐이며, 더 거대한 이야기들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모순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이 사실은 정말 정말로 진실이고요, 어쩌면 이것이야 말로 이 얼불노시리즈를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되네요

 

 

 

대부분의 환타지 소설이 성장과 반전에 집중하기 위해서,

 

'10년후' '20년후' 라는 장치들을 너무나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 소설은 아주 작은 중략도 없이


극중 인물들이 이루어 내는 모든 성장과 변화를 최대한 근접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독자들은 지금까지 환타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굉장히 느리면서 정교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하나하나 들여다 볼수가 있습니다.

 

이건 정말 독특하면서도 특별한 즐거움이고요, 또한

 

지금까지 찾아 볼수 없었던 류의 것이고요.

 

 


 또,  일반적인 환타지 팬들이 기대하는 '드래곤'이나 '마검' '마법'이나 '마녀'가

 

극의 전편에 걸쳐 점점이 드러나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요,

 

이러한 환타지적인 측면들은 '절대 힘' , '절대 권력'으로서 라기 보다는

 

일상적인 것들과의 충돌로 늘 어려움을 겪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요

 

갓 태어난 드래곤은 너무 작고 아무런 힘도 없기 때문에 애지중지하며 키워야 하고요.

 

'아더'라는 초인적인 존재와 맞서야 하는, 벽의 수호자들은 지배자들의 무관심과 권력싸움에 휘말려 굶주림에 시달립니다.

 

 


이렇게 초 현실적 세계관은 배경으로서 가능성에 충실하고요, 이 소설은 대체로

 

권모술수와 성장을 중심으로 새롭게 편성되는 세계를 그리는 '디테일하면서도 또한 거대한' 시대물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요, 이 소설은 해리포터 보다는 삼국지에 가까운 소설입니다.

 

 

그중에서도 1부 왕좌의 게임편은 가문이며 인물들에 대한 시작점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뒤에 부록으로 정리되어 있는 각 영주의 상징들과 관련 인물들을 앞뒤로 살펴가면서 천천히 읽기를 추천드립니다.

 

섯불리 휙휙 넘기시다가, 듣보잡이었던 인물이 갑자기 부상하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야 새로 읽어야 되는 경우가 발생할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이 모든 것을 알아감으로서 머리속에 자박자박 정리되어 가는 세계관에 대한 즐거움은 그 어느 소설보다 굉장합니다.

 

 

 

하지만!

 

책 자체에 대한 열정을 잃을 정도로 거대한 허무함을 안겨주는 책이므로,

 

개인적으로 '소장을 권장' 하고 싶지가 않네요.

 

물론 소장하지 않고 이 긴긴 책을 어디서 읽을 수 있겠습니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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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차일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
존 하트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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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미권에서 번역되어 오는 스릴러들은 굉장한 수작인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 읽은 몇 편의 완성도로 미루어 보는것 뿐이지만,

 

정말로 뛰어난 퀄리티와 번역 수준을 갖춘 소설들이 계속해서 발간되고 있네요,.

 

이러한 현상은 '80~90년대의 발간과 동시에 의미있는 판매 부수를 보장했던

 

로빈 쿡이나 시드니 셀던 같은 인기 작가위주의 열풍'과는 또 다르고요,

 

일본내 인기에 편승에 무작위로 들여오는 일본 스릴러의 번역에 비추어 더욱 의미있다고 생각되네요,

 

 

물론 최근 구미권 소설이 계속해서 이토록 탄탄한 작품성과 재미를 가지고 있는 이유란,

 

역설적이게도, 최근 국내 독자들의 관심이 도드라지게 일본 스릴러에 대해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일본식 스릴러가 인기가 많으니까, 구미권 소설들은 오히려 자체적으로 필터링을 거쳐서 들어오게 되는것이겠죠?)

 

독자의 입장에서야,,, 이런 호사를 최대한 누리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이 소설 또한 좋은 스릴러의 범주에 속합니다. 아니 사실은 뛰어나게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읽다가 깜짝놀라서 발간년도를 다시 돌아볼만큼, 최근의 추세와는 어울리지 않는 묵직한 느낌을 주는 소설인데요,

 

실종사건으로 인한 한 소년의 트라우마, 거기에서 시작되는 감춰졌던 실종 사건의 진실, 이러한 모종의 비밀들이,

 

묵직하게, 상당히 정석적이면서도, 탄탄하게 이어집니다.

 

 

처음에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던 독백은 장수를 넘길수록 점점 가중되어서

 

결국, 책을 손에서 뗄수 없을 정도로 증가 되고요,

 

개성과 입체감이 있는 캐릭터와 현실감 넘치는 구조, 뒤따르는 기가막힌 진실의 묘미를 가지고 있는 소설입니다.

 

 

과거 구미 스릴러 층의 독자들이 비교적 두터웠을때, 다소 허술한 완성도의 소설들까지 마구 들어와

 

결국 전체 스릴러 소설의 독자층이 옅어지는 결과를 초래했었는데요,

 

이렇게 젊은 작가의 완성도 높은 스릴러가 계속해서 번역되어서 좋은 결과를 가져간다면요,

 

구미권 스릴러의 독자층은 언제든지 다시 두터워 질듯 하네요.

 

 

 물론 일본 스릴러 소설 특유의 다소 가볍고, 들여다 보기 쉬운 뼈대를 가진,

 

추리를 좋아하신다고 하는 독자 분들에게는 다소 참기 어려운 진중함일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블랙 달리아이나, 스티븐 킹의 소설 같은 구미권 스릴러의 올드 팬이시라면

 

즐거움을 100% 120% 충분히 느낄수 있을거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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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
공선옥 지음 / 뿔(웅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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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옥 작가님의 소설입니다.

공선옥님은 우리나라 소설계의 중진으로 지난 몇 십년간 꾸준히 소설을 발표해온 소설가입니다.

 

전라남도 곡성에서 태어나, 전남대를 수료한 (학교 선배님이시라는,,,,)

 

이 소설은  <문학 웹진 뿔>이라는 루트를 통해서 3개월간 연재된 소설이고요,


개인적으로 얼마 전에 읽은 한강작가님의 글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바람이 분다 가라 리뷰 보기 = http://blog.naver.com/haoji82/70119834899)

 

개인적으로 '바람을 분다 가라'에서 그다지 좋은 느낌을 받지 못했고요,


학교 선배님임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이야기 하겠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소설을 좋아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아닙니다. 아니라서 죄송스럽기도 하지만,

 

저로 말하자면 디테일보다는, 이야기의 힘을 믿는 편입니다. 아름다운 문장도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이야기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니까요

 


이 소설은 참 여성 스럽습니다. 반짝 거리는 남도의 사투리 부터 해서요, 주인공을 둘러싼 삶 모든것들말이죠, 예를 들면요,

 

이 소설을 눈으로 한번 읽고, 입으로 소리내서 읽어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러운 사투리를 구사할수 있습니다.

 

평면적인 단어들을 나열해, 말의 높낮이 까지 완벽하게 잡아내는 이러한 문장들이 과연 쉬운것은 아니겠죠.

 

또, 감정의 흐름은 자연스러운 편임에도요, 날카롭고, 뾰족하게 흘러갑니다. 이런 대조적인 상황은,

 

누군가 상처 받은 이의 마음이 그러하듯이 자연스럽습니다.

이 소설속 묘사나 인간관계의 형성은 다중적, 다의적 의미가 있다고 여겨지므로, 높이 사고 싶습니다.

 

탄탄한 중견 작가의 힘이 느껴질달까요,

 

 

하지만, 소설의 중심이 빠졌다고 과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정말로,

 

보통의 소설에 독자가 바라는 이야기의 함량에 한참을 미치지 못합니다.

 

 

책의 페이지가 많다는 건, 이야기의 함량과는 다른 종류의 것입니다.

 

이 소설속에서는 딱히 사건이랄 것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외부적인 시선은 배제되고요, 작가가 하는 생각, 주인공의 독백만이 이 소설의 이야기를 형성합니다.

 

막연한 태도와 대화를 추론하고 되돌이켜 보는데, 소설을 읽는 시간을 내내 사용해야 하는건,

 

저같은 독자한테는 고역라고 여겨지고요,

 

작가의 자의식 과잉이라고 여겨지니까요,, 자꾸만,,

 

 

 

물론, 이건 저 개인의 취향일 따름이고요,

 

누군가는 이런 소설을 좋아할수도 있겠습니다.

 

한강 작가님의 소설을 높게 평가하는 이들, 혹은 공지영씨의 소설을 감동깊게 본 사람들 중 문학적 소양이 좀 더 뒷받침 되는 이들?

 

 

이들 소설 모두,

 

비슷하게 다른 감성에, 서로 다른 작가의 색깔을 입힌것 같아요, 저로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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