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 작품을 읽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인간의 심리 묘사가 섬세하고, 여성의 입장에서 타인의 말과 행동에 대해 디테일하게 분석하여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공식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맨스필드 파크>는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에 이어 세번째로 읽은 제인 오스틴 소설인데 그녀가 살았던 당시, 경제력이 없었던 여성들이 어쩔수 없이 살아가기 위해 선택해야만 했던 결혼이라는 제도를 주요 테마로 다룬다는 점에선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느낌을 지울수없다. 하지만, 작품마다 주인공인 여성의 캐릭터가 다르다는 점(맨스필드 파크에선 좀 소극적이고 순종적인 그래서 읽다가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하는 패니가 주인공이다) 그리고 그 여성이 어떻게 당시 결혼 제도의 한계를 극복해 나아가는지 그 과정을 다루고있기에, 그 차별점과 공통점을 찾으며 읽으면 재미가 더하다. 그래서 이모집에 얹혀사는 패니가 사촌 에드먼드와 어떻게 이어질지 너무 궁금했는데, 99%가 패니 혼자 맘고생하고 고민하는 내용이다가 막판에 생각지도 못한 사건으로 모든 문제가 한방에 정리되고 둘의 결혼이 성사되는 해피엔딩이어서 역시 제인 오스틴 이구나 하면서도, 조금은 인내심을 갖고 읽어야 하는 케이스라고 느꼈다.
박찬일 셰프 책은 두번째다. 김중혁 작가 추천으로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를 잼나게 읽었고, 이번 책은 오동진 영화평론가가 하는 유투브 방송(오캐스트)에서 박찬일 셰프 책을 소개해서 읽게 되었다. 원래 그의 글솜씨를 좋아라 하기도 하고 인문학적 식견이 풍부한 두 분의 짜장면에 대한 대화가 어찌나 재밌던지 바로 이 책을 사게 되더라는 ㅎ 2022년 새해 첫 책은 야심차게 라오서 작품을 선택해 읽고 있었는데, 이 책을 손에 잡으니 그냥 놓지 않고 계속 읽게 되어 그냥 내친김에 다 읽어버렸다. ㅎ 당연 국민 음식 짜장면에 대한 상세하면서도 깊은 역사 그와 더불어 화교의 삶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누구나 하나쯤 갖고있는 옛 짜장면에 멁힌 추억을 다시 들춰보는 기분이랄까.. 맛있고 최고로 인기 있는 음식에서 지금은 가장 저렴하고 퀄리티도 떨어진 저렴한 음식으로 전락한 짜장면의 인생(?)에 서글픔도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