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실에는 마녀가 필요해 바다로 간 달팽이 25
이시카와 히로치카 지음, 송소정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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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중반에 태어나 국민학교를 다녔던 나는 보건실보다 양호실이라는 단어가 익숙한 학생이었다. 그 당시 90년대의 양호선생님은 무서웠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파도 꾹 참고는 했다. 양호실은 난 국민학교를 다니던 6년간 단 한번도 간적이 없었고, 지나가다 흘깃 봤을땐 나이가 좀 있는 양호선생님이 다른 선생님들과 야기하고 차마시는 모습만 볼 뿐이었다.
그래서 난 양호실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픈 친구를 데려다 주러 갔을때에 보였던 선생님의 눈빛이 너무 차가웠고 무조건 배아프면 화장실가라고 하시던 그 모습이 어린 마음에 양호실의 문턱을 매우 높게 만들었다.
그런데 요즈음 보건실은 안그렇다. 아이들이 아프면 부담없이 가고 보건선생님도 따뜻하게 맞이해주신다. 내가 20년 가까이 근무하며 만난 학교의 보건선생님들이 다 그러셨다. 우리 딸이 다니는 학교 보건선생님께도 감사한 일이 있고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나는 마녀다. 에피소드가 시작될때마다 자신이 마녀라는걸 밝히며 시작한다. 에피소드들은 가슴이 작아지는 주술, 엄마한테 심한 말을 하지 않게 되는 주술, 눈이 커지는 주술 등 등 딱 사춘기를 겪는 초등학교 고학년 여자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내용들이 가득하다. 내용도 판타지일것 같지만 현실적이고 도움이 되는 조언이 많다.
요즘 우리딸이 겪는 신체적 변화나 친구문제 등등 마녀 보건선생님인 민선생님을 만나 상담하고 싶은게 너무 많다.
사실 나 자신도 민선생님을 만나 얘기를 좀 나누고 싶다. 불혹이 넘으면 인생의 중심이 무엇인지 어른으로서의 삶이 익숙해질 법도 한데 아직도 작은 파도 하나에 출렁이는 나는 누군가의 도움과 조언이 필요한데...
그냥 하루하루 어른의 가면을 쓰고 버티고 있기에, 내 인생에도 마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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