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하지 않는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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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첫 한강 작품 입문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많을듯). 몇몇 우리 소설가의 작품을 읽었지만 한강은 ‘소년이 온다‘ 정도만 5.18을 다룬 내용이란 정보 정도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솔직히 선뜻 읽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몇해전 맨부커상 수상 소식에 ‘채식주의자 ‘를 서점에서 살짝 들춰보았지만.. 내가 읽기에 감당하기 버거운 느낌이 확 들어서 포기했다.
제주 4.3사건이라는 역사가 배경인 소설이라 이 작품을 선택해 읽었는데, 역시 한강 책은 읽기가 어렵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일단, 학살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는 이야기로 전개되는 앞 부분이 너무 길고, 또한 그 내용이 꿈과 현실을 오고가며 반복되어 안개 속을 걷는 답답한 느낌이 들어 어렵다. 삼분의 이를 읽고나서야 본격적이고도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강이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범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각각의 작품에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는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실제 생존자의 제주도 방언 그대로 기록해 놓은 증언이 주는 힘이 실로 선명하며, 또한 그 증언을 소설이라는 옷을 입혀 기록했기에 여러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이렇게 큰 상을 받고 전 세계 사람들이 우리 역사를 검색하고 공부하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 결국 ‘소설‘이 갖는 중요한 역할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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