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칼린, 그녀가 사랑했던 시간들에 대한 just stories...”
KBS 2TV 주말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의 아마추어 합창단이 이뤄낸 작은 기적으로 각종 언론과 사회는 한동안 떠들썩했다. 그 작은 기적의 중심에 서 있었던 장본인은 바로 박칼린. 수십 년간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국내 뮤지컬 음악감독 1세대’라는 명성을 쌓은 그녀다. <남자의 자격> '하모니' 편에서 보여준 그녀의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에 많은 시청자들이 감동했다.
2010년 열정 아이콘의 주인공 박칼린에 관한 수많은 궁금증을 풀어줄 책, <그냥>. 출생부터 가족사, 다양한 인맥, 뮤지컬의 세계 그리고 현재의 생활까지,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었던 박칼린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모았다. 이 책을 통해 지극히 인간적인,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사람' 박칼린을 만나게 될 것이다.
내가 선택한 일과 그것을 위해 최고와 최선이기를, 그것들을 위해 불타오르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노력과 에너지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가장 뜨거운 곳에 있어야 한다. 한 발짝이라도 거기서 물러난다는 것은 결국 무언가 하나를 포기했다는 것을 증명한 것과 다름 없다. 가장 뜨거운 곳에서 물러난다는 것, 그것은 이미 살아 있다는 것에서 멀어지는 일이다.
박칼린 저자와의 특별한 인터뷰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detail_book.aspx?pn=101119_kalin
라일락 님 : '남자의 자격'을 통해서 박칼린 님의 매력과 향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카리스마 넘치는 열정과 맑고 밝은 모습이 참 좋았답니다. 그런데, 박칼린 님께서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시는 것은 무엇인지요? '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오시는 동안에 가장 후회했던 일은 무엇인지요?' 박칼린 님이 하시는 일에 너무도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 좋아서 여쭈어 보는 질문입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공연 문화에 많은 도움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박칼린 : 저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포커스’가 아닌가 생각해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한테 어떤 모습을 보일까, 어떻게 다가갈까… 하는 것처럼, 그 한 사람을 향해 내가 해야 하는 모든 것이 포커스가 될 수 있을 텐데, 너무 쉽게 다가서도 안 되고 너무 급히 다가가도 안 되고, 또 너무 멀리서 천천히 다가가도 안 되고… 그렇다고 쉽게 소극적이 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포커스를 잃게 되겠지요. 세상에 꿈과 희망이 없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 꿈과 희망을 향해 어떻게 얼마나 야무지게 초점을 맞춰 가느냐… 그리고 나는 어떤 준비를 해왔고, 또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인지... 저는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후회했던 일들이 조금은 있었겠죠. 하지만 앞으로는 후회하는 일을 만들지 말자, 그렇게 맘 먹고 한번 살아보려구요:)
초롱엄마 님 : [퍼즐 풀면서 사는 세상,즐겁게 살다 가다.] 박칼린 님의 완성된 퍼즐은 어떤 모양일지 궁금하네요. 또 단 한가지의 기억만 가지고 떠나야 한다면 어떤 추억을 가져가실는지요?
중년에 접어들어 지난날을 돌아볼 때 가장 아쉽고 후회스러운 점이 인생의 멘토를 못 가졌다는건데 그런 면에서 참 많이 부럽답니다.
박칼린 : 글쎄요, 아직은 떠날 때가 안 되어서 그런지 정말 많은 추억들, 많은 영상들이 한꺼번에 떠오르네요:) 이 질문 받는 순간, 크지도 작지도 않은 배낭 하나를 메고서 새벽 안개길에 서 있는 제 모습이 언뜻 떠오르는데요. 조금 막막하지만 전혀 걱정은 안 되는, 그런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길 위에 서 있는 제 자신, 제 모습… 지금 퍼뜩 머리 속을 훑고 지나가는데요.
완성된 퍼즐에 대한 말씀도 주셨는데, 완성이라는 건 없을 것 같아요. 아마 저도, 그 누구도. 누구나 그 과정에 있는 것일 테고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냐에 따라 다른 것이지, 완성… 글쎄요. 예술과 인생에 있어서 완성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 말 같아요. 정말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 안에서 행복했던 기억들, 그 사람들 덕분에 진짜 '내'가 될 수 있었던 순간들... 그런 걸 가져가고 싶은데요!
starks 님 : 항상 파워 넘치고 혈기왕성한 카리스마를 보이시면서도, 한편으로는 겸손한 태도와 배려하는 마음씨를 보여주셔서, 이 두 가지 상반된 요소의 융합이 박감독님의 위치를 더 높여주는 힘이되고 있는 것 같고, 이것이, 통섭과 융합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요즈음 대중들이 바라고 있는 보다 새로운 리더쉽의 갈망을 충분히 채워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뮤지컬과 공연의 음악감독을 해오셨고, 하고 계시고, 또 해나갈 것이라는 사실은 팬인 저뿐만 아니라 모든 독자들이 믿어 의심치 않고 있습니다. 수퍼바이징 해오신 많은 뮤지컬과 공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넘버원뮤지컬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아직 해외의 인기/대작/흥행 뮤지컬 중에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공연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넥스투노멀,위키드,슈렉,멤피스 등)새로운 도전을 늘 추구하시는 박감독님께서 빠른 시일내에 꼭 소개되어서 직접 감독해보고 싶은 뮤지컬을 3개만 꼽으라고 한다면, 무엇일런지요?...
그리고 공중파방송의 각종 예능/음악프로그램에 나오셔서 직접 뮤지컬넘버를 노래하시는 모습을 몇 번 보았습니다. 음악을 하시는 분으로서, 가장 좋아하시는 넘버와 가장 완성도 높은 넘버를 하나씩만 선정하신다면,..과연 무엇일런지 정말 궁금합니다.
앞으로도 그 자리에서 계속 한국공연계의 전설적인 마에스트로로 남아주시길 팬의 한사람으로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건강하세요.
박칼린 : 음악적으로 기억에 남는 작품은 제가 음악감독(초연)과 연출을 한 예요. <Last 5 years>는 단 두 명만이 나오는 소극장용 작품인데요, 남녀가 만남에서부터 결혼, 이별까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남녀 주인공이 번갈아 가면서 나오는데 남자는 만남에서부터 이별로, 여자는 이별에서부터 만남으로 극이 진행됩니다. 이 둘이 무대에서 함께 만나는 씬은 결혼식 단 한 장면 뿐이지요. 단순해질 수 있는 스토리를 특이하게 구성한 아주 영리한 작품입니다. 고급스러운 음악 구성으로 귀가 즐거운 작품이구요. 이 작품 수록곡인 IF I DIDN’T BELIEVE IN YOU 노래를 좋아하는데요, 소설가로 잘 나가는 남자주인공 제이미가 2류 뮤지컬 배우인 여자친구 캐시와 불화를 겪으면서 “나의 성공 때문에 너에게 미안해 하지 않겠다’라고 말하는 노래예요. 가사와 멜로디 모두 제 마음에 쏙 드는 넘버입니다.
음악적으로 좋아하는 또 다른 작품은 노틀담의 꼽추 (노트르 담 드 빠리가 아니고, 디즈니 작품)입니다. 풀 오케스트라가 웅장하게 연주하는 뮤지컬 넘버는 처음부터 끝까지 음악적으로 관객을 감동시키는 작품이지요. 애니메이션으로도 그 노래를 확인하실 수 있답니다. 물론 공연용 버전이 훨씬 더 웅장한 넘버들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요. 한국에서는 5-6년 전에 한 번 공연한 적이 있습니다.
은하수 님 : 제가 이제는 잃어버린 열정을 아직도 그대로 간직하시고 계신 모습을 보면서 저는 그냥 참 행복해집니다. 선생님의 존재 자체만으로 그냥 참 행복할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뜬금없는 질문일런지도 모르겠지만…..저는 키우고 계시는 '해태'의 성격이 어떤지 무척 궁금합니다. ^^;
박칼린 : 해태는… 제가 없으면 안 되는 성격이에요. 하하. 저에게도 해태가 없으면 안 되죠. 해태의 성격은 웬만한 성인군자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덕이 많은! 성격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다른 개들과는 달리 차분했고, 늘 믿음직스러웠답니다. 저와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다정하게, 무한한 사랑을 주는 친구구요, 낯선 사람으로부터는 언제나 저를 지켜주는 사람보다 나은(?) 친구입니다. 저와 구름투어를 몇 년동안 다녀서 이제는 여행 도사가 되었구요… 눈치가 빨라 샤워시키려고 할 때, 병원 가려고 할 때를 기막히게 알아차려서 담벼락 아래로 먼저 도망가 있기도 합니다. 웃긴 버릇 중에 하나는 자는 척하면서 코까지 고는 건데요. 삽살개라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아는지, 눈 뜨고 드러누워서 코를 골곤 합니다. 어찌 해도 사랑스러운, 듬직한 친구랍니다.
에코하나 님 : 어제 우연히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나이가 저랑 비슷하시더라구요. 급 친근함을 느끼는 저를 발견하곤 참 우리나라 사람들 무엇이든 공통점 찾기엔 도사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엇이든 열정적인 모습이 참 근사하네요. 직장 생활 20여년 만에 지금 저는 몹시 지치고 힘든 상태인데, 선생님의 늘 힘찬 그 열정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하면서 항상 피곤한 몸이었어요. 그리고 지금 제겐 병이 생겼지요. 일상 생활에는 그다지 지장이 없지만, 몸이 피곤하거나 힘이 들면 밤새 통증에 시달립니다. 그리고 새벽이면 출근 준비를 하지요. 아침마다 일어나지는 내 몸을 보면서 참 책임감이라는 게 무섭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끔은 다 뒤로 하고 나만을 생각하면서 쉬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늘 출근을 하니 말이어요. 그런데 이왕하는 이 일, 쉴수도 없고 그만 둘 수도 없다면 즐겁게 행복하게 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됩니다. 마지못해서 움직이는 제가 참 속상하지요. 당신의 그 힘은 어디에서 오나요?
박칼린 : 힘이요? 아주 극히 일부는 가지고 태어난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그 나머지는 주변 사람들이 만들어주고 채워준다고 생각해요. 에너지를 주는 사람, 기쁨을 주는 사람… 느낌을 주는 사람, 따뜻한 온도를 가진 사람... 그런 사람들은 저에게 늘 자극을 주는 것 같아요. 시끌시끌, 사람 안에서 살다 보면 저절로 힘을 얻고 충전하게 된다고 할까요? 사람들 관계 속에 있다 보면 지켜야 할 약속들, 열어야 할 마음, 서로 잡아줘야 할 손… 그런 게 있잖아요. 그런 것들 앞에서는 아무리 힘들고 마음이 약해졌다 해도 가만 있을 수는 없는 것처럼 좋아하는 주변 사람들 얼굴 하나씩 떠올리다 보면 그 자체로 저절로 힘이 돼요. 제가 힘을 구하는 것은, 바로 사람을 통해서입니다.
(모든 당첨자분들께 해당 경품은 2010년 12월 중에 먼저 발송해 드렸습니다. '남격' 디지팩 + 온라인 답변의 당첨자분들께는 미리 안내해 드린 것과 같이, 저자의 바쁜 스케쥴로 금일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양해해 주신 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