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친절하고 따뜻하고 배려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이런 사람을 다정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다정함을 자기 이익 관점에서 본다.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 나를 살펴주는 이타적인 사람이 다정한 사람이다. 그런데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 다정한 사람이라는 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 나는 다정함을 ‘섬세함‘이라고 생각한다. 배려심과 친절함은세심한 관찰을 바탕으로 한다.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닫히는문을 잡아주려면 주위를 살펴야 가능하고, 연인에게 코트를벗어 입혀주려면 상대방이 느낄 체감온도를 감지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 P32

감정이 풍부하다는 말은 언제든 시시각각 변화를 겪는 감정의 기류를 가지고 있다는 말과 같다. 감정의 변화는 잦아도감정의 표현은 절제된다. 출렁대는 감정의 파고를 일일이 표출하지 않는 이유 역시 다정 때문이다. 잦은 변화는 사람을피곤하고 불안하게 만든다. 까닭에 상대를 걱정해서 감정의잔물결 정도는 스스로 다스린다. 다정이란 ‘다 말하지 않는감정‘의 줄임말인지도 모른다. - P33

사랑은 감성이 이끄는 부분이 많지만, 사랑의 지속성이나 사랑의 책임성에는 상당 부분 이성이 관여하게 된다. 그 이성과감성의 조율은 지능이 관장한다. 감정적인 말과 비이성적인행동, 예측되지 않는 불확실함,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무책임함을 사랑은 극히 꺼린다. 그래서 친절하지 않은 지능, 지능적이지 않은 친절은 사랑을 위험에 빠뜨린다. - P59

나쁜 것보다 좋은 게 조금이라도 더 많다는 생각이 들면 그건 괜찮은 것이다. 정다운 날에도 외로움이 스며있고, 좋은 사람에게도 힘든 면이 있다. 비율적으로 괜찮으면 좋은 날이고 좋은 사람이다. 좋고 나쁘고 힘겹고 수월한 나의 요일들이 마음의 부력이다. 바람 빠진 날도 있고, 빵빵한 날도 있고, 풀이죽은 날도 있고, 빳빳하게 깃을 세운 날도 있다. 다만 가라앉을 날들을 위해 산소통을 채워두고 언제든 떠오를 수 있게 열기구의 점화장치를 점검해 두면 된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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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첨가 미니 버거 - 추리가 첨가된 6가지 이야기
하모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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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흔하게 먹을 수 있는 햄버거지만,
그 맛은 생소한 햄버거.

그냥 한 번 먹는 걸로 족한
여운남지 않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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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명의 목숨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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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적인 스포는 없지만 유추가능한 언급이 있습니다 **











거의 한달만에 올리는 완독후기네요.
요즘 책이 잘 읽히지 않기도 했고,
이런 권태감을 자극할만한 책을 발견 못했기 때문인데요.

아주 만족한 선택이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최소한 책장을 끝까지 넘기게 도와준 책이었습니다.

일단 스릴러 장르 특성상 줄거리를 쓸 수는 없는데도,
표지나 띠지에서 꽤나 많은 정보를 대놓고 주는 것으로 이 책은 시작합니다.

9명의 이름이 적힌 쪽지가 각 9명에게 배달되었고,
그 9명이 차례차례 죽어가는 내용의 스토리라는 것이죠.

그럼 이제 책을 통해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왜, 그리고 누가, 이 일을 벌인 것인거냐는 거겠죠.

앞서, 만족한 선택은 아니었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서 나오는데요,
중간중간 보여지기보다 ‘설명해버리는‘ 지점이 많았고,
본질적인 ‘이유‘가 너무 뻔했기 때문입니다.

아마 추리,스릴러 소설을 즐겨 보시는 분이라면 이 리뷰로도
예측하실 수도 있을 그런 이유죠.

그렇지만 딱히 이 말이 스포라고 할 순 없는 것이
범인이 ‘누구‘인지는 반전속에 숨겨져 있었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 맘에 들었던 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방법이었습니다.

더 길게 얘기하면, 서두에 표기한 ‘내용적인 스포는 없다‘ 는 것에
위배되니, 이쯤 리뷰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피터 스완슨 작가의 책을 몇권 읽었는데,
처음 읽었던 [죽어 마땅한 사람들] 을 이길 책은
아직 없었다는 걸 덧붙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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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결정
오가와 요코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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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힘으로 존재하던 것들이 하나 둘 소멸되고,
소멸된 것은 존재했다는 기억조차 남아있지 않게 되는 섬이있습니다.
그런 상황에 기억을 잃지 않는 사람들은 비밀경찰에 의해 기억사냥을
당하여 사라지고요.

소설을 쓰는 ‘나‘ 는 자신의 소설을 읽어봐 주는 유일한 사람 ‘R‘이 기억을 잃지않는 사람이어서 자신의 집 은신처에 숨겨주게 됩니다.
기억을 잃는 자와 기억을 잃지 않는 자가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이 소설의 핵심입니다.

이 책은 21년도에 출간된 책이고, 일본작가의 책이라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일과는 전혀 관련도 없을테지만,
왜인지 저는 소멸은 통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할 수 있는것, 하고싶은 것을 없애고,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생활을 하게 하는 것들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손쉽게 통제하게 되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기억을 잃지않는 R이 물건은 사라져도 사람의 기억만큼은 남아있게 만들기 위해 했던 노력은 미미했을지는 모르겠으나
언젠가는 효과가 생길 날이 오고, R같은 사람들이 많았다면 소멸을 막을 수도 있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출간된지 4년된 책이지만 SNS입소문으로 역주행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 시점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실 사회를 은유적으로 함축되게 잘 표현해 낸거 같아서 아마 그 부분 때문에 매력포인트로 작용해 사람들의 입에 오르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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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이 사라졌으니 한 달이 끝날 때 그 장을 쭉 찢어낼 수 없잖아. 즉, 아무리 기다려도 우리에게 새로운 달은 오지 않아. 봄이 오지 않는 거야."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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