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망상 - 잘못된 믿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조 피에르 지음, 엄성수 옮김, 김경일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책스타그램을 열심히 굴리던 시절 이야기다. 나는 책 협찬을 받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마음에 자물쇠 10개를 채웠다. 좋은 책을 받는 건 좋은데, 읽고 싶은 책을 못 읽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협찬 서평과는 거리를 두고 살았었는데….

다시 브런치와 책스타그램을 시작하면서 ‘저건 받아야 해!’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 눈에 띄었다. 그중 『집단 망상』은 정말이지 내 돈을 주고 사서라도 읽고 싶은 책이었다. 특히 내 눈을 사로잡은 건 ‘잘못된 믿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부제였는데, 알다시피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저 사람들은 대체 왜 저런 걸 믿는 걸까’ 궁금한 걸 넘어 체한 것처럼 답답했고(예를 들면 ‘부정 선거’라든지…), 이 책이 나만의 사이다가 되어줄것 같아 얼른 신청했다.

이런 마음으로 책을 받아 열심히 읽었던 소감은 ‘일단 나부터 잘 하자’였다는 이야기…. 이런 반전은 대체 왜, 어떻게 일어난 걸까?



망상의 강화 경로:

인지 편향, 소셜미디어, 그리고 비즈니스


저자가 소개한 사람들이 망상에 빠지는 경로를 내 나름대로 요약하자면 대략 이렇다.

① 모든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1~3장에서 소개한 인지 편향은 누구에게나 있다(‘나는 예외!’라고 생각했다면, 이런 자신감조차 인지 편향의 예시로 소개된다는 점 참고하시길).

②소셜미디어의 성장과 함께 망상을 뒷받침할 정보가 넘쳐나게 됐다. 이제는 누구나 자기 망상의 근거를 찾아낸다.

③누구나 자유롭게 정보 유통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이를 통해 금전과 권력을 노리려는 이들이 나타났다(극우 유튜버들의 수입을 듣고 놀란 경험 다들 한번쯤은 있지 않나?).

재미있는 건(사실 재미없음), 이렇게 망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다른 이들을 ‘바보’ 나아가 ‘정신병자’ 취급을 한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지금 이 시간에도 온갖 기발한(?) 욕설로 상대방에게 모욕을 퍼붓고 있으며, 정당들은 ‘정권 획득’ 외에 ‘상대 정파의 궤멸’이란 목표를 추가했다. 여기저기에서 상대방을 제거하는 걸 목표로 삼는다.

이쯤 되면 끌끌 혀를 차면서 ‘도대체 (저) 사람들은 왜 그럴까?’ 생각한 사람들이 있을 텐데, 방심은 금물. 저자는 이렇듯 ‘나는 예외야!’라는 전형적인 편향의 결과물이라고 이야기한다(자신을 ‘평균적인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평균 이상 효과’ 또는 ‘우월성 환상’이란 개념으로, 내가 반성할 수밖에 없던 이유였다). 게다가 ‘나는 언제나 합리적이며, 내 이야기는 언제나 옳다’는 사람이 많을수록 갈등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모르긴 해도 주말마다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 거의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예전 같으면 갈등은 민주주의의 건강함을 증명하는 요인이었겠지만, 이대로 두면 민주주의가 정말 무너질 것 같다. 민주주의가 어떻게 되기 전에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것 같은데, 방법이 없을까?


분석적 사고, 참 좋은 이야기인데…


다행히(?) 해결책 몇 가지를 제시했고, 그중 몇 가지는 나도 두 팔을 번쩍 들어 동의할 수 있었다(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게 마음을 무겁게 했지만). 다만 이 서평에선 저자의 해법을 보기 좋게 정리하기보다는 내가 떠올린 아이디어를 함께 생각해보는 게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함께 생각해주시길 바라면서.

저자는 고조된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분석적 사고’를 제안하는데, 자세한 내용은 아래 인용문을 참고해보자.

분석적 사고는 고정불변의 능력이 아니라 학습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 능력은 망상 또는 그 비슷한 믿음과 관련된 ‘성급한 결론 내리기’ 식의 직감적인 사고에 제동을 거는 것만으로도 기를 수 있다. 일단 그렇게 사고의 속도를 늦추면 우리는 자신에게 ‘이게 사실일까?’, ‘내가 맞을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믿는 것을 받아들이기 전에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406

할 수만 있다면 200% 300% 동의한다. 그리고 분석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갈등이 줄어든다는 것도 잘 알겠다. 문제는 이 사고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가질 수 있겠냐는 거다. 특히나 주의력을 노리는 늑대들(테크 기업과 개인 미디어 사업자들)이 사방을 둘러싼 요즘이기에, 어쩔 수 없이 회의하게 된다. 그렇다고 분석적 사고 때려 치우자는 이야기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이걸 어쩌나’ 생각하던 참에, 어설픈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과학적 사고보다는 과학의 제도!


과학과 이를 지탱하는 분석적 사고는 어떻게 사람들의 신뢰를 받게 됐을까? 사람들이 세상을 가장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설명한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객관성’과 ‘정확성’은 어디에서 나타났을까? 과학자의 분석적 사고 덕분에? 당연히 그런 측면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 결정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라는 말이 들려오는 것 같아 얼른 말하자면, ‘합의를 제도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적 팩트’들은 어느 날 천재 과학자 한 명이 “내가 발견했어!”라고 소리치며 주장한 이야기가 아니다. 수많은 후속 연구를 통해 재현되거나 다양한 방식의 검증을 통과했을 때 비로소 ‘팩트’로서 인정을 받게 된다. 과학계에는 인정 받지 못한 주장이 셀 수 없을 정도이며, 대중서에서조차 같은 내용을 다르게 설명하는 책들이 정말 많다. 그러니 과학의 권위는 과학자 개개인의 분석적 사고력 보다는 검증 과정을 제도화해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결론은 과학계가 그랬듯 사회에도 분석적 사고를 제도화하는 것이 갈등 해소의 실마리가 될 것 같다는 이야기다. 이를 통해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면서, 가짜 뉴스, 나아가 망상적 사고를 방치하는 테크 기업을 규제하는 근거로 활용한다면 갈등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이 제도화가 어떤 방식으로 가능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 책을 가능한 많은 분들이 함께 읽고 아이디어를 모아보면 좋겠다 싶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이렇게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일수록 머리를 모아야 해낼 수 있는 법이니까.

덧붙임 1. 참고로 지금 이야기하는 ‘제도’가 정부의 일방적 규제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참고할 것.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판정하는 시스템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덧붙임 2. 나는 책의 9장에서 다룬 ‘정체성 정치’가 갈등의 핵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미 글이 너무나 길어졌기 때문에 이 문제는 나중에 다뤄보려고 한다. 마침 옛날에 읽고 서평 작성은 무기한 연기했던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두 책을 엮어서 쓰면 더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로싱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8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읽은 범죄/추리소설. 마이클 코넬리는 이 장르에서 (나만의) 최고 작가인데, 2013년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로 이 작가를 처음 접한 이후 12년 동안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그의 작품엔 내가 소설에 바라는 거의 모든 것, 가령 완벽한 기승전결, 뚜렷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심리묘사, 사건을 정확히 전달하는 필력, 무엇보다도 재미, 재미, 재미! 까지, 그 모든 게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에 출간된 『크로싱』은 10년 가까이 기다린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2015년 출간 다음 해에 영어 공부와 덕질 모두를 잡겠다며 덥썩 원서를 사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실패했고, 이제서야 작품을 읽게 된 것이다. 기다리느라 강제 탈출한 안구를 주워 담은 후에.


운 좋게 서평단에 당첨되어서 우리나라에서 (거의 제일) 빨리 읽게 된 『크로싱』, 그 초반부는 다소 실망이었다. 진작 출간된 두 권의 미키 할러 시리즈 『변론의 법칙』과 『회생의 갈림』에서 공개된 설정이 이 작품 초반부의 긴장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장치였기 때문이다. 작가와 출판사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아쉬움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원서를 읽을 수 없는 내 탓이라 생각하자).


그 정도 아쉬움을 털어내고 초중반을 넘어가면, 이 작가 특유의 매력이 넘쳐나기 시작한다. 읽을 때마다 경찰관 체험을 안겨주는 해리 보슈의 수사 디테일은 방금 건진 방어처럼 생생하고, 사건 해결에 필요한 ‘떡밥’을 던지는 타이밍과 던진 ‘떡밥’을 절대 놓치지 않는 완벽한 서사 전개, 해리 보슈의 심경 변화를 최면을 걸듯 설득해내는 필력, 그 무엇보다도 다음 날 6시 30분 기상 일정을 잊고 새벽 2시 30분까지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긴장감까지….


무엇보다도 이 장르의 태생적 결함, 그러니까 ‘필연적인 주인공의 승리’를 아쉽지 않게 만드는 폭발적인 마무리 덕분에 내 아드레날린도 함께 터졌다. 책장을 덮은 후에 ‘그래, 이런 소설만 계속 읽을 수 있으면 행복한 인생이야’라고 생각했다. 찬사를 더 쏟아내고 싶은데, 기대치를 아파트 옥상까지 높일까봐, 또는 과한 호들갑처럼 보일까봐 여기에서 관두련다.


마이클 코넬리의 팬이라면 필독서. 범죄/추리 마니아에게도 필독서. 하지만 범죄물에 관심 많은 초보자들에게 추천하기엔 솔직히 좀 꺼려진다. 해리 보슈 시리즈(미키 할러 시리즈 포함)는 이전 시리즈 사건이 다음 작품의 설정이 되곤 하는데, 이게 또 깨알 재미이기 때문이다. 뭐, 그래도 배경 설명이 충분하기 때문에 몰입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긴 하다.


어쨌든 끝내주는 독서였다. 아니, 독서라는 말은 너무 얌전한 것 같고, 책 한 권 들고 재미있게 놀았다고 하는 게 맞겠다.


※ 일부러 소설 스토리를 요약하진 않았는데, 초반에 등장하는 몇몇 설정조차 미리 알면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토리의 진입 장벽이 높은 것도 아니니, 일단 독서부터 추천해보겠다.


※ 이제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 중 아홉 권이 국내 미출간작으로 남았는데, 가뜩이나 출판 시장이 어려운 마당에 출판사에 독촉할 수도 없고 이래저래 어렵다. 『크로싱』을 시작으로 출간 계약이 활명수 들이부은 것처럼 원활해지길 바라는 수밖에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능 없는 작가로 살아남기 - 재능 없이도 글밥 먹는 사람의 생존기
홍지운 지음 / 아작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고 싶은 책을 못 읽는 사태가 일어나는 게 싫어서 서평 이벤트는 잘 신청하지 않는 편인데, 『재능 없는 작가로 살아남기』 이벤트에는 홀린듯 신청 댓글을 달고 말았다. 장르는 다르지만 작가로 생존한다는 건 그 자체로 대단한 일이고, 작가지망생으로서 그 비결을 배워야만 했다.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을 감사히 읽으며 느낀 첫 소감은, ‘작가 지망생들은 이 책을 무조건 읽어보시라’는 것. SF 지망생은 말할 것도 없고, 순문학 작가 지망생에게도 유용한 비결들이 정말 한가득이었다. 심지어 소설 쓸 생각이 0.1도 없었던 나도 이 책 덕분에 단편 하나 정도는 쓸 수 있겠다 싶을 정도였으니까.


내가 정말 공감한 몇 가지 비결을 소개하자면(※ 설명에 내 주관이 잔뜩 녹아 있음 주의)


▶ 다른 작가와 비교 금지: 어차피 시장에 작가는 많고, 더 잘 쓰는 사람은 있을 수밖에 없음. 이런 비교는 생존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됨.

▶ 기획서 작성하기: 글쓰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줌. 빛나는 영감이 없을 때에도 써야만 하는 것은 생존 작가의 필수 조건!

▶ 니체 인용 금지: 너도나도 니체를 인용하는 바람에 희소성이 없음. 오히려 빈약한 독서력만 드러낼 뿐이다.

▶ 긴 문장도 괜찮음: 단문은 정확한 사실 전달에 효과적이지만, 도리어 읽는 맛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비단 (장르)문학만의 이야기는 아닐 듯.

▶ 내글구려병 예방: 머리는 손보다 빠르다. 손을 아무리 굴려도 머릿속 그 장면을 온전히 구현해낼 수는 없으므로, 글이 구려도 계속 써라.


그 외에도 유용한 팁들이 정말 많지만, 그걸 다 요약할 순 없으므로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사 보셔도 괜찮겠다. 작가 지망생이라면 후회할 일은 없을 듯하다.


-------


여기에서 끝났다면 글(소설) 쓰기에 관한 괜찮은 참고서 정도로 여겼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그 이상의 독서 경험으로 남았다. 그 이유를 몇 가지 정리해 보자면,


하나는 글쓰기에 대한 환상을 조금은 덜어냈다는 점이다. 사실 나 같은 일반인에게 글쓰기, 특히 단행본 한 권 분량의 글을 쓰는 일은 뇌를 야구공 크기로 쥐어짜야만 하는 불가능한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 책이 닦아준 글쓰기 포장도로를 따라가다 보니 뭐라도 쓸 수 있겠다 싶어진 것이다. ‘재능 없는 작가’가 아닌 거 다 알지만, 훌륭한(?) 콘셉트와 함께 글쓰기를 ‘사람의 일’로 만들어준 저자 선생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다른 하나는 ‘뭐라도 쓰는 것’의 중요성을 되새겼다는 점이다. 요즘 나는 브런치에서 긴 글 쓰기에 도전해 보고 있는데, 영감 기다리다 영감님 되는 줄 알았던 순간이 몇 번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책에서 얘기한 것처럼 뭐라도 써 놓고 하루라도 묵혀 두니, 이런저런 보강 아이디어가 떠오르면서 한 편의 글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안 나가는 진도 때문에 마음고생 많았던 내게 선물 같은 순간이었다. 서평단 신청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다른 지망생에게도 이런 선물 같은 순간이 찾아오기를 희망하면서 초초초강력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의 행동을 하나부터 열까지,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그리고 재밌게(!) 서술한 책은 없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벽돌 세개 짜리 책이 재밌을 수가 있죠? 이 좋은 책을 믿고 보는 역자의 번역으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네요. 사놓고 미루신 분, 두께 때문에 못 사신 분들 꼭 읽어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케터로 살고 있습니다 - 롱런하는 마케터의 비밀
강혁진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되고 싶었지만 현실은

꿈에 대한 이런저런 충고 중 요즘은 이런 이야기가 제일 많이 들리는 것 같아요. ‘뭐가 되고 싶은지’를 고민하지 말고 ‘뭐가 하고 싶은지’를 고민하라고 말이요. 되고 싶은 것만 고민하면 진짜로 그 직업이 가진 그 순간부터 뭘 해야 할지 모를 거라고 하잖아요. 너무 많이 들려서 살짝 지겹기도 한데, 지겨운 것과는 별개로 뼈 저릴 정도로 맞는 말이긴 해요. 요즘 ‘되는 것’에만 지나치게 몰두한 분들, 너무 많아서 제가 죽겠어요(응?).

마케터란 직업에 대해 생각해봤어요(갑자기 분위기 마케팅?). 요즘 많은 분들이 선망하는 직업 같아요. 일단 뭐랄까, 크리에이티브가 넘쳐나는 사람들 같잖아요. 저만 그렇게 보이는지 모르겠는데, 옷도 잘 입는 것 같아요. 그렇게 멋짐이란 게 뿜뿜 솓구치는 직업 같아요. 보아 하니 왠지 돈도 좀 잘 벌 것 같... 아… 이건 모를 일인가요?

이렇듯 마케터가 되고 싶은 사람이 많은 시대예요. 그런데 말씀 드렸듯이 요즘은 되기만 하면 끝나는 시대는 또 아니잖아요. 마케터가 됐는데 막상 내가 꿈꿨던 마케터 생활이 아니라면? 문제는 대부분의 직업이 그렇듯, 내가 꿈꿨던 마케터 생활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예요. 정의를 바로 세울 줄 알았던 판검사 선생님들이 사실은.. 읍읍 (여기까지만)

📚 체험 마케터의 현장

마케터를 선망했 했던 분, 그 선망이 아주아주 컸던 분이라면 ‘마케터로 살고 있습니다’는 필독서, 까진 아니고, 읽어 두면 많이 좋은 책 같아요. 마케터의 목표를 정확하게 정의하고(“마케터는 고객에게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입니다.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7), 또 그 목표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자질구레한 것들까지 정리해 놓았거든요.

이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게 저자 선생님이 운영하는 ‘월간 서른 ‘이야기예요. ‘월간 서른’이란 브랜드는 ‘고민하는 30대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이란 콘셉트로, 한 달에 한 번 자기 길을 걷는 연사와 함께 30대의 이야기를 듣는 강연을 운영한다고 해요. 연사 선택, 섭외, 참가비 결정, 참가자 모집과 관리, 강연 구성까지, 콘텐츠 업로드까지. 이 과정의 모든 게 ‘마케팅’(또는 ‘브랜딩’)과 관련이 있었어요. 참가자들에게 확인 문자 보내는 것 하나까지 그랬어요. 그렇게 ‘월간 서른’은 꽤나 탄탄한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고 해요.

그럼 이 모든 걸 잘하는 좋은 마케터가 되려면 뭘 해야 하나요? 책에선 일단 경험을 많이 해야 한대요. 평소에 하던 일도 다르게 해보고, 영화 ‘원스’의 주인공들이 자동차에서 자기 음악을 들은 것처럼 소비자 입장 바꿔 생각해보고(나라면 이 물건을 살까?), 극장에 일찍 들어가 광고도 좀 살펴보고, 예쁜 게 보이면 사진을 찍어 두고 등등이요. 그냥 경험하지 말고, 같은 일을 하더라도 조금씩 다르게 시도해보라고 해요. ‘내가 이런 일 하려고 대학 나왔나?’라는 자괴감이 드는 일을 해도 거기에서 교훈을 얻을 줄도 알아야 한대요.

📚 자질구레한데 좋고 그렇네요

저는 사실 지식이 빽빽한 책에 대한 동경이 있어요. 그런 책을 읽고 싶어 하구요(벽돌책 포스팅 안 보신 분들은 좋아요 누르고 오세요). 그런 측면에선 아쉬움이 살짝 남는 독서였어요.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지만, 마케팅이 지식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아니, 어쩌면 지식 이상으로 경험이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어요. 온갖 자질구레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그 자질구레함이 잔뜩 묻어 있는 책이어서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마케터를 구름 위 신선 같은존재가 아니라 이런저런 일을 해내는 ‘생활인’으로 보여주었거든요. 마케터가 되고 싶은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려요. 뭘 하면 좋은 마케터가 되는지, 어떤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오래 일하는 마케터가 되는지, 좋은 가이드가 되어줄 것 같네요.

* ‘서평단’ 도서이지만 솔직히 썼어요 믿어주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