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느라 애쓰는 10대를 위한 마음챙김 - 걱정과 불안을 내려놓는 열여덟 번의 명상 곰곰문고 38
심윤정 지음 / 휴머니스트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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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느라 애쓴다는 책의 제목이 마음에 와닿았다. 10대 아이들은 사춘기를 겪으며 자라느라 얼마나 고생하고 애를 쓰는지! 그리고 그렇게 자라 또 어른이 되어 살아가느라 얼마나 또 힘든 시간을 보내는지... 40대가 되어 보니 인생이 장밋빛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니 안절부절 못하며 고생했던 내 10대가 안쓰럽다.

하지만 이미 10대를 지나온지 너무 오래된 나로서는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바로 내 딸 때문이다. 11살 초등학교 4학년. 10대라고 하긴 아직은 좀 이르지만 본인은 10대라고 우기는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우리 딸은 참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반 여자아이들은 무리를 지어 자기들끼리 세력을 형성했는데 거기에 끼지 못했고, 친한 친구가 배신을 해서 가벼운 틱 증세가 있었는데 많이 심해져 병원에서도 알고 계신 상태이다. 딸아이는 자신의 틱이 죽을 때까지 없어지지 않고 심해지면 어쩌냐고 걱정을 하고, 나 역시 마음이 좋지 않다.

그렇지만 늘 딸아이 마음만을 보살펴 줄 수 없는게 나도 직장을 다니고 있고 출퇴근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리기 때문에 힘이 든다. 또 오래된 나의 불면증은 나 자체도 좀먹고 있기 때문에 딸아이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고 위로하기가 힘들다.

그때 이 책을 나도 읽고 딸아이에게 원하는 부분을 찾아 읽어보라고 했다. 우리 딸은 인싸인 반 아이를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시기한다. 자신을 버리고 간 친구들을 미워한다. 갑자기 나에게 화를 냈다가 나중에 사과를 하며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그런 것들을 참는 게 아니라, 억누르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바라보는 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 딸을 비롯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비롯한 명상을 하는 법을 알려주고, 명상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책이다.

큐알코드도 있어서 정말 명상하기 너무 좋은 책이다. 딸아이랑 힘든 날마다 함께 명상하며 마음의 평화를 찾아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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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실에는 마녀가 필요해 바다로 간 달팽이 25
이시카와 히로치카 지음, 송소정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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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중반에 태어나 국민학교를 다녔던 나는 보건실보다 양호실이라는 단어가 익숙한 학생이었다. 그 당시 90년대의 양호선생님은 무서웠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파도 꾹 참고는 했다. 양호실은 난 국민학교를 다니던 6년간 단 한번도 간적이 없었고, 지나가다 흘깃 봤을땐 나이가 좀 있는 양호선생님이 다른 선생님들과 야기하고 차마시는 모습만 볼 뿐이었다.
그래서 난 양호실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픈 친구를 데려다 주러 갔을때에 보였던 선생님의 눈빛이 너무 차가웠고 무조건 배아프면 화장실가라고 하시던 그 모습이 어린 마음에 양호실의 문턱을 매우 높게 만들었다.
그런데 요즈음 보건실은 안그렇다. 아이들이 아프면 부담없이 가고 보건선생님도 따뜻하게 맞이해주신다. 내가 20년 가까이 근무하며 만난 학교의 보건선생님들이 다 그러셨다. 우리 딸이 다니는 학교 보건선생님께도 감사한 일이 있고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나는 마녀다. 에피소드가 시작될때마다 자신이 마녀라는걸 밝히며 시작한다. 에피소드들은 가슴이 작아지는 주술, 엄마한테 심한 말을 하지 않게 되는 주술, 눈이 커지는 주술 등 등 딱 사춘기를 겪는 초등학교 고학년 여자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내용들이 가득하다. 내용도 판타지일것 같지만 현실적이고 도움이 되는 조언이 많다.
요즘 우리딸이 겪는 신체적 변화나 친구문제 등등 마녀 보건선생님인 민선생님을 만나 상담하고 싶은게 너무 많다.
사실 나 자신도 민선생님을 만나 얘기를 좀 나누고 싶다. 불혹이 넘으면 인생의 중심이 무엇인지 어른으로서의 삶이 익숙해질 법도 한데 아직도 작은 파도 하나에 출렁이는 나는 누군가의 도움과 조언이 필요한데...
그냥 하루하루 어른의 가면을 쓰고 버티고 있기에, 내 인생에도 마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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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짭짤 모두의 파스타
도모리 시루코 지음, 기무라 이코 그림, 후지타 사유리 옮김 / 라곰스쿨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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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내가 알고 있는 파스타는 토마토 스파게티가 전부였다. 아마 일본에서 만들어진 나폴리탄 스파게티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90년대 초중반의 어린 시절 지방 소도시에 살던 나는 피자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
지금은 대형마트만 가도 파스타면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소스도 종류별로 많다. 사실 파스타뿐만 아니다. 라면, 과자, 음료수, 과일 등등 내 어린 시절보다 요즈음은 훨씬 선택의 폭이 넓다.
우리 삶은 얼핏 보긴 그렇다. 해외여행도 많이 가고, 취미생활을 즐길 폭도 많아졌고, 커피를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이나 메뉴도 많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또 그렇지 않다. 나 어릴땐 동네 아이들 다 같이 놀이터에서 만나면 놀고 물도 나눠 마시고 팀을 나눠 놀이를 할땐 깍두기로라도 소외받는 아이가 없도록 했는데 요새 애들을 보면 인사도 잘 안하고 툭하면 손절한다고 하고, 놀이터에서 보면 좀 아는 사이라도 서먹하게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책에서 등장하는 미리의 말실수를 보고 난 딸아이를 떠올렸다. 우리 딸도 가끔 속마음과 다르게 좀 말을 강하게 할 때가 있다. 그래서인지 4학년인 지금 사실 친한 친구를 반에서는 사귀지 못했다. 반에 여자아이들 무리가 있다는데 3월부터 이미 알던 사이였고 딸은 쉽게 말을 걸지도 못하고 그 아이들은 굳이 우리딸과는 친해질 이유가 없었을 테니까. 나는 미리의 탐험을 보며 우리 딸아이도 같이 탐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반아이들과 못어울리겠다고 무기력해하고 학교 가기 싫다고 하는 딸을 보며 나도 요즘 속마음이 참 아프다. 짝이 되어도 자기에겐 말도 안걸고 투명인간 취급이라며 내가 뭘 빌려주려 하거나 시험을 잘봐도 무시한다고 말하는 걸 들으면 참... 토마토 소스든, 롱파스타든 쇼트파스타든, 올리브오일, 해산물 등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맛있게 만드는 루마코니 페스카토레처럼 우리 아이 인생도 다양하고 여러가지 재미난 것들로 채워졌으면 좋겠다. 가끔은 좀 매운맛이 날 수도 있는 시간도 있겠지만 말이다.
책에서처럼 아이들의 세계는 사실 그렇게 단순하고 평화롭지는 않다. 이것또한 어른들이 강요하는, 너무 폭력적인 단어선택인가? 그렇게 되길 바라는 간절한 바람이 만들어낸 결말이긴 하지만 동화책에서의 결말은 사실 이것이 맞겠지.
일단 난 이 책을 읽는 순간은 참 마음이 따뜻해졌으니 되었다. 딸아이도 읽어보라고 하고 같이 맛난 파스타를 하는 식당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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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 경성 소년 우주나무 이야기숲 2
설흔 지음, 최아영 그림 / 우주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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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는 짧고 굵게 사는 삶이 멋지다고 생각했다. 고흐처럼 평생을 인정받지 못해도 후대에 이름을 남기는 화가로서의 삶이나 안중근, 윤봉길, 유관순처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이야말로 가치있는 삶이라고.

내가 그런 말을 할 때마다 엄마는 고개를 흔들며 나는 그림 한 점 팔지 못하는 사람의 아내나, 안중근의사의 어머니나 부인, 딸로는 절대 살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 네가 커보면 알겠지만 차라리 이완용이나 윤덕영같은 자의 자손까지는 아니더라도 평범한 사람으로 가늘고 길게 사는게 얼마나 좋은지 알거라고 하셨고 나는 그런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도 될 수 없는 삶은 속으로 싫다고 생각했다.

세월이 흐르고, 만 40세가 된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었다.

아무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아무것도 되고 싶지 않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어린시절 꿈꾸웠던 나라나 대의를 위한, 혹은 작가가 되거나 적어도 내가 일하고 있는 업계에서는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10대의 나는 증발했다.

아마도 내가 일제강점기를 살았다면 나는 조용히 살았을 것이다. 창씨개명을 하라고 한다면 마을에서 1등으로는 못갔을지언정(눈치를 보느라) 누군가가 1등으로 했다고 하면 적어도 4등으로는 뛰어가서 했을 것이고, 애국지사들을 밀고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적극적으로 애국활동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용히, 그저 우리같은 사람들은 조선이건 일본이건 그냥 주어진 대로 순응하며 사는것이라고 했겠지.

사실 요즘 나는 참 재미가 없다. 그냥 공허하다. 10년을 함께 하는 불면증도 심하고, 사춘기가 된 딸에게 늘 새롭게 상처받는다. 직장에서도 큰 꿈이 없고 먼거리를 다니니 피곤하다. 나에게 주어진 책임만 막중한것 같고, 소소해도 즐거운 일이 없는것 같다.

그래서 드라마, 영화, 책 등 그 어떤 스토리를 봐도 큰 흥미가 없었다. 그런데 <1919 경성 소년>을 카페에 앉아 나도 모르게 1시간도 안되어 주욱 다 읽게 되었다. 독립운동가 강우규 선생님이 경성에 온 몇 일을 상상하여 그린 이 이야기는 65세(그 당시의 65세라면 정말 노인)의 꼬장꼬장한 할아버지가 조선총독부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둔 소년 이지호를 만나 당시의 경성을 잘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최훈(실제로는 시인 심훈)이라는 학생을 만나기도 하며 지호는 자신이 누려온 삶에 대해 물음표를 갖게 된다. 또한 굉장히 친한 친구인 일본인 산시로와의 유도 대결에 관한 고민을 강우규 선생님께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리고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 그대로, 변함 없이 강우규 선생님의 사형 선고가 이루어진다. 강우규 의사는 큰 뜻을 품고 목숨을 걸었지만 사실 그에 비해 일본에 입힌 피해는 미미했다. 그 부분에 대해 지호의 아버지는 이게 바로 조선의 문제라고도 이야기하신다.

그렇지만 지호는 강우규 선생님과의 만남을 통해 더욱 성장하게 되고, 나라와 민족이라는 거창한 생각이라고까지 말하기는 그렇지만 배재학당에 진학을 하며 분명 그는 이전의 지호와는 다른 모습이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예전에 책을 좋아하던 10대 초중반의 나로 잠시 돌아갔던 것 같다. 온갖 걱정과 삶의 구질구질한 면들로 지쳐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와 생각에 귀를 기울이고 싶지 않았는데 이 작가의 이야기는 흡입력 있게, 그러면서도 편안하게 다가왔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역사공부를 막 시작한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부터 읽으면 좋을 책이다. 1919년하면 3.1운동만 떠올리기 마련인데 3월 1일이 흐른 그 날 이후에도 조선인들의 투쟁과 삶은 이어졌으니 말이다.

나는 정의를 위해 가슴이 뜨거웠던 적이 언제였을까.... 과연 다시 뜨거워지기나 할까.

잘못된 걸 보고도 이 악물고 참는 비겁한 중년의 내가 참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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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사를 위한 AI 디지털 수업 설계 가이드 with 2022 개정 교육과정 -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한 디지털 기반 아날로그 수업 요즘 교사
김진관 외 지음 / 한빛미디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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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디지털을 활용한 자료를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단순히 PPT로 자료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집에 있는 학생들과 양방향 소통을 하고 퀴즈를 내고 과제를 제시하고 그 과제를 확인하고 좀 더 흥미를 유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내가 파견연수를 가게 되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직을 하며 학교를 잠시 떠나있게 되면서 나는 다시 학생과 나 자신으로서의 삶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런 후 돌아온 학교는 좀 더 나에게 조급증과 불안감을 안겨 주었다.

챗 GPT, 캔바 등 나도 너도 들어보고 한번쯤 해봤던 것 뿐만 아니라 생성형 AI 프로그램까지 폭넓게 이 책에서는 다루고 있는데 사실 나에게는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나는 아이스크림 연수원에서 띵커벨이나 패들렛 연수도 굉장히 열심히 들었고, 현재 학교에서도 원치 않았지만(작은 시골학교라서) 컴퓨터와 관련된 모든 일을 하는 정보 업무 등등을 하고 있어서 선생님들께서 나에게 자꾸 여쭤보셔서 더 더욱 디지털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배우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기도 하다.

사실 한번에 읽고 이해하기는 조금 어렵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직접 실습을 해보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직도 아날로그에 익숙한 나로서는 처음엔 디지털이라는 것이 주객전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들기도 했지만 이 책은 교육과 수업의 본질은 사실 교사와 학생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고, 디지털과 다양한 프로그램은 그것을 좀 더 편리하게 도와주며, 교사에게 이 책을 통해 도와주고 있다.

요즈음같이 시시각각 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할까봐, 아직 정년이 많이 남은 불안한 40대 교사로서 이 책은 열심히 읽으며 그 마음을 좀 다독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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