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에 이미 투르게네프 (Ivan Sergeevich Turgenev, 1818~1883)가 햄릿적인간과 돈키호테적 인간을 인간상의 가장 전형적인 것으로 비교한 이래, 그리고 도스토옙스키(Fyodor Mikhailovich Dostoevskii, 1821~1881)가 돈키호테를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슬픈 작품‘으로 극찬한 이래 수많은 작가들의 찬양을 받으면서 끝없이 재해석되었다. 나는 세르반테스적 방법의 유머와 아이러니를 가장 잘 이해하고 체현한 작가로 체코 출신의 쿤데라(Milan Kundera, 1929~)를 꼽고 싶다.
사실 돈키호테의 황당한 모험담이란 작품 속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예컨대 돈키호테가 풍차를 향해 달려가는 장면은 소설 전체에서 보면 없어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모험소설이 아니라 기지와 반어로 가득 찬 ‘대화의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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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고의 철학자라고 할 수 있는 오르테가 (Jose Ortega y Gasset,1883~1955)는 스페인의 모든 문제는 세르반테스적 방법에 의해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스페인 사람들의 국민적 병폐라고 할 수 있는편협성이나 관념성을 비판하며 이성을 통한 관용과 지적 성실을 희구하는 인간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치 루쉰(1881~1936)이 아큐정전을 통하여 이를 역설하였듯. - P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