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기사가 네바 강변을 질주하던 그때부터, 기사가핀란드 만의 회색 화강암을 향해 말 달리던 그날부터, 러시아는 둘로 갈라졌다. 조국의 운명은 둘로 갈라졌다.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러시아는지금까지도 둘로 갈라졌다.
러시아, 너는 말과 같구나! 어둠 속에, 허공 속에 두 발을 들고 있구나, 단단한 화강암에 두 발을 박고 있구나.
너를 얽맨 돌을 박차고 싶더냐? 미치광이 친구가 땅을 박차듯 말이다.얽맨돌을 박차고 나가 자유롭게 허공을 날고 싶더냐? 카오스의 강물로 낙하하기 위해 말이다. 아니면, 너는 안개를 찢고 허공에 솟구치고 싶은 것은 아니더냐?
아니면 러시아, 너는 오랜 세월 뒷발로 서서, 음울한 북녘. 길고 긴 저녁노을, 얼어붙은 밤과 광명의 대낮이 교차하는 이곳에 너를 던진 혹독한 운명을 사색하는 것이더냐? - P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