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꿈이 뭐냐?" 

그건 내가 19년 조금 넘게 살면서 들어 본 질문 중에서도, 꽤나 난감한 질문이었다. 

"벙어리야? 이 학교 왜 썼냐고 묻잖아" 

"아......" 

사실 질문 자체만 놓고 보면 그렇게 말하기 곤란한 것은 아니었는데. 바보같은 이야기지. 술 때문에 대답이 제때 나오지 않았다. 사방에 술먹다 전사한 신입생들과 2학년들의 시체가 굴러다니는 가운데, 취한 기색 하나 없이 맥주를 물처럼 마시고 있던 월미 선배는 혀를 찼다.  

"흥, 그냥 점수 맞춰 온 붕어빵이군. 그치?" 

어쩐지 자존심에 슥슥 상처가 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만, 반박은 나오지 않았다. 역시, 술이 문제였다. 나는 물잔을 집으려다 잔을 엎질렀다. 축축한 물이 바지 위로 쏟아졌다. 나는 어쩔 줄 몰라 물수건을 집으려 했지만, 몇 번이나 헛손질을 해야 했다. 월미 선배가 물수건을 집어 내밀 때 까지, 나는 그렇게 바보짓을 계속하고 있었다.  

"감사..... 합니다......" 

"근데, 너." 

그렇게 그 술병 가득한 O.T 숙소에서, 유일한 여자인 서월미 선배는 술냄새를 풀풀 풍기면서도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는 눈빛을 하고, 또렷하게 말했다.  

"근데 너, 붕어빵에도 명품이 있다는 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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