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만찬

최후의 만찬 -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서철원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9월

푸른 배경에 최후의 만찬 중 

일부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 표지가 눈에 띄었다.

책 겉면에 레오나르도 다비치의 <최후의 만찬>에

담긴 수수께기, 조선의 운명을 예측하다라고 적혀 있는 것이

책 제목인 '최후의 만찬' 을 의미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했다.

저자의 전작이었던 왕의 초상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이 책 역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예전부터 역사를 소재로 해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역사 팩션 장르의 드라마와 영화를 즐겨봤다.

최근 방영되었던 사극들 중에도 역사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새로운 인물을 추가하거나 우리가 당연한

사실로 알고 있었던 역사에 대한 진실을 알리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 표현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과정이 뻔하거나 쉽게 예측이 가능했다.

'최후의 만찬' 은 그동안 보았던 역사 팩션물들과

다른 스타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라도 진산에서 끌려온 윤지충과 권상연은 

천주에 입문하여 세례를 받은 뒤 신주를 버리고 

제사를 거부하고 천주교식 제례를 지냈다. 

이에 조정은 두 사람이 조선의 유교화 사회 질서를 파괴하는

패륜을 저질렀다면서 사교를 신봉하고 

유포시켜 강상을 그르치게 하였다는 죄명으로 

풍안문 앞에서 만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처형하였다.

사헌부 감찰어사 최무영은 윤지충의 집에서 가져온 그림을 

임금에게 보여주었고, 그 그림은 예수와 열두 제자가 

식사를 하고 있는 그림. 최후의 만찬이었다. 

임금은 도화서 벽제 김홍도에게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게 하였고,

김홍도는최후의 만찬 속 인물들 중에 장영실 있다고 말한다.

임금은 그림 속 장영실의 모습과 

김홍도의 말이 계속 신경쓰이게 된다.

최무영은 그림의 비밀을 풀기 위해 

김홍도를 몰래 밀라노로 보내게 된다.

유교가 깊이 뿌리 박힌 조선 사회에서 서학이 등장하고,

최후의 만찬 그림 속 장영실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가지 고민을 하게 되는 정조의 모습과 

밀라노로 건너간 장영실이 꿈꾸웠던 새로운 조선의 모습과 

장영실과 다빈치의 관계, 최후의 만찬 그림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임금에게 상세히 보고하는 김홍도의 모습,

순교한 윤지충과 권상연의 복수를 위해

 임금의 목숨을 노리는 초라니 탈춤패들의 모습 등.

생각하지 못했던 전개들이 이어지면서 다음 장에서는 

어떤 스토리가 이어질까에 대한 기대감이 들었다.

다양한 인물들의 행동과 표정, 

배경이 디테일하게 잘 묘사가 되어 있어서

소설의 상황들을 자연스럽게 

머릿 속으로 그려가면서 읽을 수 있었다.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잘 어울리는 새로운 느낌의역사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