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사상 23 - 김대중 신드롬
강준만 지음 / 개마고원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이번 '인물과 사상' 23에서는 일단 강준만과 진중권의 대결이 눈에 띈다. 이들은 소위 진보적 논객의 대표적인 인사들이고 그들의 글은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함과 시원함을 동시에 던져주고 있는 논객들이기 때문에 항상 많은 관심과 비난을 동시에 듣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일부에서는 이들이 서로의 글을 가지고 논쟁을 하는 것은 넓게 보아 범진보세력의 분열을 가져온다는 논리도 반대를 하고 있지만 강준만이 이 책에서 말했듯이 이런 논쟁은 활발해 질 수록 서로의 진면목이 드러날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논쟁의 수준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논쟁에 뛰어들지 않은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23호에서 강준만은 '진중권 신드롬'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진중권 신드롬'은 '자신이 소수팜와 약자의 편을 든다는 명분을 앞세워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나 집단을 교묘한 궤변과 언어 폭력으로 조롱하고 매도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또 그런 생각이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병리적 현상'이라고 강준만은 정의하고 있다. 좀더 일반적으로는 '합리적 대화와 논쟁을 포기하고 자신의 입지적 우위로 모든 걸 밀어붙이려는 속성 또는 경향'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강준만은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빚어진 진중권의 논쟁을 예로 들어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다루기 보다는 진중권이든 강준만이든 동일한 우를 범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자신의 글 쓰기에 대해서 늘 점검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평가하는 자세를 가져달라는 요청을 하고 싶다. 두 사람을 아끼는 독자로서, 그리고 두 사람의 글로부터 많은 깨우침을 받은 제자로서 하고 싶은 말이다. 어쨌든 이번 호에서는 자신의 입장을 치열하게 변론하는 강준만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와 함께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는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 그리고 서울대 문제에 대한 내용, 그리고 진중권과 노무현의 긴 인터뷰, 유시민의 시원한 한마디 등은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하여 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