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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숨바꼭질 ㅣ 한울림 지구별 동화
문은아 지음, 이명희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4년 9월
평점 :
2014년 4월 16일은 벌써 10년이 다 되간다.
난 그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떨리는 목소리로 뉴스를 읽어나가던 아나운서와, 어쩌면 좋냐고 이야기하던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그리고 한달 후가 내 결혼식이었다. 나의 남편은 직업적인 이유로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후 진도에 자주 갔다. 우리는 신혼이었지만 함께 할 수 있는 날들이 별로 없었고, 남편은 진도를 다녀오면 굉장히 울적해하고 무언가를 할 수 없다고 하며 힘들어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우리 딸은 이번에 생존수영을 다녀왔다. 생존수영이 왜 생겼는지 어른들은 잘 알고 있지만 아이들은 모른다. 그저 잠수하기 어렵다, 다 끝나고 머리감고 말리기 힘들다고 이야기하며 친구들과 색다른 경험을 한것에 흥분한다.
<이상한 나라의 숨바꼭질>책의 표지를 보면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이 가운데에 있고 주인공인 연지가 보인다. 이 책을 보며 설마 그 내용인가, 싶었는데 맞았다.
워터랜드에 왔지만 물에 들어가길 두려워하여 혼자 놀게 된 연지는 숨바꼭질을 하자는 소리에 "응!" 하고 대답을 한다. 그러자 물속 세상으로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물속아이를 만나 아이가 찾고 있는 오빠를 함께 찾아주기로 한다. 역시나 설마, 했는데 물속아이는 연지보다 키가 작다고 하더니 바로 연지의 어린시절이었고, 물속아이가 그토록 찾던 오빠는 바로 연지의 오빠였다.
세월호 뉴스가 나왔을 때 우리는 얼마나 슬퍼하고 분노했던가! 10대의 어린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가다가, 또 선생님들이 인솔하다가, 이사를 가다가, 관광을 가다가... 정말 하나같이 안타깝고 슬프다.
그렇게 고통스럽게 떠난 사람들 뿐 아니라 남겨진 가족들은 얼마나 힘들지. 그리고 이와 같이 어이없고 화가나는 일이 발생하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들게 되었다.
작가는 이 슬픈 이야기를 우리에게 넌지시, 그렇지만 확실하게 직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초등학생인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