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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무라 간조 회심기 - 내 영혼의 항해 일지 ㅣ 믿음의 글들 40
우치무라 간조 지음, 양혜원 옮김 / 홍성사 / 2019년 10월
평점 :
길을 잃기 쉬운 세상을 살고 있다. 어디가 정답인지 알 수 없는 시간 속에 머물러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살아오다 결국 나를 잃어버렸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했는지, 무엇 때문에 살아가고 있는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길을 잃어버렸다. 길을 잃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길을 안내해주는 것을 찾는 일이다. 혹여나 삶이 주는 거대한 무게에 짓눌려 길을 잃은 사람이 있다면 ‘우치무라 간조 회심기’란 나침반을 통해 함께 길을 찾아가는 순례의 여정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책은 근대 일본과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사상가, 기독교 정신에 따른 애국과 평화주의를 역설한 ‘우치무라 간조’가 쓴 일기가 중심이 되어 안내한다. 그가 어떻게 기독교를 만나게 되었는지, 세상 가운데 기독교를 알리기 위해 어떤 배움을 받았으며 어떤 노력하였는지 적혀있다. 읽다보면 그의 고민들이 결코 과거에 머물러 있는 고민이 아님을 알게 된다. 글을 읽을 때마다 현재에도 동일하게 문제되고, 고민되는 부분들이 연장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그 고민들 가운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 길을 안내 받으며 발견할 수 있을까?
책은 여러 방면으로 힘을 내어 걸어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특히 만남의 중요성을 알려 준다. 누구를 만나서, 어떤 배움을 얻는지가 한 사람의 인생길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려준다. 삿포로 농업대학에 들어가서 기독교를 만나고 그 친구들과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하나님을 만나는 그 과정들은 만남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다.
책은 만남을 넘어서 어떤 존재를 의지하며 살아가느냐의 문제로 넘어간다. 우치무라 간조의 기도는 누구를 의지하고 있는지 알려주었다.
“나의 전적인 무능과 타락을 인정하고, 당신의 생명으로 채움 받고자 당신 앞에 나아옵니다. 나는 부정합니다. 나를 정결케 하기를 당신께 기도합니다. 나는 믿음이 없습니다. 내게 믿음을 주옵소서. 당신은 선함 그 자체이시며, 당신이 없으면 나는 어둠일 뿐입니다. 나의 불결함을 보시고 나의 죄를 깨끗하게 씻어 주시옵소서.”(P.241)
“영원하신 성령과의 교제를 통해서, 이미 하나님의 마음속에 가지고 계신 그 뜻을 우리로 기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로 드리는 모든 기도는 하나님께서 들으시며, 아니 들으실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독교인의 기도는 예언이다.”(P.241)
오늘도 여실히 눈 떠지는 하루 속에 신앙의 항해 일지를 적고자 노력했던 한 일본인의 글과 삶을 통해 모든 분노를 내려놓고 작은 몸으로 항해의 노를 한 번쯤은 저어보려고 마음먹게 되었다. 이 글을 보는, 혹 이 책을 읽을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한 존재의 삶으로 관통되는 그 사랑이 전달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