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드림 Robot Dreams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사라 바론 지음, 김진용 옮김 / 세미콜론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이 만화는 동물과 로봇이 나오는 우화이다. 사람은 나오지 않는다. 오리, 개, 로봇, 너구리, 개미핥기......하지만 읽다 보면 결국 각 동물들이 사람의 어떤 특성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임을 알게 된다. 이 책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내 주변에 꼭 있거나 살면서 한번쯤은 만났던 사람들과 닮았다.   

동물들은 각자 자기 본성대로 살아가면서 다른 동물들과 관계를 맺는다. 이것이 슬픔의 시작이다. 서로 어울리기를 바라면서도 본성대로 살 수밖에 없는 삶. 남과 똑같이 살 수는 없지만 혼자가 되면 외로워 견딜 수 없는 존재. 그러므로 관계는 완벽하게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관계맺기의 밑에 깔린 비극이다. 사랑이건 우정이건. 그래서 관계맺기는 내 마음대로 되지도 않고 상처만 받기 십상이다. 나를 구해줄 것 같았던 사람들은 오히려 나를 이용해 먹고, 상대방은 전혀 악의가 없는데도 생활습관이 달라서 나 혼자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같이 있을 때는 충실하지만 여행을 떠나야만 하는 상대도 있다.   

주인공들은 각자 처음 실패했던 관계맺기로부터 깨달음을 얻어 간다. 친구라고 해서 반드시 모든 걸 함께 해야 하고 모든 걸 공유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적당히 떨어져 있고, 적당히 만나며 적당히 맞춰주면서도 아닌 건 아니라고 하는 그런 성숙한 관계를 배운다. 관계는 부족했던 무언가를 채우는 게 아니라 서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조율하는 것이다. 마치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무리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여러 관계를 맺다 보면 어느새 과거의 상처는 아물고, 나와 잘 맞는 사람들 만나기도 한다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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