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고루 먹고 가시게 - 한국무속 앤솔러지
김아직 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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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문명과 과학이 최고조로 발전한 오늘날, 아직도 인간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삶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깊은 바다도 끝없이 펼쳐지는 우주도 탐험했지만 죽음 그 너머는 끝내 그 누구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믿음을 갖는다. 신을 찾고 운명을 궁금해한다. 특히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어줄 때 그러하다. 그리고 그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바로 무당이다. 이 책 '골고루 먹고 가시게'는 무당처럼 우리나라 무속신앙을 소재로 4가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가까우면서도 색다른 무속신앙이란 소재를 어떻게 풀어냈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요즘은 옛날처럼 굿이나 민간신앙이 많지도 않고 무당을 접한 적이래봤자 끽해야 점을 한두 번 보러간 정도일 것이다. 무당은 신을 받고 귀신을 달래주는 역할을 하며 사람들에게 굿을 권하고 부적을 써준다. 또는 신이 내려와 사람들의 과거를 신통하게 맞추고 미래의 길을 제시한다. 우리와 다른 것을 보고 다른 일상을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렇기에 무당이란 존재는 무섭고 신비롭게 보이기도 한다. 이들이 행하는 말과 행동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진 않았지만 알음알음 들리는 신비한 경험이나 목격담이 왠지 모를 신뢰를 주기도 한다.

무속신앙의 무서움은 '믿음'에서 나오는 듯하다. 이 책의 제목이자 첫 작품인 '골고루 먹고 가시게'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도당굿을 연다. 무당 한 사람의 말에 의해 마을사람들 모두가 이해하지 못할 의식을 시행하는 것이다. 거기에 외지인인 '나'도 덩달아 굿판에 끼게 된다. 그리고 기현상에 휘말리게 된다. 삿된 것을 깨워도 '몰랐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한 번 발들인 순간 빠져나가 수 없으며 어떻게든 답을 찾아서 탈출해야하는 것이다. 두렵고 혼란스러운 와중 미지의 것들을 헤쳐나가 결국 현실로 돌아오는 과정도 흥미진진하고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또 죽은 이를 위로해주고 좋은 곳으로 가길 기도해준다니 참 따뜻한 의식이라고도 생각이 든다. 산 자 입장에서 죽음 이후는 두렵고 알지 못하는 영역이지만, 그 곳에 간 망자를 끝까지 위해주려는 마음은 참 따뜻하다. 죽은 이에게도 이보다 큰 위로가 어디있을까? 죽음 이후를 빌어준다니, 무당은 무섭고 이상한 존재가 아니라 따뜻한 마음에서 시작되었구나 느낀다.

'골고루 먹고 가시게'는 무속신앙이 마냥 과거의 뒤안길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불구하고 사람들은 신을 찾고 점을 치며 미래의 모습 한 자락이라도 들춰보려 한다. 현대에 들어섰음에도 사람들의 이런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언제까지고 미지의 현상을 두려워하고 이해하지 못할 의식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 들 것이다. 이렇게 보면 무당은 삶과 죽음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대를 이어주는 역할도 겸한다고 생각한다. '골고루 먹고 가시게'를 통해 접하기 어려웠던 무속신앙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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