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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빙 미스 노마 - 숨이 붙어 있는 한 재밌게 살고 싶어!
팀, 라미 지음, 고상숙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드라이빙 미스 노마' 의 저자 팀과 라미는 부부다. 팀과 라미는 캠핑카를 타고 여행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노마는 팀의 어머니로 아흔 살의 할머니다. 노마의 남편이자 팀의 아버지인 레오가 죽음을 맞이하자마자 노마 역시 자궁에 종양이 있다는 판정을 받는다. 팀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 홀로 남은 노마에게 함께하는 여행을 제안한다. 노마는 여행에 동참할 것을 수락한다. 의사 역시 자궁을 절제하고 방사선치료,화학 치료를 받으며 나아질지 보장할 수도 없는 치료를 하는 것보다는 캠핑카를 타고 여행하는 삶을 선택할 것이라며 노마의 선택을 지지한다.
"난 아흔 살이나 먹었어요. 이제 길을 떠날 참이라오.
더 이상 병원 진료실에는 1분도 더 있고 싶지 않아요"
팀은 아흔 살의 어머니와 함께 캠핑카를 타고 여행하기 위해 조금 더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이 구비된 캠핑카로 바꾼다. 금전적인 문제는 아버지가 남겨두신 연금과 어머니가 받는 연금으로 차를 바꾸고 어머니의 여행자금으로 사용한다. 이들은 캠핑카를 타고 사우스다코타의 옥수수 궁전, 옐로 스톤 국립공원,뉴멕시코, 플로리다 포스 마이어 비치 등 미국 전역을 탐방한다. 사우스다코타의 한 캠핑장에서 팀의 친구가 가져온 수제 맥주를 마시며 노마는 말한다. "요양원에 들어갔더라면 결코 이런 걸 맛볼 수 없었을 텐데. 정말 좋구나"
올해 초 엄마의 손목에 문제가 있어 수술을 하기 위해 며칠간 병원에 입원을 했다. 노년기에 접어든 엄마는 손목뿐만 아니라 근래 5년 사이에 어깨 수술, 백내장 수술, 귀는 보청기, 무릎 통증 등 많은 신체기관이 노화되어 수술을 받거나 통증 완화를 위해 약을 먹고 있다. 예전보다 활동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고 해마다 하시던 주말농장 텃밭도 올해를 기점으로 다 접고 그만두셨다. 건강을 위해 하루 1번 동네 뒷산을 산보하고 동네 어르신들과 수다를 떠는 게 지금 체력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활동인 것이다.
이러한 고령의 엄마가 계시다 보니 엄마와도 죽음에 대해 가끔 이야기를 나눈다. tv 프로를 보다 암 환자가 나오는 방송을 보시며 엄마는 본인이 암과 같은 큰 병에 걸리면 병원에 입원해 치료하기 보다는 그냥 일상생활을 하다 집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하신다. 먹고 싶은 것 먹고 보고 싶은 것 보고. 남의 손에 의지해서 몇 달 몇 년 더 살기보다는 그냥 내 맘 편하게 살다 죽겠다고... 노마 할머니와 비슷한 심정이신 것 같다. 나 역시 내 인생의 마지막을 병원에서 마무리 하기보다는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지내며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일상을 보내다 떠나고 싶다. '드라이빙 미스 노마는' 자연스러운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드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