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영은 누군가의 사회적 지위가 우연한 이유로 정해짐을 성찰하는 것이 꽤 득이 된다고 보았다. 덕분에 승자와 패자 모두 자기 인생은 자업자득이라는 인식을 하지 않는다. 덕분에 현행 계급질서를 마냥옹호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이는 능력주의 체제에서는 역설적인 효과를 준다. 직업과 기회가 능력에 따라 배분되더라도 불평등은 줄어들지않는다. 불평등 구조를 능력에 따라 재구축할 뿐이다. 그러나 이런 재구축은 각자가 자기에게 맞는 자리를 가졌다는 생각을 굳힌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부자와 빈자 사이의 격차를 더 벌려놓는다.
- P192

능력주의의 이상은 이동성에 있지 평등에 있지 않음을 주의해야 한다. 능력주의는 부자와 빈자의 차이가 벌어진다고 해서 문제가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단지 부자의 자식과 빈자의 자식이 장기적으로, 능력에 근거하여 서로 자리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볼 뿐이다. 오르거나 떨어지거나 모두 그들의 노력과 재능의 소관이다.

 그 누구도 편견이나 특권에 따라 억지로아래로 떨어지거나 위로 올려질 수 없어야 한다. 능력주의에서 중요한건 ‘모두가 성공의 사다리를 오를 평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사다리의 단과 단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는 문제가 안 된다. 능력주의의 이상은 불평등을 치유하려 하지 않는다. 불평등을 정당화하려 한다.
- P199

롤스는 말한다. "비록 사회적 우연성을 제거하려는 노력이 완벽하게이뤄지더라도, 공정한 능력주의는 여전히 능력과 재능의 자연적 배분에 따라 부와 소득이 분배되는 것을 허용한다.  자연적 재능에 따른소득 불평등은 계층 차이에 따른 불평등보다 전혀 더 정의롭지 않다.

"도덕적 차원에서 두 가지는 똑같이 자의적이다." 따라서 참된 기회평등을 달성한 사회라 해도 반드시 정의로운 사회는 아니다. 그에 더하여 각자의 타고난 능력차에 따라 빚어진 불평등까지 살펴야만 한다.
- P209

롤스는 ‘차등의 원칙은 ‘자연적 재능의 분배 상태가 공동 자산이며,
그 분배에서 비롯되는 편익은 무엇이든 공동체적으로 향유되어야 한다‘는 합의를 나타낸다. 태어날 때부터 남보다 유리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그가 누구든 가장 불우한 상황에 처한 이들의 조건을 개선하는 한에서 그 행운의 몫을 향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회는 반드시 "우연한 배분이 가장 불운한 사람들에게 이롭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 P210

부자와 권력자들은 참을 수 없을 만큼 거만해졌으며,
능력주의자들이 그들의 성공은 그들 자신의 능력 덕분이라고 믿는다면 (점점 더 그렇게들 믿고 있다), 그들은 뭐든 자신들이 얻은 것은 얻을자격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믿을 것이다. 그 결과 불평등은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한때 평등을 목 놓아 외쳤던 이 당의 수뇌부에서는불평 한 마디 나오지 않게 될 것이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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