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1 - 치명적인 남자
안나 토드 지음, 강효준 옮김 / 콤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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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을 오며 누구나 새로운 환경에 기대 반, 걱정 반 마음 졸이며 시작하게 된다. 주인공 테사처럼 좋은 친구를 사귈지가 제일 큰 걱정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 나 역시 대학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정서인지 대학에서 이렇게까지 일탈을 즐기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다들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대학에 들어왔을 테니까. 만약 하딘처럼 완벽하게 다른 사람을 만난다면 새로운 느낌에 금세 끌렸을 것 같다. 주인공 테사의 설렘과 걱정이 책 너머로 덩달아 전해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또 나 스스로 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부모님의 기대에 따라가는 모습도 현재의 우리 모습과 흡사해 주인공 테사에게 더 마음이 갔다. 

 하지만 테사의 행동은 잘 이해가지 않았다. 처음 맛보는 일탈에 새로운 자극을 느끼는 것일까? 여태 큰 불만없이, 공부와 책을 좋아하며 대학도 착실히 다니기를 결심했던 테사가 충동적으로 파티에 나가고, 첫인상부터 안 좋았던 하딘에게 빠져 키스까지 감행하다니. 새로운 환경에,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그렇게 됐다지만 너무 자기 주관없이 휩쓸린다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남자친구까지 있고 아무 갈등이 없는 상태였는데도! 이 부분을 좀 더 천천히 전개해서 설득력 있게 풀었으면 흥미로웠을텐데. 게다가 열심히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모르는 사람들끼리 밤샘파티, 남자친구를 두고 자연스럽게 다른 이에게 마음이 가는 여자, 또 타투나 피어싱을 근사하다고 포장하는 추세, 이제 막 대학에 들어간 테사를 버진이라고 놀리는 풍조 등 청소년이 보고 잘못된 가치관이 성립될까 좀 불안하다. 

 그래도 테사가 안된다고 마음 먹으면서도 하딘에게 끌리고, 하딘도 겉으론 툴툴거리며 속으론 테사를 어떻게 생각할지, 둘의 사이가 어떻게 전개되어 갈지 하나하나 사건을 따라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둘 사이엔 남자친구의 존재, 어머니의 과보호, 테사의 가치관, 하딘의 과거 뭣 하나 공통점은 없고 넘어야 할 장애물이 산더미다. 게다가 처음부터 서로 상극으로 만났으니 일일이 부딪힐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고난을 둘이 어떻게 풀어내고, 또 과연 함께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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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읽다, 베트남 세계를 읽다
벤 엔겔바흐 지음, 김아림 옮김 / 가지출판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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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가깝고 여행도 많이 가서 꽤 친숙한 나라다. 나도 여행도 다니고 주위에서 얘기도 많이 들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여행 가이드북도, 자서전도 아니다. 하지만 '베트남'에 대한 나라에 대해 모든 걸 적어 놨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꽤 상세히, 그리고 다양하게 많이 알려주고 있다.  


 '세계를 읽다, 베트남'은 표지부터 눈길이 갔다. 베트남 하면 어느 동남아 국가가 그렇듯이 커다란 짐을 싣고 다니는 수많은 오토바와 자전거가 가득한 거리, 혹은 쌀국수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 책의 표지는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베트남 전통 모자를 쓰고 푸른 옷감을 만지고 있는 사진은 몽환적이고 아름다우면서도 베트남임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그리고 베트남이란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 더 궁금함을 자아낸다.



 책은 세로로 길면서 약간 어둡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인지 책보다는 공책같은 느낌도 나는 것 같다. 마치 누군가 베트남에 살면서 쓴 일기를 보는 것 같았다. 그만큼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전혀 어렵지 않다. 소소하게는 지역, 음식부터 크게는 그들의 문화나 생활 방식까지 다방면으로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베트남에서 지내는 사람이 아니면 모르는 정보들이다. 이렇게까지 상세한 책은 본 적이 없기에 베트남을 여행 하려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실제 베트남에서 지내려는 사람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게다가 베트남에 대한 좋은 점, 환상만 심어주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비평하여 훨씬 더 신뢰가 간다. 비단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 외에도 베트남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알고 싶은 사람에게도 술술 읽히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다.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모습을 이렇게 상세히 알고 간접 경험 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를 읽다' 다른 나라 편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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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반말 영어 - 현지인이 매일 쓰는 리얼한 영어회화
kazuma 지음, 유인애 옮김 / 북클라우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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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학창 시절 내내 영어를 배우면서 영어로 한 마디 말 꺼내기 쉽지 않다. 말하기 위한 영어가 아니라 문법 위주, 틀리지 않게 '완벽한' 영어만 배워왔을 뿐이니까. 설사 배운 걸 바탕으로 입을 뗀다 하더라도 실제 영어와 다른 점이 많다. 나는 제일 놀라웠던 게 우리가 배우는 영어가 구어체가 아니라는 것, 또 실생활에 쓰이지 않는 단어들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쓰이지도 않고 원어민이 들어도 의아할 문장을 우리가 왜 배우고 왜 익혀야 하는 것인가? 실용성은 배제하고 시험만을 위한 영어를 배운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이 책은 그런 영어 교육에 반해 정말 '실제로' 쓰이는 영어를 소개해준다. 
 책 크기는 한 손에 들고 읽을 수 있을만한 크기이다. 책 크기도 작고 적혀있는 글씨도 크기에 초보자가 보거나 들고 다니면서 보더라도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말만 봐도 초등학교 때, 책에 적힌 대로만 말하지 않는다. 엄연히 언어는 다양하게 발전되고 있고, 또 유행어, 구어체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맞장구를 칠 때 '난 너의 말에 동의해' 라고 일일이 주어, 동사, 목적어 지켜가며 말하는가? '그러니까.', '맞아.', '인정.' 등 단순하고도 의미 전달은 명확한 말들이 많이 쓰인다. 이 책도 실제 원어민들이 대답하고 말하는 법을 상황별로 분류하여 보여주고 있다. 첫 장은 우리말로 어떻게 말하는지. (윗 사진) 우리도 일상 생활에서 편하고 간결하게 말하는 문장들이다.


 그리고 바로 뒷 장은 각 우리 말에 해당하는 영어를 써 놓았다. 그래서 쉽게 대조해 볼 수 있고, 외울 때도 내가 잘 외웠는지 앞뒷장을 비교해 가며 효율적으로 외울 수도 있다. 보면 알겠지만 우리가 배워왔던 어려운 단어는 전혀 쓰이지 않는다. 외국 드라마를 볼 때 종종 튀어나오던 용어도 보여 반갑고 이해가 더 잘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일본식 문법을 쫓는 교육 방식보다는 이렇게 문장을 외우고 실제 영어를 익히는 방법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밖에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예시도 적혀 있고 많이 쓰이는 단어, 유용한 문법도 따로 수록되어 있어 외국에 가더라도 쉽게 대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말하는 영어를 배우기엔 이런 구어책을 보는 것이 문법을 배우거나 어려운 단어를 외우는 것보단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유용하고 실용적인 영어책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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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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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평소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닌 이상,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법은 읽어볼 생각도 그럴 필요도 없다고 느꼈다. 그런데 TV를 보다 어느 나라에서는 제일 많이 팔린 책이 법전이고 어느 누구든 법 조항을 꿰고 있다는 것이다. 이 얘기를 듣고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살면서 누리고 지키는 모든 것이 '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우리도 제대로 알고 친숙해져야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무작정 법전을 들여다 보기도 어색하고 생각보다 법에 대해 알려주는 매체도 많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를 보게 되었다. 



 저자는 우리에게 코미디언으로 잘 알려진 김제동 씨였다. 예전부터 타고난 입담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던 사람이 법이라니!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전문가도 아닌데 법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였을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김제동 씨는 헌법에 대해 말할 수 있다. 또 법을 모르는 모든 사람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줄 수 있다면 '반드시' 말해야 한다.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는 아무래도 법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엄숙하고 진지한 얘기가 이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책을 펼치자마자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책은 법에 대해 쓰여졌지만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단순하고 따뜻한 문장들이기에 읽기도 편하고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것처럼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다. 더불어 문장 끝마다 귀여운 그림도 그려져 있어 따뜻한 마음이 더해지는 것 같았다. 법은 차갑고 어려운 소재일 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편견은 첫 페이지부터 깨어진다. '행복 추구권'. 완벽하고 객관적일 법전에 행복이란 단어가 있을 줄 알았을까?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헌법 10조 중에 있는 내용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지쳐있을 때, 그럴 때 어디서든 이 문항을 떠올리면 나는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고 힘을 불어넣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 같다. 나는 당연히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여태 헌법에 대해, 평소 국민의 행동을 제한하는 선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의 의무에 대해 적힌 게 아니라 어떻게 대접받을 지 적혀있는, 전적으로 우리를 위한 책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더불어 이런 법을 쓰고 지켜온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과 애국심도 피어나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나 혼자 헌법을 읽더라도 이렇게 따뜻한 생각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은 헌법의 내용 뿐만 아니라 김제동 씨의 생각과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져 있다. 법을 바라보는 김제동 씨의 따뜻한 시선이 있기에 나도 그 기분을 느끼고 이해하게 된 것이다. 김제동 씨는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도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 놀라게 됐고 또 실제로 법에 쓰여진 단어나 문장도 그렇게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법에 대해 이해해보고 싶고 우리 법이 얼마나 따뜻하고 든든한지 느껴보고 싶은 분께 이 책을 꼭 추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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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의 레퀴엠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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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의 레퀴엠'은 과거 범죄 경력이 있는 변호사가 은인인 교관의 살해 사건을 변호하게 되며 일어나는 이야기다. 변호사는 의뢰인을 최선을 다해 살리려 하지만 의뢰인은 되려 벌을 받으려 하고, 더욱이 사건 장소에 있던 다른 증인들까지 진실을 숨기고 있어 변호사는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위해 온갖 증거를 최선을 다한다. 

 사실 여기서 주인공인 변호사가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그의 범죄 경력 때문이다. 그것도 살인! 책에선 주인공의 살인에 대해 자세히 다루지 않는다. 만약 오해나 어떤 이유라도 있으면 주인공을 일말이라도 이해할텐데 그렇지 않아 살인자인 주제에 아이러니하게 변호사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주인공 본인도 그 일에 대해 후회하거나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남들은 쉬쉬하는데 되려 자신이 직접적으로 말을 꺼내니 자랑스러워하고 있나 생각이 들 정도다. 사람들의 시선만 따가울 뿐, 일을 진행함에 있어 그의 이런 과거가 도움이 됐으면 도움이 됐지 큰 걸림돌이 되진 않았다. 또 막아서는 요양원 관계자들에게 주인공이 협박하는 모습은 허세와 오만이 담겨 있어 더 블쾌해졌다. 더욱이 자신이 지은 죄 때문에 아버지가 자살까지 감행했는데 이를 우습게 여기는 걸 보고 너무 뻔뻔하다 느껴졌다. 그리고 은인의 변호를 맡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모습도 처음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독자 입장에선 주인공의 과거도 모른 채 갑작스럽게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왔기에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또 주인공은 추리나 남의 심리 상태를 꿰뚫어보는 생각은 종종 하지만 그의 감정은 잘 서술되지 않아 온전히 주인공이 그를 변호하기 위해 가는 건가 의아하기도 했다. 난 '구원받지 못하는 게 얼마나 괴롤운 일인지'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본인의 얘기를 하는 줄 알았다. 살인을 저질렀지만 교관의 은혜로 정당한 벌을 받지 못했던 과거를 후회하며, 교관에게 똑같이 돌려주려고 변호를 맡는 건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주인공의 과거나 심리 묘사가 더 확연히 들어났으면 좋았을텐데.

 주인공 외에도 여러 등장인물이 나온다. 각 등장인물은 서로 다른 위치에서, 소신을 지키며 주인공과 대립하기도 하고 손을 잡기도 한다. 인물들이 개성 있고 다양했다. 주인공이 여러 등장인물을 보면서 서로 다른 위치에 있음에도 닮은 부분이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그렇기에 스토리 초반부터 후반까지 쭉 이끌어나갈 수 있는 보조 인물이 더 많았으면 했다. 각 인물은 주인공과 얽혀 이야기를 진행시킨다기 보다는, 스토리를 위해 필요한 역할만 하고 사라진다는 느낌이었다. 주인공이 사건을 맡게 하기 위해 힘쓴 조직이나 비밀을 숨기고 있는 요양원 사람들, 주인공 사무실의 비서.. 이야기 군더더기가 깔끔하고 차근차근 진행되어갔지만 주인공 외의 다른 등장인물의 중요성이나 존재감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법정이 진행되는 모습을 실제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진행되어갔다. 일본에도 배심원이 있었던 줄은 몰랐는데, 내가 배심원이 된 듯 해 꽤 설득력 있는 논리와 증거로 바뀌어가는 법원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다만 마지막에 인물들끼리 너무 무리하게 엮으려 했던 점은 약간 억지이지 않았나 싶다. 피해자의 가족이니 사실 모든 걸 알고 있었니 하는 등 사족이 너무 많지 않나 싶지 않다. 그래도 오랜만에 여러 인물이 얽히는 갈등과 나였으면 누구 편에 섰을지 생각에 빠지게 하는 추리 소설을 읽게 되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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