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세를 대상으로 하는 이 그림책에 열살 아이를 둔 엄마인 내가 이렇게 감동을 받았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회색빛>은 주인공 아이가 빨간 후드티를 입었지만 거기에 대비되는 무표정한 얼굴과 회색으로 온몸이 칠해진 모습의 표지가 인상적이다.아이는 기분이 회색빛이다. 길 위의 웅덩이, 식어버린 차처럼 그야말로 내가 나같이 느껴지지 않는. 그렇지만 다정한 손길로 아이의 엄마는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회색빛이어도 괜찮다고 위로를 해준다. 그리고 힘든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즐겁고 행복한 날이 올거라고 너무나도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어주는 말을 해준다. 엄마의 상냥하고 따뜻한 말들이 나에게도 책 속의 아이처럼 힘이 된다. 나에게도 괜찮다고, 내가 오늘 많이 힘들고 지쳐서 지금 내 영혼이 회색빛이 되어 조금도 무언가를 하고 싶지 않더라도 그럴 수 있다고 위로해주는것 같다.어린이들의 마음뿐 아니라 요즈음 황폐해진 어른들과 청소년들의 마음도 알록달록하게 칠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는 이 책. 오늘은 회색빛이지만 내일은 무지개빛일 수 있다고 그리고 내일도 회색빛이더라도 괜찮다고 이야기해주는 이 그림책을 읽게 되어 오늘 내 마음의 회색빛이 좀 연해진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