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구판절판


지난날 자신들은 부자가 되기위해 자유무역, 자유시장정책을 채택했다는 순진하지만 잘못된 믿음을 갇고, 그것을 기반으로 가난한 나라들에게 자유무역, 자유시장 정책을 권유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많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글들은 돕고자 하는 나라들의 형편을 더 악화시키고 있을 뿐이다...미국과 영국은 자유무역의 발상지가 아니다. 실제로 이 두 나라는 오랜 세월에 걸쳐 세계에서 가장 보호주의적인 나라들이었다. 보호 관세와 보조금 정책을 쓰는 나라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호관세와 보조금 정책을 사용하지 않고 성공한 나라는 거의 없다.-36쪽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반혁명의 선두에 섰던 마거릿 대처 영국 수상은 '대안이 없다'는 말로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물리친적이 있는데, 세계화에 대한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설명 방식에는 바로 이 '대안 없음'이라는 식의 분위기가 스며들어 있다.-66쪽

자유무역주의 경제학자들은 내가 이 장에서 제시한 역사적 증거에 반박하기 위해 보호 무역주의와 경제 발전이 동시에 존재했다는 이유만으로 보호 무역주의가 경제발전을 유도했다고 증명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하지만 나는 최소한 어떤 것(경제발전)을 그와 같은 시기에 존재했던 다른 것(보호무역주의)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런 만큼 자유무역주의 경제학자들은 오늘날의 부자나라들이 부자가 되기 전까지 자유무역을 실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자유무역이 경제적인 성공을 설명하는 해답이 될 수 있는 것인지를 설명해야 한다.-98쪽

공산주의가 경제시스템으로서 실패했다는 데에는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결론에서 국영기업이나 공기업이 비효율적이라는 주장을 이끌어 낸다면 이는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다. -164쪽

2002년의 철로에 대한 사실상의 재국영화 조치로 귀결된 1993년의 영국 철도 민영화로 인한 난장판 같은 상황이나,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전기규제 완화 실패로 인한 2001년의 어이없는 정전 사태 등이 그 두드러진 사례라 할 것이다...프랑스와 필리핀의 컨소시엄인 메이닐라드 수도 서비의 사례는 매우 시사적이다. 이 회사는 1997년에 마닐라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에 대한 수도 공급 서비스를 인수해 세계은행으로부터 민영화의 성공 사례라고 격찬을 받았다. 그런데 메이닐라드는 능숙한 로비를 통해 원래의 계약조건에서는 공식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수도요금의 인상의 연속인상을 허락받고 나서도, 2002년에 요청했던 또 한 번으 ㅣ수도 요금 인상이 승인되지 않자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해 버렸다. -1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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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rabun 2008-12-05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케인즈는 자신의 주장이 일관되지 않다는 비난에 대해, '사실이 바뀌면 나는 생각을 바꾼다. 당신은 어떻게 하십니까?' 대부분의 사마리아인이, 또한 신자유주의 경제론자들이 신자유주의가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신자유주의 정책이 경제발전을 가지고 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되어가고 있는 지금 '그들이 생각을 바꿀것이다'가 이책이 주는 희망이다.

하지만 암울한 것은 우리나라 신자유주의 정부와 그 바탕을 이루는 경제론자들이 과연 그런가하는 것이다. 그들이 생각을 바꾸려면 아마 수십년은 더 걸리지 않을까싶다. 국민의 80%가 가난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난 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