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목소리를 닮았어 자이언트 스텝 2
김서해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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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솔러지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에 수록된 김서해 작가님의 <폴터가이스트> 재밌게 읽었는데, 첫 장편소설을 내셨다니 기대됩니다. :D 대화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는데 인물들은 어떤 대화로 어떤 마음을 나눌지,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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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울의 살인법 - 독약, 은밀하게 사람을 죽이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
닐 브래드버리 지음, 김은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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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칼륨, 염소, 아트로핀. 이 물질들에는 공통점이 두 가지 있다.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죽이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목숨을 앗는 방식은 아주 다양하다. 예기나 둔기 혹은 자기의 손이나 발 등 모든 것이 범행 도구가 될 수 있다. 수많은 방법 중에서도 치밀하게 계획해야 하지만 물리적인 힘이 가장 덜 필요한 건 독살일 것이다. 그만큼 아주 오래전부터 많은 살인범이 독약으로 살인을 저질렀다.


범행에 사용되는 독약의 종류도 다양하다. 맛도, 치사량도, 신체에 손상을 가하는 방법도, 독약에 노출됐을 때의 증상도, 독약마다 달라서 범행 상황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독약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방울의 살인법』은 총 11가지 독약의 특징을 설명한다.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예시로 들고, 사건에 사용된 독약이 어떻게 발견되었으며 인체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등 독약에 얽힌 역사적, 과학적 지식을 함께 풀어놓는다.


18세기 초까지도 시신에서 독약을 검출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러니 과거 살인범들에게 독약은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써 가장 적절했을 것이다. 권력과 돈, 원한 등 다양한 이유로 사람들은 독약을 가지고 살인을 저질렀을 테지만 처벌받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많았을지는 알 수 없다.


현대 과학 기술은 그 어떤 흔적도 포착해 내 범행에 사용된 독약의 종류를 특정할 수 있을 만큼 발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기의 범죄 행각은 들키지 않을 것이라는 헛된 기대를 품고 독약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저자는 생화학 전공자이자 미스터리 덕후답게 긴박감 있게 이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독약은 어떤 식으로든 피해자의 몸에 흔적을 남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독약으로 완전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전한다. 완전 범죄를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경고장 같달까. 네 범행은 들통날 수밖에 없으니 꿈 깨라고 말이다. “모두 너보다 똑똑하다라는 박지선 교수님의 명언과도 상통하는 듯하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어떤 화학 물질을 본질적으로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가를 수는 없을 것 같다. 그저 하나의 화학 물질일 뿐이다. 차이가 있다면 그 화학 물질을 사용하는 자의 의도에 있을 것이다. 생명을 구하려는 의도인가, 아니면 생명을 빼앗으려는 의도인가, 그것이 다를 뿐이다. - P17

사람의 몸은 24시간마다 1그램의 청산가리를 처리할 수 있다. 문제는 갑자기 다량의 청산가리가 한꺼번에 몸에 들어왔을 때 일어난다. - P221

나중에 리트비넨코의 혈액에서 발견된 폴로늄-210의 양은 26.5밀리그램이었다. 매우 적은 양이지만, 이 폴로늄이 그의 몸을 공격한 방사능의 양은 17만 5000장의 엑스선 사진을 한꺼번에 찍은 것과 맞먹는 양이었다. 폴로늄-210은 1밀리그램 미만의 극미량으로도 충분히 사람을 죽일 수 있다. 리트비넨코가 이 물질에 중독되었다는 것을 알아내기까지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던 이유는 그 이전까지 이 물질이 살인 무기로 쓰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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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 2023.여름 - 57호
자음과모음 편집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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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과에서 문학 비평을 가르치기는 한다. 하지만 그 과목을 수강하려는 학생은 드물다. 최소 수강생을 채우지 못해 폐강된 적도 있었을 만큼.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조차 비평을 외면하곤 한다. 나도 거기에 포함됐다. 비평 과목 강의 계획서에 철학자들 이름이 줄줄이 있는 걸 보고는 도망쳤다. 가뜩이나 어려운 비평을 더 어렵게 배우게 될 것 같아 지레 겁을 먹은 것이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비평의 언저리를 맴돌며 몰래 기웃댔다. 비평 읽기만큼 현재 한국 문학의 흐름을 파악하기에 좋은 방법은 없는 것 같아서 종종 문예지를 읽곤 한다. 이번에는 《자음과모음》이었다. 여름호 키워드가 “우리 시대 비평”이라고 하니 더 궁금했다. 비평도 읽고 싶지만 그 안으로 깊이 들어가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사람까지 비평의 길로 잘 안내할 수 있을지 기대하며.

지난 4년간 《자음과모음》은 매 계절 다른 게스트 에디터를 초청하여 계간지 편집을 진행했다. 다양한 목소리를 지면이라는 공적인 공간으로 끌어올리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해당 호에서 시작된 대화가 다음 호로 이어지지 못하고 단절되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고 ‘작은 혁신’을 준비했다고 한다. 대화의 시작점으로써 기능하는 비평을 중심으로 지면을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우리 시대 비평”이라는 키워드에 걸맞은 비평 세 편으로 대화의 문을 연다. 현재 비평이라는 장에 문제점은 무엇이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즉, 비평에 관한 비평으로 이번 호를 시작한다. 그다음 문학상 심사평, 한국 소설 읽기 방식의 하나로 문예지 읽기를 소개하는 ‘한국문학 가이드북’ 코너, 시와 소설이 연이어 수록돼 있다. 마지막으로 메타비평과, 현재성을 담아낸 새로운 문학론을 어떻게 쓸 것인지 의논하는 ‘RE: 문학론’ 코너, 두 필자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소’, 도서 리뷰 순서로 구성돼 있다.

끌리는 글을 먼저 골라 읽기보다 목차 순서대로 읽기 좋게 구성된 문예지라는 느낌이 들었다. 현재 비평의 위치를 진단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문학 작품을 독자가 먼저 읽어 보도록 한 뒤, 다시 비평과 문학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고찰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또한 비평과 문학론은 어렵다는 인상이 강한데 대담, 인터뷰, 일대일 대화라는 형식을 통해 좀 더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게 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현재라는 맥락성 속에서 비평이 수행돼야 한다는 주장과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들이 빨리 단행본을 내기 위해 신작 소설을 지면에 발표하는 텀이 짧아졌다는 의견도 기억에 남았다. 특히 두 평론가가 주고받은 이메일을 읽을 때는 타인의 편지를 훔쳐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여기서 아쉬운 점을 한 가지 언급하자면, 독자는 글 안에서 다뤄지는 시를 필자들이 언급한 부분으로만 접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편집 과정에서 시의 해당 대목만이라도 직접 인용으로 조금 더 길게 넣어 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독자가 언급된 시들을 전부 찾아서 보기는 힘드니 말이다. 메일의 수신인은 그들뿐만 아니라 지금 시 원문을 가지고 있지 않은 독자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고려해 주면 어떨까 싶다.

나는 리뷰를 쓸 때 별로였던 부분을 콕 집어 얘기하는 편은 아니다. 나한테는 맞지 않았어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는 책이 될 수도 있는데, 내가 이 책은 이래서 별로였다고 얘기했다가 그 누군가가 혹시나 그 책을 읽지 않게 될까 봐 (공연히)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음과모음》은 단행본이 아닌 계간지이니 앞으로도 이변이 없다면 계속 출간될 것이다. 그래서 《자음과모음》이 더 좋은 문예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쉬웠던 점을 언급했다. 문학에 관한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가고자 하는 편집위원분들의 진심도 느껴지지 않았더라면 쓰지 않았을 말이었다. 비평이 좀 더 널리 읽히길 바라는 한 독자의 작은 의견이라고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 수상작인 『1990XX』에 대한 심사평을 읽고 궁금해졌다. 얼마나 매력적이길래 심사위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을까. 출간될 날이 기다려진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하나를 너무 깊이 좋아하는 애는 밉보여. 원래 그래, 세상이. - P71

비밀을 말하고 끈끈해지면 본드로 붙인 것처럼 서로에게 누런 자국이 지저분하게 남는단 말이다. 보기 싫어도 보이니까 결국 안 만나고. - P176

나는 뭔가를 모르면서 알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알아야지 모르는 척할 수 있는 사람이었어. 모르는 상태에서 이해하거나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던 거지. - P187

‘사랑의 역사’는 그런 ‘역사’를 묻지(bury) 않고 거듭 묻겠다는(ask), 잘 모르기 때문에 더 깊이 묻겠다는 다짐으로 쓰이지 않을까 해요. 죽음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애도하는 것도 사랑이지만, 그 묻기(bury)를 기록하고 질문하는 일도 사랑이고, 사랑 역시 거듭 묻고 답하기를 통해서만 마주할 수 있는 복잡한 대상이겠고요. - P393

그동안 부정적 감정이라고 여겨온 미움이 ‘그리움’과 결부되었을 때는 이보다 더한 사랑의 표현도 없겠구나 싶었어요. 그리움이라는 정서 속에서 누군가를 내내 미워한다는 건 그에게 ‘이미, 항상, 갑자기, 아주’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표현이기도 하지 않을까요. 이런 마음이 있다면 우리는 ‘늘, 너무, 계속’ 말을 나누게 되지 않을까요. 이렇게 시로 쓰고, 시를 읽으면서요. - P403

잘 살아 있다는 것은 살아 있기 때문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을 잘 알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겠지요. - P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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큔, 아름다운 곡선 자이언트 스텝 1
김규림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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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에 매혹된다. 인간은 그렇게 생겨 먹었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안고 살던 제이의 마음을 녹인 것도 눈에 띄게 아름다운 인간형 안드로이드 큔이다. 비단 외양뿐만이 아니다. 안드로이드는 사용자의 감정을 학습하게 되어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서는 사용자에게 맞춤한 안드로이드가 될 수 없으니 말이다. 큔도 제이의 마음을 열기 위해 제이를 면밀히 관찰해서 그에 관한 정보를 얻는다. 큔의 그런 행동이 제이를 변화시킨다.


안드로이드는 사용자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안드로이드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관계라는 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행위일 것이다. 하지만 보기 좋게 다듬어 만들어 낸 모습 이면에 있는 타인의 실제를 이해하기 위해 정성과 노력을 쏟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타인이 자기를 이해해 주길 갈구하면서도 정작 자기는 노력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모두가 원하는 걸 모두가 하지 않는다.


그 역할을 안드로이드가 대신한다. 안드로이드는 사용자를 위해 존재하고, 사용자를 사랑한다. 사용자가 어떤 사람이든. 사용자는 자기에게 기꺼이 마음을 내주는 안드로이드에게 자기의 마음도 내준다. 큔과 제이가 그랬듯이.


당연하게도 인간과 똑 닮은 인간형 안드로이드를 반대하는 세력도 등장한다. “Only Human Beings Can Do”, OHBCD(오비시디). 단체 이름에도 드러나 있듯이 그들은 인간 우월주의를 기반으로 인간형 안드로이드를 향한 테러를 계획하고 시행한다. 개발자들은 안드로이드가 인간을 공격할 수 없게 프로그래밍했다. 그러니 인간에 비해 안드로이드는 약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인간이 안드로이드에게 폭력을 행사할 때 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안드로이드는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설계되었기 때문에 폭력 앞에서 두려움과 공포를 느낀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들의 살려달라는 외침을 오비시디는 무시한다. 그들은 안드로이드가 느끼는 감정을 그저 설계된 것으로 여기면서 자기들의 혐오 범죄를 정당화한다. 안드로이드가 주체적으로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면 두려우니까, 그건 인간만 할 수 있다고 스스로 기만함으로써 마음을 갖는 일을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기기 위해 발악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안드로이드와 깊은 감정을 공유하므로 안드로이드를 향한 폭력은 결국 인간을 향한 폭력이 된다. 폭력을 당한 이후 안드로이드의 기억은 인위적으로 지워줄 수 있지만 인간은 안드로이드와 함께했던 순간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야 하니 말이다.


큔과 제이는 세상의 폭력에 굴하지 않는다. 큔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쩌다 두 선이 만나게 되어 발생한 아름다운 섬광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자기의 선을 상대의 선에 맞추기 위해, 그러니까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큔은 노력한다. 제이는 큔의 노력에 화답하여 큔을 그저 고철 덩어리가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한다. 그렇기에 그들은 사용자와 피사용자라는 위계에서 벗어나 그 무엇보다 빛나는 아름다운 곡선을 만들어 낸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온 우주가 이해받기 위해선 우주만큼 커다란 이해와 관용이 필요하죠. - P15

"사람한텐 이름이 무척 중요하거든. 이름을 붙여준 건 쉽게 버리지도 못한다고." - P51

큔은 안드로이드니까. 우리는 이 정도 거리가 맞아. 너도 고장날지 모르니까. 그러면 나는 또 고장날 거라고. - P95

그가 사랑을 할 수 없다고 당연하게 생각한 것처럼, 사랑을 멈추는 것 역시 내가 결정해야 한다고 믿었다. 마치 내가 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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큔, 아름다운 곡선 자이언트 스텝 1
김규림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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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 좋아하는데, 안드로이드와 인간 사이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고 하니 재밌을 것 같습니다 김규림 작가님 첫 책 기대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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