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 도둑 - 아름다움과 집착, 그리고 세기의 자연사 도둑
커크 월리스 존슨 지음, 박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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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도둑은 2009년 영국 자연사 박물관에 침입해서 

299점의 새 가죽을 훔친 플루트 연주자 

에드윈 리스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일반적인 소설이 아니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고,

소재 역시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소재여서 흥미로웠다.


책은 열아홉 살의 플루트 연주자인 에드윈 리스트가 어떻게 박물관에 몰래

들어갈 수 있었고, 왜 죽은 새들을 훔쳤는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커크 윌리스 존슨이 

5년동안 집요하게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김진명 작가의 소설이 떠올랐다.

깃털도둑은 픽션을 바탕으로 했지만 사건의 진실을 추적 해 가는 과정이 

김진명 작가의 소설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구성이 조금 독특했다. 

보통 소설의 구성은 주인공이 사건의 진실을 추적해

가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루는 것이 일반적인데, 

깃털도둑은 1부에 상당 부분을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깃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깃털의 대한 소중함과 환경적인 문제를 먼저 인지하게 하려는

저자의 의도 인 것 같다.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를 설명한 윌리스의 이야기, 

개인 수집자로서 가장 많은 새 가죽과 

자연사 표본을 모은 월터 로스차이들에 대한 이야기, 

깃털열병이라는 말이 생길정도로  깃털로 장식한 모자가 유행하고, 

깃털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희생 된 수 많은 새들에 대한 이야기, 

깃털 패션과 매매를 반대하는 환경 운동가들과 깃털 산업 관련자들의 논쟁, 

낚시 꾼들이 깃털을 활용한 플라이 타잉을사용하는 이야기들을 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에드윈에 삶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플라이 타잉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플라이 낚시는 낚시를 할 때, 진짜 미끼가 아니라 

가짜로 만든 미끼를 낚시줄에 매달아 하는 낚시를 말한다.

그리고 가짜 미끼를 만드는 것을 타잉이라고 한다. 


에드윈은 머지라는 인물로 부터 타잉을 만드는 법을 배우고,

뛰어난 플라이 타잉 기술을 갖게 된다. 

그리고 희귀 깃털로 플라이를 만들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된다.


그리고 2부에서 에드윈이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을 그린다.

트링박물관 조류실에 들어가면서 수 많은 조류 가죽을 보면서 매료되고 

희귀 깃털로 만든 플라이를 갖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한꺼번에 전부 훔칠 생각을 하게 된다. 

사전 답사와 도구까지 미리 준비하는

치밀한 계획을 세운 뒤, 새들을 훔치는데 성공하게 된다.


한 달이 지나서야 도난 사실을 알게 된 박물관 직원들과 범인을 쫓는 과정, 

마음껏 깃털을 거래하는 에드윈의 모습, 

결국 그의 고객의 말 한 마디가 계기가 되어서 경찰에 잡히게 되는 과정,

 에드윈이 조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 

박물관으로 돌아온 새를 제외한 

나머지 새들에 대한 행방에 대한 궁금증이 담겨 있다.


3부에서 이 책의 저자인 윌리스 존슨가 사건의 진실을 추적 해가면서 

플라이 타잉 기술자, 깃털 장수,마약중독자, 

맹수 사냥꾼, 전직 형사들을 만나는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에드윈이 저지른 범죄가 단순히 '깃털' 덕후의 

가벼운 절도범죄가 아닌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소설이 아니라, 

여러 장르가 혼합된 새로운 스타일의 책이라서 

처음에는 읽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1부 후반부터 에드윈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에드윈이 절도를 하게 된 계기, 절도를 하는 과정, 

잡히게 되는 과정, 재판을 받는 과정까지 순식간에 읽을정도로 흥미로웠다.


그리고 에드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사건의 진실의 집요하게 

추적 해 가는 윌리스 존슨의 모습을 통해 

함께 화가나기도 하고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구성과 

뻔한 결말이 아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결말까지

깃털도둑을 읽고 난 후 깊은 여운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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