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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 불의 향기
이진 지음 / 북치는마을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노을이 지는 듯한 색으로 표현된 하늘과
어두운 구름들이 그려져 있는 표지가
인상적으로 느껴졌고,
'허균 불의 향기' 라는 책 제목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했다.
저자의 전작이자 허난설헌의 일생을 다루었던
'하늘 꽃 한 송이, 너는' 을 읽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허난설헌의 동생인 허균을 다룬 이 소설 역시
기대감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예전부터 역사를 소재로 해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역사 팩션 장르의 드라마와 영화를 즐겨봤다.
최근 방영되었던 사극들 중에도 역사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새로운 인물을 추가하거나 우리가 당연한
사실로 알고 있었던 역사에 대한 진실을 알리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 표현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과정이 뻔하거나 쉽게 예측이 가능했다.
'허균 불의 향기' 는 그동안 보았던 역사 팩션물들과
다른 스타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허균의 생애 또는 광해군과 함께 개혁을 추진하는
모습을 다루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소설은 허균이 역적으로 몰려 처형을 당하는 장면부터
시작이 된다.
역적으로 몰려 처형이 된 허균의 목은 이이첨 대감이
내린 명령으로 효수가 된다.
그런데 누군가가 효수 된 허균의 목을 가지고 사라지게 되고
허균의 목을 가지고 달아난 사람, 허균을 목을 다시 찾으려는
허균을 추종하는 사람들, 죄인의 것을 되찾으려는 관원들 사이의
끈질긴 추격전이 이어지게 된다.
이진 작가 특유의 문장력과 섬세한 표현력,
새로운 관점과 방식으로 소설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행동과
성격, 표정, 느낌, 배경 등이 디테일하게
잘 묘사 되어 있어서 각 인물들이 나타내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면서 몰입 할 수 있었고,
소설 속 인물들의 상황들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머릿 속으로 그려가면서
읽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과 사건들의
전개가 이어지면서 다음 장에서는 어떤 스토리가
이어질까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어렸을 때는 단순히 최초의 한글소설인 '홍길동전' 을
쓴 사람으로 허균으로 알고 있었고 어느정도 크고 나서야
사극이나 영화 '광해' 를 통해 허균이라는 인물에 대해
어느정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허균 불의 향기' 를 통해 좀 더 인간적인
허균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