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이 알고 있다

당신만이 알고 있다
모리 바지루 지음, 김진환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4월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 '당신만이 알고 있다'는 여러 작품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추리소설 '아오카게 탐정의 현금 출납장', 청춘소설 '최고 반응', SF소설 'FUTURE BASS', 판타지소설 '라쿠아 브레즈노와 죽은 자의 기억', 연애소설 '사랑과 질병'까지 총 5편의 이야기이다. 전혀 다른 이야기로 보이지만, 사실 이 이야기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장르도 주인공도 다른 이 이야기들은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처음 작품인 '아오카게 탐정의 현금 출납장'을 보면 다른 이야기와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알기 힘들 것이다. 톡톡 튀는 캐릭터, 자연스러운 진행과 결말, 추리소설다운 사건과 문제 해결! 처음부터 끝까지 찬찬히 다시 읽어봐도 어디가 부족하거나 미완성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아오카게 탐정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질 정도로 깔끔하고 군더더기없이 한 편을 마쳤다.

하지만 두번째 작품인 '최고 반응'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바로 이 청춘 소설은 이전 추리 소설편에 아오카게 탐정이 얼핏 지나가듯이 언급했던 개그 콤비 이야기이다. 텔레비전에서 본 만담 개그 대회에서 처음 등장한 신인 콤비였는데 우승을 했을지 어떨지는 떨려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전 이야기에 나온 소재가 이렇게 주인공으로 등장하니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물론 청춘 소설 역시 고등학생끼리 우정과 열정을 보여주며 따뜻하고 감동적인 성장을 보여주며 마무리되었다.

우리는 이제 각자 다른 소설들이 어떻게 연결되어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아오카게 탐정의 현금 출납장'처럼 잠깐 소재가 언급되는 경우도 있지만 작품의 조연이 다른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전혀 다른 소재임에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지나가기 때문에 작품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다음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예상하는 재미도 있다. 주인공도, 장르도 제각각인 이야기들을 이렇게 엮다니 참신하고 재미있는 방법이다.

이 이야기들을 보니 문득 우리 인생과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겐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주변인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지금 이 세상엔 세상 사람들만큼 많은 인생들이 펼쳐져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수도, 그냥 스쳐지나가는 엑스트라가 될 수도, 어쩌면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 각자의 이야기에 어느 때에 어느 모습으로 얼마나 영향을 줄 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매순간 주위를 소중히 여기고 후회없이 행동해야 한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적어도 아름답게 남을 수 있도록. 그리고 아무리 작은 역할이더라도 그들의 이야기에 남고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테니까. 이렇게 보면 관계란, 참으로 소중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인생과도 같은 '당신만이 알고 있다'를 읽으며 나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어떤 모습으로 남았을지 궁금해졌다.