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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방 The Black room ㅣ K-픽션 26
정지아 지음, 손정인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20년 1월
평점 :
1990년 정지아 작가가 쓴 <빨치산의 딸>의 후속 이야기다. 작가는 남로당 전남도당 위원장였던 아버지와 여맹위원장이었던 어머니의 딸이다. 남편과 동료를 잃은 어머니는 어느새 아흔아홉 살 노파가 되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방에서 노모는 지리산에서 처절하게 싸웠던 전투를 잊지 못한채 살아간다. 작가는 늙어가는 엄마를 바라보며 뜨거웠던 빨치산의 현장과 가난과 멸시, 차별 속에서 살아온 그녀의 삶을 재구성한다.
80여 쪽 분량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이 작품은 한영대역으로 구성되었다. K-픽션 시리즈 중 하나로 해외 영어권 독자들에게 한국문학을 소개하는 취지에서이다. 영어 번역은 대체로 매끄러운 편이나 사투리의 맛을 느낄 수 없어 아쉽다. 어쩔 수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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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둘이 항꾼에 살그라. 고로코롬이라도 살어야 안쓰겄냐.”
“Why don't you two just live together? That's a way to live on." (22쪽)
“먼 놈의 헥멩가가 술 담배 한나를 못 끊는다요! 완전히 멍충이가 될불믄 워쩔라고 그요?...가난배끼 물레준 것이 없음서 인자 짐뎅이꺼정 될라 그요?
“What kind of revolutionary can't quit drinking and smoking? What are you going to do if you become a complete idiot? ...All you left her was poverty, and now, do you want to be a burden, too? (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