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여기는 일본
현해탄 너머 
나라를 사랑하려는
나의 슬픔을
이 나라 사람들은 모른다

지금 이 땅에서
흙이니 물이니 하늘이니 구름,
혹은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처럼
나는 조국을 사랑할 순 없다

나에게
조국을 이야기할 언어가 없다
나에겐
조국을 느낄 살갗이 없다
- P59

대학 교단에 서면서 내가 염두에 두었던 것은 에드워드 사이드의 말이다.그는 지식이 한없이 세분화되고 부품화된 현대 아카데미즘의 존재 방식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역사 서술이나 문학에 있어 지배층의 이야기에 피지배자 측의 대항적인 이야기를 대치하는 것이 미래 인류의 새로운 보편성‘을 구축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는 일본 사회 속에서 살아가며 지배층의 이야기에 대한, 재일조선인이라는 마이너리티 입장의 대항적 이야기를 제시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 P53

복수의 아이덴티티를 끌어안는 것은, 개인의 입장에서 말하자면그야말로 분열된 상태다. 그 복수의 아이덴티티가 서로 대립하는 것일 때 자기 분열의 고통은 한층 심해질 것이 뻔하다. 구 식민지에서시작된 디아스포라는 누구나 이러한 자기 분열의 고통에 시달리고있다.
- P54

나는 엄숙한 사념으로 가득 찼다.
나는 어디서 어떤 실천을 해야할까? 한시바삐 ‘원귀들의 아우성으로 가득 찬 반도‘로 건너가 그 땅의 사람들과 고락을 함께하며 싸워야 하는 것 아닐까? 

참다운 현장에서 처절한 투쟁을 할 때 비로소 나의 문학도 존재할 수 있으리라. 일본이라는 허구의 현장에 얽매여 있으면서 도대체 무슨 문학을 할 수있다는 건가?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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