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와 예술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하고 말입니다. 정치가는 협상의 기술만 제대로 정복하고 있으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지요. 말하자면 서로 다른 정파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 어디인가를 찾아내고 타협할 여지가 있는 곳은 어디인가를 찾아낸 후, 그들을 협상 테이블에 가능한 한 가까이 불러모아 올바른 순간에 바로 정치가의 몫이 아닐까요.

반면 예술가의 표현은 어떤 것에서도 협상을 받아들이면 안 되고, 오히려 협상에 대한 완전한 거절로만 결정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커다란 용기지요. 그러므로 나는 이러한 성격을 가지는 갈등은 정치적 수단이난 경제적 방법을 통해, 또는 중재를 통해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이런 갈등은 모든 사람이 예술적 해결책을 사용할 수 있는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 P122

음악을 공부한다는 것은 세계에 관하여, 본질에 관하여, 인간이란 존재와 인간관계에 관한 많은 것들을 배우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모로 인생에 대한 최고의 교육이라 할 수 있죠.
그러나 동시에 음악은 세상으로부터의 도피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음악의 이런 이중성과 더불어 우리는 역설에 직면하게 됩니다.

세상에 관해, 본질과 세계에 관해, 그리고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심지어 신에 관해서까지도 그토록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음악이, 분명 많은 것을 가르쳐줄 수 있는 바로 그것이 정확히 그 모두로부터 벗어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니,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요? 음악이 가진 효과에 대한 대단히 흥미로운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 P181

공통된 담론이라는 개념 자체가 이제는 사라졌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교육이 극도로 전문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재정 지원 자체가 지식의 파편화에 적합하도록 맞추어져 있는 것도 문제죠. 이 때문에 분야는 가면 갈수록 쪼개어지고, 그 하나하나에 가는 손은 합한 전체보다 더 많은 형국이 되었습니다. 학문에서는 이런 현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데올로기적인 주입이 포함된 것도 사실입니다. - P217

인문주의적 사명은 서로 다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것입니다. 정체성을 긍정하면 따라오는 지배의 논리나 호전성은 허용되어서는 안 되겠죠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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