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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 자전 고전 - 아버지와 아들, 책으로 말을 걸다
김기현.김희림 지음 / 홍성사 / 2020년 11월
평점 :
최근에 화제가 되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금쪽같은 내 새끼’이다. 육아 전문가인 오은영 박사를 중심으로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는 자녀와 갈등이 있는 부모에게 조언과 위로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송을 보며 느끼는 점은 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방송의 대상은 연령대가 어린 층이긴 하지만, 전반적인 시대상을 보았을 때, 부모와 자식 간 대화의 어려움, 세대 간의 갈등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온 곳곳이 갈등투성이다. 제대로 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스마트 시대에 다다른 지금의 모습은 더더욱 소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연결고리가 사라지고 있다. 부모는 자식의 인생에 관여하려고 하지만, 자식은 잔소리로 받아들인다. 에어팟에 귀를 닫은 채, 부모의 소리를 차단한다. 부모는 이런 모습을 보면 더욱 화를 낸다. 처음에는 사랑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분노로 변질하는 대화의 모습을 여기저기서 쉽게 발견하게 된다.
과연 대안이 있을까? 소통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방송에서는 끊임없이 오은영 박사가 해결책을 내어주지만 분명 한계가 있어 보인다. 모든 가정사의 모습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원적인 문제로 접근한다면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 등장했다. 바로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뛰기에 충분했다. “부전, 자전, 고전”, 책은 신학자이자 목회자인 아버지와 철학자인 아들의 편지를 담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에게 쓰는 편지라니 경상도 사람인 나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더 놀라운 점은 흔한 가정사에 나올법한 이야기가 아니라 고전을 기반으로 “존재, 타자, 폭력, 국가, 정의, 사랑, 진리, 자유, 세상, 학문”에 대하여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와 자를 이어주는 책, 단순한 책이 아니라 역사와 지혜가 담긴 고전이라니 놀랍고 부럽기도 하였다. 독서는 교육에서 가장 기본이 된다는 사실을 누구나 다 인정하는 바이다. 또한 독서가 주는 유익은 삶을 바꿀 정도로 큰 힘이 있다는 것 역시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책 좀 읽어라”라고 말하여도 자식들은 책을 읽지 않고, 부모 역시 “읽으라”라고 잔소리만 하지 그 자신 역시 읽지 않는다. 마치 나의 모습이 그대로 연상이 되면서 부끄러움이 치솟았다.
소통과 자녀교육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그 속 담긴 신학적 바탕과 철학적 바탕의 다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아버지와 아들이 어떻게 손을 잡고 걸어 다니는지 또한 서로 다른 방향에서 어떻게 바라보며 대화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꼭 펼쳐보라고 전하고 싶다. 아버지로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다음과 같은 문장을 통해 소통하는 아버지의 첫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닫고 나와 함께 걸어가면 좋겠다.
“아들아, 문득 어릴 적 내가 너를 타자로 대하지 못한 적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 ‘타자로서 하나님’은 나를 내 모습 그대로 나 아닌 남도 그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윤리의 토대라는 거야. … 타자는 선물임이 틀림없어. 내게 타자인 너의 존재가 아빠에게 이보다 좋을 수 없는 선물이듯이. 또 하나의 선물이 될 너의 편지를 기다린다.” (60~6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