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상태에서 벗어난 민족이 ‘내 나라‘를 꾸려나가는 작업은 결코식민 지배자가 남기고 간 것 위에서의 변장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가 아니었던가. 그 작업은 식민지(상태)의 연장이거나 겉치레의 분장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것이 아니라 식민 지배자와 그 제도가 남기고 간 모든 것을 일단 부정하고 그것과 단절하고 그리고 그것을극복하는 작업으로서의 ‘질적 변화‘ 여야 했을 것이다. 말하자면 ‘새나라‘를 건설하려는 우리가 했어야 할 일은 거족적(學族的) 역량을 퍼부어
‘부정(否定)을 부정(否定)‘하는 작업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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