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언젠가 말벌에게 몹쓸 장난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 벌은 내 접시 위에서 잼을 흡입하고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두동강내버렸던 것이다.
그런데 동강난 식도 밖으로 가늘게 잼이 흘러나오는데도 그 벌은 먹는 일에만 몰입하고 있었다.
 말벌은 날아가려 애쓸 때 비로소 자신에게 일어난 그 끔찍한 일을 알아차렸다.
현대인도 이와 다를 바 없다. 동강난 것은 그의 영혼이며, 그가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 지 벌써 꽤 됐을 것이다.  단상 (Notes on the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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